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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 전에 "혼자 살꺼면 돈이라도 많이 벌던가" 라는 말을 친한 언니에게 들었는데,
긴 말 하기가 귀찮아서 "뭐, 방법을 강구하고 있어요." 라고 대충 대답을 했다.
하지만 방법이랄 건 딱히 없고 그저 적당히 일하고 일한 만큼 돈 받고
나머지 시간엔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일자리를 구할 때 " 많고 많은 일자리 중에 제가 일할 곳 하나 없겠어요." 라며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의 걱정을 불식시켰는데
사실 돈 욕심이 크게 없다면 일할 곳은 어딘가에는 있다라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어쨌든 이런 책을 이렇게 뜻밖에 만나게 되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물론 순전히 내가 게을렀기 때문이지만...
몇 년 전에 한겨레 신문 구독하면서 받은 소설책 2권 중 한 권이었던 이 책은 긴긴 세월 책장 한 구석에 존재 여부도 까맣게 잊혀진 채 고이 잠들어 있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책 무더기가 하늘을 향해 각기 다른 양식의 탑을 쌓고
그 위에 살포시 앉은 희미한 먼지에 격한 기침을 하기 수차례...
그만 그동안 유지해왔던 평정심이 요동을 쳐 마.침.내 드.디.어 심사숙고한 끝에
정리하려고 꺼내놨던 책인데...
이런! 읽고 나서 다시 제자리에 정성을 다해 꽂아 놓았다.
한편으로는 이런 훌륭한 소설은 중고샵에 내놓아 다른 사람도 널리 읽을 수 있도록 해야
바람직한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한 줄기 바람처럼 뇌리를 스쳐 지나갔지만
요즘 간헐적으로 주기적으로 책들을 주변인들에게 빌려주고 있으니 가지고 있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