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특파원 강인선 기사의 블로그를 가끔 놀러갑니다만..

이 분도 얼마전에 스키너의 심리상자를 읽으신 것 같은데

저랑 비슷하게 해리 할로우의 원숭이 실험을 특히 인상적으로 읽으신 것 같아서 퍼와봅니다..

전 그 부분 읽으면서 너무너무 가슴이 아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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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발렌타인 데이를 기념하여, 사랑과, 감정과, 관계에 대해

몇가지 눈길을 끌었던 부분을 고른다면....

1950년대 후반과 1960년대 심리학자 해리 할로가 한 가짜 원숭이 실험에 관한 글

 

어미를 잃은 새끼 원숭이들에게 두 가지 '엄마 대용품'을 주었다.

하나는 철사로 만든 가짜 어미, 우유를 줄 수 있다.

또 하나는 보드라운 천으로 만든 가짜 어미, 하지만 우유를 줄 수 없다.

새끼 원숭이들은 우유보다는 천으로 만든 어미에 집착했다는 이야기다.

'스키너의 심리 상자 열기'라는 책에 소개돼 있다.

 

"우리가 지금 너무 당연시하는 지식,

즉 인간은 단순히 허기 이상의 것을 원하고,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자 한다는 것

그리고 상투적인 아름다움보다는 우리가 맨 처음 본 얼굴을 가장 사랑스러운 얼굴로 여긴다는 것을

그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할로는 '철의 여인'이란 이름의 또 다른 가짜 어미로 원숭이 실험을 했다.

철의 여인은 새끼들에게 찬 물을 퍼붓고 뾰족한 것으로 찌르고 새끼들이 난간에

부딪혀 비명을 지르게 했다.

 

"하지만 새끼들은 어떤 고문을 당해도 어미곁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어미를 단념하지 않았다. 좌절도 하지 않았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신은 강인했다.

아무리 상처를 입어도 새끼들은 다시 기어왔고,

아무리 추워도 추워도 엉뚱한 곳에서 따뜻함을 구했다.

....

어미에게 안겨있는 동안 죽음을 당할 수도 있었다.

슬픈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에서 어떤 아름다움을 느낀다.

즉 우리가 위대한 믿음의 창조물이라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어떠한 역경이 있어도 다리를 세울 것이었다.

이곳과 저곳, 그대와 나를 잇는 다리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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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의도로 시작한 실험이 점점 괴물같은 원숭이들을 만들어내는 것을 관찰하는
해리 할로우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물론 실험 방법이 무척 잔인했고 동물보호 단체가 알면 기절초풍할 실험이지만
심리학자 자신도 많이 괴로웠을꺼라고 생각해요.

The best way to understand the heart was, to break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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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09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첫장 읽다가 포기한 책입니다 ㅠ.ㅠ

하이드 2006-03-09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못 읽을 것 같습니다.

Kitty 2006-03-09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오잉 왜요;; 마음 아파서 못 읽으셨나요...

하이드님/ 아니 하이드님도 왜요...
하긴 저 책이 괜찮은 책이긴 한데 다 읽고 나면 맘이 참 짠하고 거시기해요.. (뭔 말;)

하이드 2006-03-09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물이 학대당하는거, 어떤 이유건 체질적으로 못 봅니다. -_-a
힉, 이 책 재밌다고들 해서 볼뻔했잖아요!
키티님의 반지름 페이퍼에 감사.

Kitty 2006-03-10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하긴 이 책은 동물뿐만 아니라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비인간적인 실험도 많이 나옵니다. 그래서 맘이 좀 그런지도 모르겠어요...꼭 그렇게까지 해야하나..하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