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대중가요 속에 보사노바

'새로운 물결' 보사노바의 흔적은 가요 곳곳에서 발견된다. 분명한 건 대중들은 오랜 세월동안 라디오에서 노래방에서 흘러나오는 가요를 통해 굳이 '재즈 삼바(Jazz Samba)'란 사전지식 없이도 보사노바를 체험하고 있었다.

물론 대중들이 이미자나 조용필, 서태지와 신화의 음악만큼 보사노바를 경청하고 원했던 적은 없다. 트로트, 포크와 록, 댄스, 테크노로 줄기차게 이어지는 한국 대중음악의 장대한 흐름 속에서 보사노바는 한 부분이었지 결코 '주류'였던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보사노바는 간만에 접해보는 특선 요리처럼 식상한 기성 가요계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 반가운 음악이다. 지금까지의 가요계의 흐름을 두고 볼 때 보사노바풍 가요들은 그 노래가 한창 불러지던 시대마다 '최첨단 스타일의 가요'로 인식됐다. 기성가요와는 뭔가 차별화 된 편곡과 연주, 그러면서도 듣기에도 좋고 따라 부르기도 안성맞춤 음악이 바로 보사노바 스타일 가요였다.


1960's - 이봉조, 보사노바를 가요에 이식하다

보사노바 물결의 발화점이 된 스탄 겟츠의 1963년작 가 한창 인기를 얻어가던 때 이미 보사노바는 한국에서 활동하던 몇몇 연주인의 감성을 사로잡고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1964년 개국한 최초의 민영상업 TV 동양방송(TBC) 전속악단 단장이었던 알토 색소폰니스트 이봉조였다.





1960년대 이봉조는 연주인이자 인기 작곡가였다. 그의 곡을 받고 스타가 된 가수라면 단연 가수 현미와 정훈희를 떠올릴 것이다. 트로트가 가요의 전부였던 당시 이봉조는 버터냄새가 물씬 풍기는 스탠더드 풍의 가요를 이들에게 선사했다.


특히 현미가 불러서 히트했던 '보고 싶은 얼굴 (1964)'은 보사노바 리듬이 사용된 가요로선 최초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곡이었다. 이봉조는 그 당시 보사노바 대사로 활동 중인 색소폰니스트 스탄 겟츠의 연주를 무척 동경했었고 이런 배경은 보사노바 스타일의 가요로 이어졌다. 실제로 1970년 스탄 겟츠가 비공식적으로 방한했을 때 그는 자신이 일하는 명동의 한 호텔 나이트클럽에 스탄 겟츠를 초청해 그와 즉흥 잼(Jam)을 했다는 전설이 있다.


1970's -포크 가요에 보사노바의 옷을 입히다


1970년대 초, 가요계는 청바지와 생맥주란 아이콘으로 대변되는 포크 가요의 중흥을 맞고 있었다. 젊은이들 사이에 큰 인기를 얻었던 포크 가요는 당시 트로트의 아성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가요 스타일이었다. 포크의 중흥을 대변하는 가수라면 단연 양희은, 그리고 그의 음악 동반자인 김민기가 떠오른다. 이들의 초기 음반에서 편곡과 세션을 담당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그가 색소폰니스트 정성조였다.



정성조는 <정성조 & 재즈 메신저> 의 리더로서 서울 중심가 나이트클럽등지에서 연주를 했지만 간간히 가요 앨범 세션 작업도 했었다. 그 시발점은 바로 <김민기 1집>(1971)과 <양희은 2집>(1972) 이다. 이 앨범들에서도 보사노바의 흔적이 발견된다. 김민기가 부른 '아하 누가 그렇게'와 양희은의 '그 사이'에서 정성조는 보사노바로 편곡된 리듬과 플롯 연주를 들려준다. 정성조의 편곡과 세션은 포크 가요가 통기타 선율에만 머무는 것에 탈피해 한층 세련된 스타일로 발전될 수 있는 기초를 제시했다 평가 할 수 있다.






