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으로 보는 세계사
21세기연구회 지음, 김향 옮김 / 시공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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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타고는 기원전 9세기에 페니키아인이 건설한 도시로, 페니키아어의 카르트(새롭다)와 하다슈트(도시)를 합해서 '신도시', '뉴타운'이 되었다.

바르셀로나는 그리스인이 건설한 도시였는데, 기원전 230년 카르타고의 바르카 장군이 점령하여 새로운 도시를 건설했다. 그리고 도시 이름을 바르시노아(바르카 가문의 도시)로 정했다.

이즈미르 북쪽에 있는 레스보스 섬은 여성의 동성애가 성행함에 따라 레스비언의 어원이 되었는데, 본래의 의미는 '숲이 깊다'는 뜻이다.

사하라 사막 이남에 흑인들의 나라가 있다는 사실을 안 그리스인은 그곳을 아이토스오프시아, 즉 아이토스(볕에 그을린)와 오프스(사람, 얼굴)에 지명접미사 -ia를 붙여 '볕에 그을린 사람의 나라'라 불렀다. 이것이 후일 에티오피아로 잘못 전해져, 지금도 국가명으로 남아 있다.

오클라호마는 그곳에 살던 인디언들의 말로 오클라(사람들)와 호마(붉은)가 더해져 붉은 사람들, 즉 백인이 인디언을 차별해서 부룰 때의 붉은 인종들(the red people)을 인디언말로 바꿔 놓은 이름이고, 시카고는 인디언 말로 '야생 양파가 있는 장소'에서 유래되었다.

  이상의 것들 외에도 이 책에는 지명에 관련된 수많은 정보가 들어있다. 지금까지 지명을 추적하며 기록한 세계사 책은 처음봤다. 그래서 책 읽는 재미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세계사의 흐름을 정리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제공하는 정보가 세계사 지식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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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신학 - 그리스도교신학개론
ALISTER E.MCGRATH / 대한기독교서회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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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0쪽의 대장정을 마쳤다. 영어 원제목은 "Christian Theology"였으나 역자들이 "역사 속의 신학"이라는 한글제목을 붙인 이유는 이 책의 역사신학적인 특징 때문이었다. 알리스터 맥그래스는 기존의 조직신학 개론서의 틀을 벗어나 먼저 교부들의 신학으로부터 포스트모더니즘의 신학까지를 총괄하여 소개했다. 이 책은 그리스도교 사상사, 자료와 방법론, 그리스도교 신학 등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구성 자체가 기존의 책들과 차별화되어 있다. 덕분에 신학 연구의 발판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책이 되었다.

  이 책의 부제는 영어로는 "An Introuction"이고 한글로는 "그리스도교 신학개론"이다. 부제를 통해 우리는 이 책이 신학에 입문하는 학생들을 위한 책임을 알 수 있다. 저자는 10여년 동안 신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쌓아온 교수법을 토대로 이 책을 기록하였고, 독자들에게도 더 깊은 연구를 위한 개론서로 읽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저자는 신학적으로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역사 속의 등장한 거의 모든 신학사조를 빼놓지 않고 기록하려 애썼다. 그래서 독자들은 객관적인 안목을 가지고 신학의 흐름과 주제를 잡아갈 수 있다. 특히 어떤 신학적인 주제를 접하더라도 역사신학적인 접근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워낙 방대한 양이라 신학을 시작하는 이들이 한 번에 소화하기가 힘들듯하다. 큰 그림을 그리고 전체 흐름을 파악하는 데 만족하고, 더 깊은 연구를 진행하기에 앞서 한 번씩 더 들춰보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이미 신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그리스도교 신학 전체를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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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 - 마음을 움직이는 힘 위즈덤하우스 한국형 자기계발 시리즈 1
한상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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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을 못 보는 사람이 밤에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한 손에는 등불을 들고 길을 걸었다.  그와 마주친 사람이 물었다.  "정말 어리석군요. 앞을 보지도 못하면서 등불은 왜 들고 다닙니까?" 그가 말했다. "당신이 나와 부딪히지 않게 하려고요. 이 등불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위의 바바 하리다스의 이야기가 이 책을 잘 요약해주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은 '배려'이고 부제는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다.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메시지가 이 책의 핵심골자이다. 실제로 리더십이 발휘되는 현장에서 지적하거나 야단치는 것보다 피인도자를 감동시키는 것이 훨씬 큰 효율을 가져온다는 것을 얼마나 많이 경험하는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을 수 없는 리더는 지속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다.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공감능력'이다. 그러나 개발과 경쟁을 통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으며 달려온 우리의 현대사는 공감하는 리더보다 일 잘 하고 야무지고 남들을 제치고 앞서가는 사람을 '성공한 사람의전형'으로 미화해 왔다. 그 결과 수많은 야스퍼거, 혹은 사스퍼거를 양산해 왔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리더들이 얼마나 많은가.

