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운 마음에 일기를 쓰고 물을 한 잔 마시고 자리에 누웠다.

 

눈을 감고 잠을 청해보지만 정신은 더 또렷해지는 것을...


뒤척이다가 다시 등을 켜고 책을 집어든다.

 

한 장, 한 장 넘겨보는 데 참 좋다.


선물로 받은 책인데 새해 인사도 못 전했군.

 

 

 

 

 

 

 

 

 

 

 

 

 

 


           슬픔과 독서

 지극한 슬픔이 닥치게 되면 온 사방을 둘러보아도 막막하기만 해서

 

그저 한 뼘 땅이라도 있으면 뚫고 들어가 더 이상 살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다. 하지만 나는 다행히도 두 눈이 있어 글자를 배울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지극한 슬픔을 겪더라도 한 권의 책을 들고 내 슬픈 마음을

 

위로하며 조용히 책을 읽는다. 그러다 보면 절망스러운 마음이 조금씩 안정된다.

 

만일 내가 온갖 색깔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졌다 해도 서책을 읽지 못하는 까막눈이라면

 

장차 무슨 수로 내 마음을 다스릴 수 있을 것인가.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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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01-08 0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잘 지내시나 안부가 궁금해 들렀는데 닉네임이 바뀌어서 놀랐어요.
내게는 여전히 베리베리님인데 말이죠.^^

자하(紫霞) 2014-01-08 19:57   좋아요 0 | URL
ㅎㅎ 베리베리를 계속 쓰기에는 이제 나이가 있어서요.^^;
제 예전 중국인 친구 이름이 '하'였는데 나관중의 후손이었죠.
그때부터 참 이쁜 이름이라고 생각했어요.

후애(厚愛) 2014-01-17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참 좋습니다!!
그래서 보관함에 담아 두었어요.ㅎㅎ

자하(紫霞) 2014-01-25 04:00   좋아요 0 | URL
ㅎㅎ 제가 좋아하는 책입니다.
조선시대 실학자 중에서 이덕무를 제일 존경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