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되짚어보면 10대 후반에 세상은 살기 힘든 곳이라는 것을 알아챘던 것 같다. 20대에는 자유를 누리며 심리적으로 방황하며 살았고 30대부터는 세상에 태어난 것을 비관하는 말을 입밖에 내뱉었던 것 같다.
나는 여전히 세상 살기가 힘들다.
산골로 들어가 살아볼까하는 생각도 했는데
할아버지 산소에만 좀 있어도 팔이 가려워서 못 견디고 산에서 뛰쳐 나오는 사람인지라 대자연의 품 속에서는 살기 힘들 것 같고 나무 많고 공기 좀 좋은 지방 중소도시에서 살아야겠다라고 결심했는데 이 바램이 이루어지길 기도하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는 깨어있는 것 만큼 중요한 문제인지라 내 인생관에 맞는 생계수단을 마련하려 나름 고군분투하고 있다. 기존 시스템에 사람들을 맞추는 일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남에게 피해를 최대한 덜 주면서 소소하게 만족하는 직업을 고르고 있다. 어쩔수 없는 보통 인간이라 뛰어봤자 부처님 손바닥이지만 갑자기 생판 모르는 일을 할 수도 없는 법. 되고 나면 내 생각과 다르다며 또 때려칠지도 모를 일이지만...어쨌든 요즘 수험서적에 둘러싸여 있다.
오늘 아침엔 부처님은 아닌데 누군가에게 공양하라는 꿈을 꾸었다. 찾아보니 좋은 꿈이라는데
설날에 만났던 남자랑 잠정적으로 끝났다.
멘탈이 영 불안해보였는데 역시나였다.
우리나라 남자는 강해야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사는데 여자들과 헤어지면서 가슴 깊이 상처를 안고 산다. 이 상처를 치유해나가야 더 나은 사랑을 하게 될텐데 지금의 20대보다 나이가 많은 남자들은 이 시련을 혼자 온몸으로 견디다가 결국엔 치유해내지 못하는 사람이 꽤 되는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다. 내가 보듬어준다고 낫는 것도 아니고 옆에서 말해준다고 자신의 상태를 알아차리는 것 같지도 않다. 혹은 결국에는 알아차리지만 그냥 포기하고 만다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