1980's - 언더그라운드 음악 속에 보사노바


80년대 가요계를 얘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의 부상일 것이다. 김현식, 들국화, 한영애, 신촌블루스, 시인과 촌장과 같은 음악인들은 TV를 비롯한 방송매체의 홍보 없이 공연과 음반만으로도 인기를 얻고 음악 생활을 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줬다. 이른바 '동아기획'이란 이름으로 모인 이들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은 서구에서 유행한 팝 음악의 사조들을 적극 수용해 이를 가요로 소개했고, 보사노바 역시 이들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이 관심 있어 하는 스타일이었다.


특히 보사노바 스타일의 가요로 데뷔한 동아기획 출신 신인 뮤지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만능 뮤지션 김현철이 들고 나온 '춘천가는 기차'(1989), 김현철이 작곡과 편곡을 맡았던 장필순의 '어느새'(1989) , 박학기의 '향기로운 추억'(1989)은 보사노바가 대중들의 청취 감성에 완전히 뿌리내리는데 기여했다.


물론 이들의 부상하기 전에도 이미 보사노바는 가요의 새바람을 예고하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조동익/이병우로 구성된 듀오 그룹 어떤날의 '오래된 친구'(1986),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1987), 이문세의 '가을이 오면'(1987), 오석준의 '우리들이 함께 있는 밤'(1988), 조덕배의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1989) 같은 곡들이 꾸준히 라디오 전파를 타고 흘렀다.


1980년대 가요계가 보사노바를 수용하는 방식에서 기존과의 차이점이라면 과거엔 가수의 의도와는 달리 편곡과 세션을 담당한 사람의 취향에 따라 보사노바를 소개했다면 이때부터는 가수가 직접 작곡과 편곡을 담당하면서 보사노바를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음악에 수용하기 시작했다.


1990's - 보사노바/재즈 전문 음악인의 등장


재즈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소개되고 다양한 음악성으로 분화된 1990년대 한국 가요계엔 보사노바를, 재즈를 표방한 전문 그룹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물론 단발성으로 그쳐버린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보사노바의 분위기에 한층 다가서려는 가요계의 움직임은 주목 할만 했다.


지금은 힙합그룹 업타운의 리더로 활약 중인 정연준과 댄스 그룹 노이즈의 멤버였던 천성일이 1990년에 함께 결성한 듀오 '모래시계'는 우리나라 최초의 보사노바 전문 그룹이었다. '조용필의 위대한 탄생' 출신 명 키보디스트이자 작곡가이 이호준이 프로듀싱을 맡았던 이들의 데뷔 앨범엔 '혼자 걷는 거리' , '혼자서' 등 보사노바 원형에 한층 다가선 만만치 않은 감성을 감지 할 수 있다



아울러 가수 이승철의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그대가 나에게'등을 작곡해 줬던 가수 박광현 역시 보사노바 가요로 주목받았다. 그의 2집에 수록된 '잠 못 드는 밤에(1990)'와 그가 리드했던 크로스오버 재즈 그룹 '데이지'의 '나의 작은 새'(1994)는 가요에서 재즈로 접근해가는 그의 꾸준한 시도가 돋보였다.
이밖에 이소라의 '청혼'(1996) , 코나의 '마녀 여행을 떠나다'(1997), 영턱스 클럽의 '타인'(1998) 같은 곡들도 보사노바 스타일 가요의 인기를 증명해 준 곡들이다.


2000's-보사노바, 전자음과 조우하다


어디로 진행될지 모르게 급변하는 2000년대 가요계에서도 보사노바는 가요의 중심은 아니지만 여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가요'로서의 위상을 점유했다. 특히 신세대를 중심으로 호응을 얻은 라운지(Lounge)의 부상으로 보사노바는 다시 가요의 새로운 경향으로 자리매김 했다.


