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타 두번째 날.
어제 두 번씩이나 유괴당한 줄 알고 혼자 쇼를 하느라 -_- 좀 피곤했었기에 오늘은 숙소에서 다른 두 명의 여행자를 포섭(?)하여 보고타의 남산이라는 몬세라테에 동행하기로 했다. 포섭이라고 썼지만 사실은 같이 데리고 가달라고 빈대붙은 것 ㅋㅋㅋ
과테말라부터 시작하여 중미를 한 달간 여행하고 남미로 내려왔다는 장기 여행자들이다. 콜롬비아 다음은 쿠바의 아바나로 간다고. 중남미가 워낙 한국에서 멀고, 비행기표값도 만만치 않다보니 몇 개월 이상씩 머무는 장기 여행자가 대부분이다. 내가 5일 일정으로 여행왔다고 하면 다들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5달이요? 이렇게 반문한다. 아니요. 5달 아니고 5일이요. ^^;;;
몬세라테(Monserrate)는 보고타의 남산과도 같은 곳이다. 보고타의 남쪽을 떠받치고 있는 모양인데, 시내 한복판에서 무척 가깝고 보고타 시내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을만큼 전망도 좋아서 주말이면 관광객보다 현지인들이 더 많다고 한다.
정상까지 올라가려면 물론 걸어서 가는 방법이 있고 -_-;; 그 외에도 케이블카, 푸니쿨라 등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마련되어 있다. 걸어서 가는 길은 으슥하고 강도들이 많아서 좀 위험하다고 하는데, 당연히 이 저질체력으로 걸어서 올라갈 생각조차 안했다. -_-;;;
그래서 우리 일행은 보무도 당당하게 푸니쿨라 탑승소로 향했다.
표를 사고 푸니쿨라에 오르니 슬슬 위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천장이 이렇게 유리로 되어있어서 전망이 참 좋다 ^^
드디어 꼭대기에 도착!
꼭대기에는 뭐가 있나 했더니 성당이 있고, 식당들이 몇 개 있고, 정원도 있다.
안그래도 보고타는 고도가 높은 고산도시인데, 거기서 몇 백 미터를 더 올라왔더니 좀 힘들다 -_-;;;
야호~ 이렇게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야경도 무척 멋질 것 같지만, 밤에 여길 올라올 용기는 없다;;;
가이드북에서도 위험하니까 아예 꿈도 꾸지 말라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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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렇게 보니 정말 대도시는 대도시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보고타의 제일 남쪽이다보니 높은 건물도 별로 안보이고...뭐 그렇다. (고층빌딩은 대부분 시 북쪽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또 그런대로 아기자기한 맛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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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저건 케이블카구나. 내려갈 때는 저걸 타봐야지.
(...하고 생각했지만 어차피 선택권이 없었다. 참고로 푸니쿨라는 오전에만, 케이블카는 오후에만 운행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다;;; 아래쪽 승강장은 같이 쓴다.)
이 각도는 완전히 그리스 산토리니같다고 일행과 함께 호들갑떨면서 찍은 사진 ㅋㅋㅋ
그런데 진짜 닮지 않았나? 뒤쪽에 집이 아닌 지중해 바다가 보였으면 완전 산토리니 ㅋㅋ
정상에 있는 자그마한 성당.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싶어서 들어가보았다.
전체적으로 흰색 톤의 자그마한 교회(성당?)이다.
나중에 가이드북을 보았더니 산테리아교의 영향을 받은 곳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가 성모상이 검은색이었다.
산테리아하면 산 닭을 잡아서 제물로 바치는 이미지밖에 없는데;;; 집에 가서 좀 더 찾아봐야겠다. 무식한게 죄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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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관광지라서 빠질 수 없는 기념품점들.
가격도 좀 비싸고 특별히 살 것은 없었지만 그냥 기웃기웃 구경을 하고 다니다가 우리의 눈에 띈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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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창과 순대를 파는 간이 식당!!!!!!!!!!!! 악 갑자기 너무너무 배가 고파졌다 ㅋㅋㅋ
맨 왼쪽 위부터 옥수수, 아레빠(옥수수떡), 그리고 아랫줄에 순대랑 알감자 구이, 소세지, 바나나 치즈 구이
그리고 철판에는 곱창이 지글지글....아...갑자기 동대문 시장 포장마차가 뇌리를 스치는....ㅠ_ㅠ
(고백하건데 나는 곱창을 못먹는다...그래도 곱창을 보니 너무 반가워서...;;; 사진을 막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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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에서 그 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결정!
나는 구운 옥수수랑 플라타노스(거대 바나나) 치즈 구이를,
다른 일행도 각각 순대, 곱창 등 먹고 싶은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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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속으로 곱창과 순대를 볶는 아저씨의 손놀림
이것이 바로 플라타노스 치즈 구이!! 완전 최고다!!!!!!!
플라타노스는 바나나처럼 생긴 과일로, 보통 요리용 바나나라고 한다. 그냥 먹지 않고 굽거나 튀겨서 먹는데
쫄깃하고 달콤한 맛이 난다. 플라타노스를 잘 구은 다음 칼로 배를 쓱 가르고 맛있는 치즈 덩어리를 넣는다.
그리고 거기에 보카디요(bocadillo)라는 구아바 잼을 살짝 발라서 먹으면 오오오오오오오 -_-bbbbbb
치즈도 굉장히 맛있다. 조금 맛이 강한 모짜렐라같은데, 정확히 종류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역시 이 거대 옥수수의 위용 ㄷㄷㄷ
사진으로 봐서는 크기를 잘 가늠하기 어려운데, 알 하나가 내 엄지손톱보다 더 크다.
그러니깐, 보테로가 그린 뚱뚱한 옥수수는 과장이 아니라 리얼이었다는 거지!!! ㅋㅋㅋ
철판에 노릇노릇하게 구운 다음 버터를 살살 바르고 그 위에 살짝 소금을 뿌렸는데 바삭바삭 감칠맛이 그냥...^^;;;
뒷쪽에 보이는 실란트로 핫소스를 찍어먹기도 한다.
원래부터 옥수수는 무지 좋아하는 터라 두 손에 잡고 열심히 먹었다. ㅎㅎ 먹어도 먹어도 줄질 않는다 ㄷㄷ
그리고 이것이 문제의 곱창과 순대 그리고 꼬마감자 구이.
신림동 곱창타운에 가서도 단 한 번 먹어본 적이 없는 곱창을...지구 반대편에서 용기를 내서 한 점 먹어보았다;;;
일단 씹는 질감이 바삭바삭하고 맛은 고소한 편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깻잎 등으로 양념을 많이 하기에 그닥 냄새가 안난다고 하는데 이건 약간 꿀꿀이 냄새도 나고...
그래도 새로운 것에 도전했다는 데에 의의를!! ㅋㅋㅋ
이렇게 밥을 배터지게 먹고 한가로이 몬세라테 정상 주변을 거닐었다.
지붕이 보이는 것은 프렌치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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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이 있어서 그런가 중간중간 이런 조각도 있고...
배도 부르고, 경치도 좋고, 날씨도 좋아서 기분좋게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내려왔다.
이렇게 몬세라테 정상에서 예쁘게 장식해놓은 정원을 보니까 혹시 보고타에는 식물원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이드북을 뒤적뒤적하다보니 우왓! Jardin Botanico (Botanic Garden)라는 곳이 있구나!
얼른 택시를 잡아타고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