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동네 도서관에서 자원 봉사를 하는데 <시계태엽 오렌지>가 들어오기가 바쁘게 예약도서로 사서 뒤에 있는 책장에 꽂힌다. 도대체 저 책이 무슨 내용이길래...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표지부터 심상치 않아서 저 얼굴이 뇌리에 아주 팍~박힌단 말이다.

그래서 나도 예약해놓고 기다렸는데 내 차례가 되었다.

 

 

 

 

 

그리고 다른 한 권은 <거미여인의 키스>이다. 이 책은 3권이나 있어서 언제든지 빌릴 수 있는

책이다. 간혹 3권 다 나갈 때도 있지만...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여기서 또 궁금증이 생기는게 왜 이 책은 3권이나 있냐는 말이다.

그래서 이 책도 빌렸다.

 

 

 

 

요즘은 책 날개에 있는 작가 설명(?)을 읽지 않고 바로 책을 펼치는데,

책을 읽다보면 작가의 나라를 알게 된다.

 

<시계태엽 오렌지>에서는 주인공 알렉스는 아침부터 우유를 탄 진한 차를 마신다. 흠, 영국이군!

액체 종류를 섞어먹는 걸 싫어하는 나로서는 속이 울렁거리지만...밀크티, 아주 싫어한다.

<거미여인의 키스>에서는 몰리나와 발렌틴은 마테차를 마신다. 남미인가?

그렇다! 아르헨티나이다. 마테차가 몸에 좋다고 하던데...

예전에 한 번 마셔본 기억이 있는데...그 뒤로 마시지 않은 걸 보면 그다지 인상깊은 맛은

아니었나보다.

 

<시계태엽 오렌지>는 이완 맥그리거가 나왔던 [트레인스포팅]+[Skins]+[Misfits] 분위기이다.

이 책이 1962년에 출판되었던데 1996년 영화에서도 그랬고 지금 나오는 드라마에서도 여전한 거 보면 영국애들은 원래 이런가보다.

 

중요한 내용은 뒷부분에 나온다.

저들은 자신의 아들들이 너처럼 불쌍한 희생양이 되기를 원할까? 현 정부는 무엇이 범죄인지 자의적으로 결정하고 자기들을 언짢게 만드는 사람들이면 누구든 생명력과 용기와 의지력을 빼앗아버리려고 하는가?                                                                               -188p-

우리 중 누군가는 싸워야만 해. 지켜야 할 위대한 자유의 전통이 있어. 난 당파적인 사람이 아니란다. 불의를 보면 참을 수 없을 뿐이야. 정당의 이름들은 아무 의미가 없어. 자유의 전통이 무엇보다 중요해.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이게 사라지게 내버려 둘 거야. 암 그렇고말고. 사람들은 보다 더 평안한 삶을 위해서라면 자유를 팔아버릴거야. 그게 바로 사람들이 자극을 받아야 하는 이유지. 자극을 받아야 한다고.                                                            -189p-

 

이렇게 열변을 토하더니...

 

영국 소설들은 문제 의식을 한껏 던져주고 고민하게 만든다.

그런데 정작 결말은 <1984>에서도 그랬듯이...

매일 아침 태양이 어김없이 동쪽에서 다시 떠오르듯이...그 사회는 여전히 그대로 잘 굴러간다.

 

그러니까 영국인들이 세금바쳐서 왕족들 좋은 일 시켜주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남미 소설을 읽을 때면 내가 도시에서 살다가 외딴 섬에 남겨진 느낌이 든다. 아니면 열심히 땅 위에서 달리기 하고 있었는데 정신 차려보니 갑자기 물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거나...

신선하다 못해 당황스럽다. 흠,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일까?로 고민하게 한다.

<거미여인의 키스>는 미술관식 구성같다.^^

이야기 속에 또 이야기가 있는게 액자식 구성이었던 것 같은데 이런 영화 이야기가 6편이나

나온다.

이 책도 중요한 이야기는 200쪽이 넘어야 나온다. 369쪽이 끝인데 말이다.

그리고 끝까지 영화같은 이야기 한다.

남미 소설을 더 주의깊게 보기로 했다. 마술적 리얼리즘...이런거 아직 이해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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