2004년 데뷔한 3인조 그룹 '클래지콰이'는 테크노, 댄스, 애시드, 힙합, 보사노바를 엮어놓은 독특한 라운지 음악으로 가요 매니아들의 지지를 얻었다. 데뷔앨범 수록곡인 '노바보사(Novabossa)', '젠틀 레인(gentle rain)' 같은 곡은 몽환적인 느낌의 보사노바다. 클래지콰이의 마이너히트는 보사노바가 신세대들의 감성에 어필할 수 있음을 증명했고 비슷한 시기 선배그룹 롤러코스터도 'Close to you'(2004)를 , 라운지 밴드 허밍 어반 스테레오도 '걸 프롬 이빠네마(Girl From Ipanema)'를 몽환적인 댄스버전 '레이디 프롬 이빠네마(Lady from Ipanema) '로 소개하며 호응을 얻었다.


여기에 90년대부터 방송을 통해 '월드뮤직 전도사'로 활동한 가수 윤상을 빼놓을 수 없다. 월드뮤직을 성공적으로 가요에 안착시켰다 평가되는 그의 4집 <이사>(2002) 에선 타이틀 곡 '이사' , 'a fairly tale'에서처럼 보사노바의 향기로 가득한 연주와 노래를 선보였다. 평소 도리 카이뮈(Dori Caymin), 이반 린스(Ivan Lins)등 브라질 출신 싱어송라이터들의 음악에 심취했던 윤상은 보사노바를 비롯한 다양한 월드 뮤직의 요소를 활용해 자신의 음악성으로 아름답게 승화시켰다.

  2006/08 정우식 (jasbso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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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걸작 영화의 향연

2006.08.29 / 온라인 편집부

프랑스 영화사 100년의 걸작을 한 자리에서 만난다.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가 오는 8월 31일부터 9월 6일까지 프랑스 영화사 100년의 걸작들을 만나 볼 수 있는 '팡테옹 뒤 시네마 프랑세' 영화제를 마련한다.

이 영화제는 한불수교 120주년을 맞아 프랑스 대사관에서 특별히 마련한 영화제로, 프랑스 영화의 황금기를 이끈 거장 르네 끌레르 감독의 1927년 데뷔작 <잠자는 파리>를 시작으로 장 뤽 고다르 감독의 첫번째 장편 영화 <네 멋대로 해라>, 예술성과 흥행에서 모두 찬사를 받은 알랭 코르노 감독 작품 <세상의 모든 아침>, 영화역사상 가장 창조적이고 실험적인 영화를 보여준 알랭 레네 감독의1997년작 <우리는 그 노래를 알고 있다>까지 프랑스 영화사를 대표하는 걸작들을 엄선했다.

팡테옹 뒤 시네마 프랑세 영화제는 프랑스 걸작 영화들을 극장에서 필름으로 감상하는 것과 더불어 한창호 영화평론가의 강좌를 통해 프랑스 영화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한창호 평론가의 프랑스 영화사 100년 특별 강좌는 9월 2일 토요일 오후 3시 20분 <잠자는 파리> 상영 후 시작된다. 이밖에 깜짝 상영 이벤트로 컬트 영화제 때 인기리에 상영된 르네 랄루 감독의 애니메이션 <판타스틱 플래닛>도 상영할 예정. 자세한 내용은 씨네큐브 홈페이지(http://www.cinecube.net)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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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며칠 동안 밀린 리뷰를 한꺼번에 올리고 나니 속이 시원하다.

책읽는게 밀리는 것도 그렇지만 리뷰 밀리는 것도 스트레스다^^;;

그동안 읽은 책이나 음반, 영화들을 정리하는 것도 재미나구만.

이번 한주도 책이랑 음악, 영화에 한번 푸욱 빠져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쉽지 않을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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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를 바꾼 명장면으로 영화 읽기
신강호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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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는 이제 단순히 즐기기 위한 대상으로부터 탈피하여 이해하기 위한 대상으로까지 그 위치가 격상되었다. 컴컴한 영화관에서 시간때우기식의 놀이의 대상을 지나 이제는 어엿한 하나의 에술장르로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저런 연유로 해서 영화에 관련된 책들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영화에 대한 신변잡기적인 에세이류에서부터 전공서적까지 그야말로 그 범위의 광범위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책들이 출간되고 있다. 하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그 많은 책들 중에 정작 읽으려고 마음 먹으면 눈에 들어오는 책들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을 경험해봤을 것이다.


