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점심 먹으러 나가다 처음 그를 봤습니다.
노숙자인 게 분명한 그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계속 손을 벌렸습니다.
전 그를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리고 어제 저녁 다시 그를 봤습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피하려는 듯, 1층 문 안쪽에 기대고 있었습니다.
1층은 송출실이 있어 외부인의 출입통제가 엄격합니다.
전 당연하다는 듯이 나가주실 것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는 비내리는 가을 저녁 어디로 갔을까요.
오늘은 하루 종일 보이지 않는 그를 걱정하는 척하는 전 위선자입니다.
고작 그가 나가는지 안 나가는지 확인 않고 그 자리를 피한 게 고작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