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어마했던 기대, 그래서 더 큰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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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국어사전 - 남녘과 북녘의 초.중등 학생들이 함께 보는
토박이 사전 편찬실 엮음, 윤구병 감수 / 보리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보리출판사 게시판에 올린 글, 보강하여 다시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우선 김미혜 토박이사전편찬실 대표님이 '간행물문화대상' 저작상을 수상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신문기사를 보고 당연한 성과라며 저 혼자 흐뭇해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지난 달 일이 생각나 잊기 전에 몇 글자 끄적이고자 합니다.
아이 초등학교 입학선물로 이래저래 각종 사전을 구비해두었으나, 실제 활용하는 사전은 '한자어 속뜻사전'과 '보리 국어사전' 뿐입니다. 특히 '보리 국어사전'의 경우 한 단어를 찾고 나면 아이가 재미삼아 책처럼 줄줄 읽어가곤 해 여러 모로 참 뿌듯해집니다. 그런데 보리국어사전이 성 정치적으로 보다 중립적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야 제 욕심이겠지만(먼댓글 참조), 얼마 전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 중간고사를 앞두고 함께 교과서 다시 읽기를 했더랬습니다. 뜻에 따라 말의 장단이 달라지는 것을 가르치는 단원이 있더군요. 좋은 기회다 싶어 교과서에 실린 단어 외에도 장단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단어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보리국어사전을 펼쳤습니다. 덕분에 제가 참 둔한 사람이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보리국어사전에는 발음이 전혀 없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게 된 것입니다.
어느 언어가 안 그렇겠냐마는 우리 언어 역시 정확한 글쓰기 못지 않게 정확한 발음이 중요합니다. 장단에 따라 아예 뜻이 바뀌는 경우도 있고, 연음현상, 구개음화 현상에 대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또한 최근 들어 지나치게 된소리 발음, 센소리 발음이 많아지는 것과 관련해 유순한 발음이 정확한 표현임을 가르쳐줄 일도 있습니다. 그런데 발음이 전혀 없는 국어사전이라면 심하게 말하면 반쪽이가 아닐까요?
아름다운 글 가꾸기에 앞장서온 보리출판사라면, 아름다운 말하기에도 좀 더 신경을 기울여, 다음 수정간행본에는 꼭 발음이 추가되길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