대부분의 책들이 외국서적을 번역한 것이거나 단순한 영화감상에 대한 글들이어서, 정작 우리들에게 맞는 눈높이의 책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 영화비평가들의 책임이 크다고 할 것이다. 너도나도 영화에 대한 비판은 할 줄 알지만 정작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글을 남기고 있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이 보여준 글쓰기는 특이했다. 이전의 책들이 대부분 영화사에 대한 것이거나 감상에 대한 것이었다면 영화의 장면에 초점을 맞추어 그 장면이 왜 명장면으로 영화사에 남을 수밖에 없는지를 내용과 형식에 연관시켜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2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수많은 장면이 우리들의 눈을 스치고 지나가는데, 그 많은 장면 중에서 왜 이 장면은 명장면으로 남아 있는지를 탐구하고 있는 점에서 그 의도가 신선하고 참신하다는 것이다.


지은이가 1997년부터 1998년까지 영화 주간지인 씨네21에서 ‘영화사를 바꾼 명장면’이란 이름으로 연재되었던 내용을 다시 수정, 보완한 것으로, 책의 성격과 구성상 영화에 대한 약사를 추가하였다고 한다. 책의 성격상 되도록 영화에 대한 줄거리나 설명, 비평을 줄이고 있다. 욜과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을 제외하고는 모두 디비디로 출시된 작품이라고 하는데, 이 두작품도 비디오로 출시되어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이 책에 수록된 영화들은 전부 감상하면서 책을 읽어보는 것도 이 책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은이는 기본적으로 이 책은 어느 정도 세계 영화사를 꿰고 있고, 이 책에 언급된 영화들을 감상한 적이 있거나 감상하고자 하는 시네필이나 영화학도를 위해 쓰여졌다고 밝히고 있으나, 꼭히 그런 것만은 아니다. 책 내용에서 편집이나 촬영에 관한 전문적인 요어들이 거의 등장하지 않기에 그리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다만 이 책에 등장한 영화들을 감상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글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무성 영화 시대, 유성 영화 초기에서부터 1970년대 이후의 세계영화까지 10여개의 장으로 나누어, 각 영화사에 관련된 작품들 중에서 문제된 명장면을 소개하고 참고할 영화를 각 장의 말미에 수록해 두고 있어, 이해를 돕고 있다.


지은이가 우려하는 만큼 이 책에 등장하는 영화들 중에 그리 생소한 영화들은 흔치 않다. 영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들어본 영화들이거나 본 영화들일 것이다. 그리고 소개된 영화들은 대부분 기존의 영화 관련 서적에서 인용되었던 영화들로 헐리웃 영화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리고 히치콕의 작품이 유독 많다.


지은이가 이 책을 출간하면서 간략하나마 영화사를 곁들이면서 관련된 영화를 소개한 것은 이 책의 통일성을 저해한 가장 큰 단점이라고 하겠다. 영화사의 구분도 너무나 작위적이어서 선뜻 수용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그런 점에서 이 책도 기존에 출간된 많은 영화 관련서적들의 조합정도에 머무르는 것만 같다. 명장면에 대한 이야기도 대부분 다른 책들에서 읽은 내용들이고 특별히 그 장면에 대한 독창적인 지은이의 시각이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글쓰기가 우리 영화 서적에 공통된 단점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물론 명장면에 대한 공통적인 시각이 존재한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나름대로의 독창적인 글쓰기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을 남겨준다.


“영화사를 바꾼 명장면으로 영화 읽기”라는 제목보다는 “장면으로 영화 읽기”라고 하는 것이 더 나을 듯하다. 장면에 대한 소개에 앞서 장면에 대한 내용을 간략하게 서술한 글들이 본문에서 그대로 인용되고 있으며, 다분히 미국 중심중의의 서술은 가장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었다. 아시아권 영화에 대한 소개는 거의 없었다. 물론 2권을 준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영화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도 미약하였단 말인가.


