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이 직장때문에 서울을 떠나게 되었다.
셋이 이사와 살다가 한 사람, 한 사람씩 서울을 떠난다.
결국에는 나 혼자 남았다.
혼자 살기에는 넓은 집이라 룸메이트를 들이면 어떨까 하며 남동생에게 의견을 물었더니,
"누나 성격상 안돼. 그냥 혼자 살아." 이런 대답이 돌아옴.
알고는 있다. 더러운 꼴 못 보고, 시끄러운 꼴 못 보는 걸.
그렇다고 깨끗하게 사는 것 같지도 않지만 기숙사 생활 여파인지
나갈 때도 들어올 때와 똑같이...흔적 남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한편으로 룸메이트 대신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들여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물론 나란 인간은 책임감이 강한 인간이니 잘 보살필 것이다.
하지만 본래 개인주의적인 성격이 강해서 내심 귀찮아할 것이 분명하다.
고로 당분간 혼자 사는 걸로...
살다 살다 외로워지면 룸 메이트를 찾아보기로...
그런 날이 올까 싶지만...
도서관에서 빌려볼까 하다가 도서관 가는 것이 귀찮아서 샀다.
1인 가구로 살겠다 라는 결심을 할 때 따르는 수많은 고민들이
이 안에 다 있었다.
예전에 지인과 혼자 살면 혹시나 나중에 늙어서 폐지 줍고 다닐까 걱정된다는 이야기를 하며 노후에 대한 불안을 내비쳤는데, 그 분은 아주 간단하게 해결책을 제시해주시긴 했지만...
어쨋든 늘어나는 1인 가구와 그에 따르는 건강 문제, 돈문제,
거주 문제...
독신을 결심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수많은 문제를 다루고 있어서
너무 좋았다.
개인적으로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에 격하게 공감하는데 이 부분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요즘엔 니체에 빠져있다. 비트겐슈타인이 좋아보여 책을 집어들었다가 이건 무슨 소리인가?로 한참을 고민하다 아직 이해할 수준이 아니구나 싶어 나중에 보기로 했다. 니체는 읽을수록 맞는 말이야. 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통장에 돈 들어오는 날만 기다리며 니체 전집에 침을 흘리고 있다. 사고 싶은 책은 많고, 마음 속으로 우선 순위를 정해놓아도 매번 중요치 않은 문제 때문에 중요한 책을 못 사고 다른 책을 사게 된다.
아~가방 안 줘도 되니까 추석맞이 니체 전집 50% 할인하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급 피곤해져서 자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