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님의 이벤트를 보고.
큰오빠 생일은 음력 3월이다. 작은오빠는 음력 12월이고, 내 생일은 음력 9월 16일이다. 우리 형제의 주민등록번호는 모두 음력으로 되어 있는데, 우리 부모님은 당연히 그렇게 신고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셨단다. (나 역시 딸래미 출생신고 때 음력 생일을 써넣었다가 출생신고서와 안 맞다는 지적을 받고 고쳤더랬다. -.-;;)
우리 형제들 생일 가지고 어머니는 두고 두고 말씀하셨다. "큰아는 춘삼월이라 낳자마자 보릿고개를 겪어가 빈 젖 물고 자랐다. 갸는 그래서 으떻게든 지 묵겠다고 악이 바쳐 살게 되있다. 그리고 니는 먹을 복 하나는 타고 났다. 때는 가을겆이 뒤고, 날은 달이 꽉 찼을 때고, 쥐띠가 자시에 태어났으니 평생 지 배곯을 걱정은 읎다. 근데 홍이(작은오빠) 가는 가짜 생일이 신정이다. 야 어렸을 때만 해도 나라에서는 설도 못 쇠게 하고 집에는 연달아 이밥할 살도 없고, 할 수 없이 지 생일날 상도 못 받고 불쌍하게 가짜 설에 가짜 생일을 얹혀가 묵었다 아이가. 니 작은오빠는 그 바람에 지 밥상은 못 챙기고 남 상 차려주고 살까봐 내 걱정이다."
어머니 말씀처럼 큰오빠랑 내가 제 살 길 바쁠 때, 작은오빠는 지난 20년간 아버지를 짊어지고 살았다. 이제는 오빠가 좀 더 이기적으로 살면 좋겠다. 평범하게, 자유롭게, 재미나게 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