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은 나를 일빠 -_-;; 까진 아니라도 친일파라고 장난삼아 부르곤 한다;;;
(물론 난 절대 친일파가 아니라고 바락바락 대들지만서도..)
내가 한 잘생긴 일본 배우에게 빠져 일본 방송을 보기 시작한 이후 나는 한국 TV를 끊었다.
끊었다기보다 자연스럽게 보지 않게 되었다. 그게 벌써 한 10년 전이니...
숫제 가을동화가 뭔겨..겨울연가는 또 뭐고..삼순이는 어느집 딸 이름이냐..하는 수준이다. -_-;;;
일본 드라마나 쇼프로를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멍하니 보다가
일어를 배운 후엔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깔깔거리고 보게 되었고,
결국 이 재미있는걸 전파해야 해! 하는 생각으로
컴맹 주제에 시간이 날 때마다 자막을 만들어서 배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ㅠ_ㅠ;;
일본에서 살았던 몇년은 지금도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 중 하나고,
도쿄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도시다.
친구들도 한국 친구들을 제외하면 일본 친구들이 제일 많고,
수다떨거나 특히 뒷다마;;;를 할 때면 오히려 한국어보다는 일어가 편할 때도 있다.
아침에 한국 뉴스를 대강 체크한 후에는 반드시 최소한 일본 연예 최신 정보라도 체크를 해주고
집에 와서도 볼 프로그램이 없으면 케이블의 NHK를 틀어놓고 뉴스라도 본다.
알라딘us의 배송비 3-4불에 벌벌 떨면서 아마존 재팬의 해외특급 배송료는 눈 딱감고 주문해버린다;;;
한식 다음으로 일식을 좋아하고 반찬 없으면 낫토에다 김치를 썰어넣고 밥에 얹어 냠냠 먹으며
어디 대도시에 가서 일본 슈퍼라도 발견하면 꽥꽥 소리지르며 바리바리 사온다.
(우리 동네에는 변변한 일본 슈퍼가 없다;;;)
여기까지 보면 분명 난 전형적인 친일파인데......;;;
그러나! 일본팀이 우리나라는 물론 다른 나라 팀과 경기를 한다고 하면
눈에 핏발을 세우고 '일본은 져야해!!! '를 외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엊그제 야구 세번째 경기에서 우리집 식구들은 다 심드렁하게
'오늘은 지지 않겠어..장마다 꼴두기나냐..' 하고있는 판에..
나 혼자 이를 빠득빠득 갈면서
'절대 지면 안돼!!! 지면 죽음이야!!!! 다른 팀이면 몰라도 일본한테 지다니 말도 안되는 소리!!' 하면서
안절부절 어쩔 줄 몰랐던 것이다.
결국 일본에게 패하고 오늘은 일본이 쿠바랑 결승전을 한다고 하길래
왠지 불안한 마음에 외출했다 돌아왔더니 아니나 다를까..일본이 우승을 했다는 것이다!
그 얘기를 듣고 '쿠바 뭐야!!!!! 일본을 하나 못 이기고!! 에잇!!!!!!!!!!!!!!!!!!!' 하며
혼자 또 화를 바락바락내고 씩씩거리며 뉴스 소리 안들으려고 아예 방안으로 들어왔다 ㅠ_ㅠ
왜 난 이렇게 이중인격일까.....
내 마음 나도 몰라...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