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캔 더 마실 수 있을 줄 알고 4캔째 뜯었는데, 음, 못 먹겠다.
첫 줄 쓰는데 걸린 시간이 어디 보자, 한 시간 걸렸나. 히히.
그러다 술이 좀 깨서 술김에 하는 얘기.
1.
나, 쌈닭이다.
그래서 알라딘이 좋다.
그런데 '여기서' 쌈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그거야 그 사람 성향이니 내 뭐라 할 건 아닌데, 어쨌든 시끄럽다.
이만한 파라다이스 구하는 거 어려운데, 에이, 참.
진짜 쌈닭이면 꼭 여기서 쌈질해야 하나?
쌈할 데가 얼마나 많은데.
2.
내가 사회생활하면서 들었던 참 웃긴 얘기.
"제가요, 대학 다닐 때 단대 학생회장을 했는데, 그러다 내사대상이 되서 어쩌구 저쩌구..."
어찌나 은밀하게 얘기하시는지, 순간 웃을뻔 했다. 조심 또 조심.
3.
흐흐 까짓 거 말하는 김에.
흔히 운동권 혹은 진보세력에 속하는 사람이 받기 쉬운 비난으로
"당신, 진보적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보수적인/자본주의적인/온건적인/봉건적인 면모가 있다니'
뭐, 비난 받을 데 비판으로 달게 받아야 하는 건 올바른 자세다.
하지만 반식자에 살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철저하게 원칙을 고수한다는 거 사실 어렵다.
뭐가 원칙인지 진리인지 온몸으로 부딪쳐보지 않으면 애매하니까.
게다가 대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원이란 뻔하므로
하나부터 예상 못한 무한까지 모든 경우에 원칙이 무엇인가 미리 숙고하기란 어렵다.
또한 비난을 들이대는 사람은 미리 비난을 준비한 반면,
비난받은 사람은 반론을 준비한 적이 없다.
그런데도 비난한 사람은 반론이 부족하니, 앞뒤가 안맞느니,
저 혼자 신나서 미리 준비한 이야기를 하며 비난한 사람을 또 비난해주신다.
하긴 사상투쟁 못지않게 자아비판이 중요하므로 미리미리 준비했어야 했다고 하면 할 말 없지만,
예기치 못한 비난이 득세하면 억울하다 못해 나역시 칼을 세우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너나 잘하세요"라고 들이대는 거야말로 원칙이 아닌데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