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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은 자유다 - 인터넷과 지적 재산권의 충돌
홍성태, 오병일 외 IPleft 지음 / 이후 / 2000년 7월
평점 :
품절
인터넷의 급속한 발전으로 누구나가 자신들만의 블로그와 카페를 운영하며, 자신들의 생각이나 글들을 올려 다수 대중들과 공유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인터넷 본래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지식과 정보의 공유라는 생각은 지적 재산권 침해라는 문제와 맞물리면서 주객이 전도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모두가 지적 재산권이라는 것을 당연한 제도로 받아들이고, 그 배후에 도사린 문제에 대해서는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요즘 각종 인터넷 웹 사이트에서는 소위 “퍼나르기”와 관련하여 지적 재산권 침해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용자들이 조심할 것을 경고하고 있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모든 정보가 공유되고 인터넷에서는 모든 이들이 평등해 질 것이라며 인터넷의 특성을 부추길 때는 언제고, 이제는 오히려 그로 인해 단속의 눈초리를 피할 것을 이야기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지은이가 말하는 것처럼 돈이 없으면 정보를 이용할 수 없는 시대가 되어 버렸고, 그 결과 정보의 독점과 빈부의 격차는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대안에 대한 선택은 사용자인 우리 일반인들에게 있다. 과연 어떻게 해야할까?
지은이는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우리들이 다시 한번 지적 재산권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을 권한다. 아니 단순히 권하는 차원을 넘어서 “디지털은 자유다”라고 할 정도로 모든 지식들은공유되고 오픈되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지은이는 ‘아이피레프트(IPleft)' 회원들이 공동집필한 것으로 IPleft는 지적 재산권 제도가 창작과 발명을 촉진하는 본래의 기능에서 벗어나, 표현의 자유나 개인의 프라이버시 등 기본권을 억압하는 정치적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지적 재산권의 강화로 인해 사회 계층간, 국가간 정보 격차가 심화되는 경향을 우려한다. 더 나아가 진정한 혁신과 창조를 위해서는 정보 독점을 보장하기보다는, 정보 공유의 미덕이 사회적으로 확산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우리들이 전혀 인식하지 못했거나, 인식하고 있더라도 별 수 없다는 식으로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지은이는 지금이야말로 이러한 부분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절실한 때라고 본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먼저 디지털 시대에 있어서 특허나 저작권 등의 지적 재산권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이어서 세계적으로 지적 재산권 제도가 어떻게 재편되고 있으며, 그와 관련하여 어떠한 쟁점들이 논해지고 있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안으로서의 민중적 재편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지은이는 “최근 인터넷의 급속한 성장은 일부 기업이나 개인의 독점적 노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동안 웹을 통해 자유롭게 정보를 이동시키고 공유한 결과이므로 인터넷은 사유 재산이 아니라 인류 공유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본서 제170 쪽 내지 171쪽),”라고 하며, “정보는 우리가 세상을 보는 눈이며, 나아가 세상을 바꾸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새로운 지적 재산권 체제에 대한 엄충한 비판과 감시의 눈길을 보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본서 제18쪽).”라고 역설한다.
그리고 지적 재산권의 문제에 대해 “이제, 시민 사회운동 차원에서 지적 재산권의 현실적인 영향력을 인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시작해야 한다. 지적 재산권 제도 자체가 특정 세력의 이해관계를 기반으로 해당 시기의 현실적 역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만큼, 그것은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문제이다. 또한 일국적인 문제인 동시에 전세계적인 문제이다(본서 제99쪽).‘라며 그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이 책은 위와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렇게 구체적이지 않다. 이는 무엇보다 지적 재산권에 대한 것 자체가 이미 제도화되어 버린 마당에 그에 대한 비판의 눈길이 일반화되지 않았고, 이제 그에 대한 폐해를 지적하고 나서는 형국이 되어 버렸으니 어떻게 보면 이에 대한 논의 자체가 오랜 동안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안 제시가 구체적이지 못한게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현재진행형의 논의로 우리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