비빔툰 8 - 인생은 다섯 가지 맛이에요 비빔툰 (문학과지성사) 8
홍승우 글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7권에서는 딸아이가 다운이랑 나란히 초등학교에 입학하더니,
8권에서도 다운이가 딸아이랑 동갑인 10살로 나온다. 
3년새 딸아이도 이제 비빔툰의 묘미를 알아 이번 여름에 가장 재밌었던 책으로 비빔툰을 꼽고,
8권이 나오자마자 사달라고 졸라대더니 엄마가 먼저 읽는다고 입이 댓발 나왔더랬다. 

우리집과 나란히 커가는 가족의 모습에 벙긋벙긋 웃으며 보다가,
보통과 활미가 대안학교 전학을 결정지을 땐 나도 덩달아 한참을 고민했더랬다.
보통의 술잔 곁들인 고민은 우리 부부가 매일같이 고민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다른 거라곤 우리집은 옆지기가 오히려 홈스쿨링이나 대안학교를 제안하고 내가 반대한다는 것.
이 땅의 모든 공교육 기관을 제도교육 기관이라고 싸잡기에는,
그 안에서 고민하고 갈등하고 치열히 싸우는 수많은 선생님들과 학생들을 알고 있고,
그 선생님들과 학생이 주인으로 서는 순간, 굳이 대안학교가 구별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들 교육 문제가 비빔툰과 우리 가족 모두의 최대 화두라는 것이
역설적으로 우리 교육의 참 아픈 현실을 반영하는 거 같아 슬프기까지 하다. 

비빔툰의 또 하나 화두는 게임인 듯 싶다.
아들래미가 좀 더 게임과 TV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으나, 어쨌든 둘 다 걱정할 정도는 아니고,
딸아이는 핸드폰을 3년째 쓰고 있지만, 아직 둘 다 게임기는 없고 아직까지는 사줄 계획도 없다.
우리 애들이 딱 이 정도 성향으로만 커줬으면 하는 게 바람인데, 앞날은 모르는 일. 

책을 보며 가장 놀랐던 건 너무나 성숙해진 겨운이.
부모 꼬리 붙잡고 서 있던 애들이 학교가면 모두 부모 앞을 달려간다는 말이 실감났고,
이제 몇 년만 지나면 해람이도 저리 크겠구나 싶어 벌써부터 서운해졌다. 

그렇게 비빔툰은 선배 부부 이야기로, 혹은 이웃집 이야기로 정겹게 우리 옆을 지켜주고,
함께 나이 먹어가는 편안함을 주는 만화책이자 육아서이자 인생극장이다.
언젠가 비빔툰과 나란히 환갑을 치르고 애들을 결혼시키는 행복한 상상을 하게 되는데,
홍승우 작가가 내 꿈을 이뤄주길 열심히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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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10-09-20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온가족이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장점인 듯^^
추석연휴 잘 보내세요.

ChinPei 2010-09-21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만화 정말 내 집 사정과 비슷해서 “혹시 내 가정을 참고했나?" 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지요. (물론 아니지만. ^^)
아마, 그런 사람이 약 100만명은 있을까?

조선인 2010-09-27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문제는 딸래미가 야야툰도 사달라는 것. ㅋㅋ
친페이님, 충분히 100만명 이상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