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님의 이벤트를 보고. 

큰오빠 생일은 음력 3월이다. 작은오빠는 음력 12월이고, 내 생일은 음력 9월 16일이다. 우리 형제의 주민등록번호는 모두 음력으로 되어 있는데, 우리 부모님은 당연히 그렇게 신고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셨단다. (나 역시 딸래미 출생신고 때 음력 생일을 써넣었다가 출생신고서와 안 맞다는 지적을 받고 고쳤더랬다. -.-;;)

우리 형제들 생일 가지고 어머니는 두고 두고 말씀하셨다. "큰아는 춘삼월이라 낳자마자 보릿고개를 겪어가 빈 젖 물고 자랐다. 갸는 그래서 으떻게든 지 묵겠다고 악이 바쳐 살게 되있다. 그리고 니는 먹을 복 하나는 타고 났다. 때는 가을겆이 뒤고, 날은 달이 꽉 찼을 때고, 쥐띠가 자시에 태어났으니 평생 지 배곯을 걱정은 읎다. 근데 홍이(작은오빠) 가는 가짜 생일이 신정이다. 야 어렸을 때만 해도 나라에서는 설도 못 쇠게 하고 집에는 연달아 이밥할 살도 없고, 할 수 없이 지 생일날 상도 못 받고 불쌍하게 가짜 설에 가짜 생일을 얹혀가 묵었다 아이가. 니 작은오빠는 그 바람에 지 밥상은 못 챙기고 남 상 차려주고 살까봐 내 걱정이다."

어머니 말씀처럼 큰오빠랑 내가 제 살 길 바쁠 때, 작은오빠는 지난 20년간 아버지를 짊어지고 살았다. 이제는 오빠가 좀 더 이기적으로 살면 좋겠다. 평범하게, 자유롭게, 재미나게 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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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9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10-04-19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일은 공무원인 아버지의 월급날 바로 몇칠 후와 상여금이 나오는 달이라 풍족하게 먹고 자랐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몸에 비대한가 봅니다..ㅋㅋ

조선인 2010-04-19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주말에는 집앞 대학교로 벚꽃구경을 갔더랬어요.
메피스토님, 그 비대한 몸집, 보고 싶네요.

sweetmagic 2010-04-19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안이는 사주 따질 때
미국생일로 할지 한국생일로 할지로 한참 설전을 했데요.
철학관 할배들이랑 ㅋㅋㅋㅋ

pjy 2010-04-19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실제 가을겆이 당일날이었고,,달이 꽉 찼을 때, 토끼띠인데 아침에 나락들어올때 태어나서 먹을복,돈복은 끝내줍니다...만, 꽃나무 사주팔자인데 물없는 가을이라 남자복은 지지리도 없는 ㅡㅡ;

순오기 2010-04-20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띠동갑이라는 건 군산에서 확인했었는데, 조선인님은 좋은 시에 태어났군요.^^
나는 날 밝을 무렵에 낳았다고 엄마는 걱정하시더라고요.
하지만 나는 밤새 먹고 날새니 부른 배 안고 쥐구멍으로 들어가 한 숨 자기 딱 좋구만...그랬는데, 우째 나 사는 꼴 보니 엄마 말씀이 맞는 듯 싶기도 해요.ㅜㅜ

조선인 2010-04-20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윗매직님, ㅋㅎㅎㅎ 사주는 다 음력 아닌가요?
pjy3926님, 꽃나무가 가을생이면 자식복도 끝내주시겠는데요? 그럼 남자복도 있는 거죠. 뭐.
순오기님, ㅎㅎㅎ 어른들 말씀 참 재미나요. 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