지은이는 시네필이나 영화학도가 읽을 것을 염두에 두고 쓴 글이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 이론에 대해 막 알아보고자 하시는 초보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책이 아닐까 한다. 책제목을 보고 너무 많은 기대르 해서인지 조금은 실망을 안겨다 준 책이 되버렸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소개된 영화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준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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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유주의의 기원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53
이나미 지음 / 책세상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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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유주의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민주주의와의 결합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정작 자유주의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나 자신도 학교에서 배운 것 이외에는 자유주의라는 말자체는 암묵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왔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지은이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는 본래 서로 화해할 수 없는 이념인 것이다(본서 제28쪽 참조)”라며 책의 도입부에서부터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관계에 대해서 우리가 통상적으로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잘못된 생각을 단호하게 잘라 말한다.


지은이는 제1장 “자유주의란 무엇인가”에서 자유주의적 자유는 구체적인 의미에서 ‘강한 개인의 자유’와 ‘독립’을 전제로 한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일부 이익단체들이 보인 정치적 행동과, 언론 재벌이 부르짖은 언론의 자유 는 재산권에 대한 권리 주장과 탈세 조사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 것으로 위와 같은 자유의 특질을 그대로 드러낸 좋은 예라고 하며, 자유주의가 등장하게 된 계기 자체가 유산자 계급이 자신의 재산권을 법적, 정치적으로 보장받기 위한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에 있어서의 자유주의는 어떠한 모습으로 어떤 방식으로 시작되었는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는 현재의 자유주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생산적인 비판을 위해 필요한 전제가 된다고 할 것이다.


지은이는 자유주의는 개화파에 의해 소개되었고, 이는 ‘독립신문’을 통해 본격적으로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다. ‘독립신문’은 주로 그 동안 유교에 의해 경시되었던 이익 개념과 상업에 대해 재평가하며, 개인의 생명권, 자유권, 재산권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독립신문’의 태생적인 한계성(유교에 반대하는 입장)은 사회진화론과 인종주의, 심지어는 제국주의에로 경도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유교와 동일한 입장에서 민중을 불신하는 태도를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자유주의가 갑자기 민주주의의 개념을 필요로 하였던 것은 다수자의 협력과 지지가 필요하였기 때문이다.즉 하층민에 우호적인 민주주의의 개념을 수용한 것으로, 이는 자신들의 개인적 권리를 주장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지은이는 박정희 정권 시절 신중현에 얽힌 일화를 소개하면서 “자유주의가 주장하는 ‘개인의 자유’도, 이를 진정으로 지키기 위해서는 큰 용기와 인내와 성찰을 필요로 한다. 개인의 자유는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적극 보호되어야 한다. 그러나 자유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주장하지만 그것을 방치한다. 그러므로 개인의 자유를 적극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자유주의가 아닌 다른 대안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라고 끝을 맺고 있다(본ㅅ 제148쪽 내지 149쪽 참조).


한․미 FTA와 세계화로 전 세계가 떠들썩한 지금 신자유주의로 다시 한번 우리들의 조명을 받고 있는 자유주의는 이전의 자유주의로 인해 우리가 알게 모르게 받았던 희생에 비해 더많은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물론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자유주의의 논의이지만 지금의 정부는 개화파가 유교에 맹목적으로 반대하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가 가지는 한계를 지적하엿는데, 지금 현정부도 경제운영에 있어서는 박정희 정권시절의 경제체제에 대한 반대 아닌 반대를 통하여 자유주의를 부르짖고 있다. 이는 지은이도 설파였듯이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와 하상 같이 붙어 다니는 개념이 아니듯이, 작금의 우리의 현실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끔하는 책이다. 즉 우리의 자유주의가 가진 맹점을 극복하고 대중이 단합할 수 있는 새로운 이념이 절실한 때이다.


지은이의 꼼꼼한 글솜씨가 돋보이는 책이지만 독립신문에 대한 글 중에서도 “민‘에 대해 너무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것은 문고본으로서의 책이 가지는 균형감을 떨어뜨리는 면이 없지 않아 있으며, 보수주의를 하나의 욕망으로 보고 자유주의를 이념으로 보고 서술한 점은 보수주의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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