  요사이 서점가에는 '우화를 통한 처세술'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간략한 메시지를 전한다. 그 내용은 대동소이한데, 함께 일 하고 배려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남들보다 덜 자고 더 노력해야 한다는 책들이 인기를 끌었던 때를 생각하면 트렌드가 바뀌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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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
잭 웨더포드 지음, 정영목 옮김 / 사계절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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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를 잃고, 노예로 팔려 가고, 아내를 약탈당하기도 했던 약자 칭기스칸이 삭막하고 잔인한 초원의 질서에서 살아남아 어떻게 세계 대제국을 이룰 수 있었을까? 혈연을 무시한 능력 위주의 조직, 독단적 리더십을 극복한 팀 리더십(쿠릴타이)의 경영 마인드, 전투 때마다 바뀌는 전술과 무기, 끊임없는 혁신과 혁명, 인재를 키우고 등용하고 보호하는 시대초월적 안목......이 책은 칭기스칸이 어떻게 난관을 극복하고 세계제국을 일굴 수 있었는지를 밝혀준다.

  어찌나 흥미진진한지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서양사에 익숙해 있던 터라 칭기스칸이 유럽을 침공하는 과정에서는 온갖 상상력이 발동하여 지적 유희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간간이 박혀있는 유대인들과 몽골인들의 상관관계도 재미 있었고, 덕분에 서양사를 공부할 때 늘 의문으로 남아 있던 몇 몇 숙제들도 풀 수 있었다. 칭기스칸의 전략과 리더십도 흥미로왔지만, 오히려 대학을 세우거나 학자들을 영입하거나 선진문화들을 받아 들이고 혁신해가는 대목에서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칭기스칸이 그저 무력으로만 잔인하게 제국을 넓혀 나간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해 가는 것은 그 동안의 편견을 밀어내고 새로운 안목을 갖게 했다. 칭기스칸이 죽은 후 제국이 분열되어 가는 장면은 눈쌀을 찌푸리고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온갖 음모와 술수가 판을 치는 정치판은 예나 지금이나 동서양이나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칭기스칸의 제국이 러시아, 인도, 페르시아와 이라크, 중국 등으로 확장 전이되는 과정을 살피는 것은 역사인식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일이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전투 현장과 통치 현장, 혁명과 혁신의 현장, 권력투쟁의 현장 등을 마음껏 누빌 수 있었다.  그야말로 흥미진진했다. 번역자의 탁월한 번역 솜씨는 책 읽기를 한층 즐겁게 했다. 간만에 소설보다 재미있는 역사책을 읽게 되어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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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귐의 기도
김영봉 지음 / IVP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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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사귐이다. 기도의 참된 의미는 여기에 있다. 우리가 눈을 떠 그분을 뵙고 그분을 향해 마음을 열고 우리 삶에 그분을 받아들이면 사귐이 시작된다. 기도를 통해 영이신 하나님과 사귀다 보면, 요청할 때도 있고 침묵할 때도 있고 찬양할 때도 있다. 묵묵히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서도 사귐이다. 그 모든 것이 기도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한, 우리가 하는 행동은 모두 기도다. 이렇게 사귐의 기도를 지속하면 우리는 하나님의 성품에 점점 깊이 참여하게 되고 그분을 닮아간다."

  내가 기억하는 한 기도에 관한 가장 탁월한 정리이다. 기도에 관한 오해만큼 신앙생활의 큰 적이 있을까. 하나님을 움직이려 하는 기도, 하나님을 달래거나 얼래어서 내 소원을 이루고자 하는 기도, 심지어 하나님을 협박하는 기도가 횡행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 아닌가.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은 보물과 같다. 하나님으로 기뻐하고, 하나님과 함께 하고, 하나님과 함께 느끼고, 하나님과 나누는 참 기도의 속성을 잘 설명해 주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가 어떻게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사귈 수 있는지, 사귐의 기도가 가져다 주는 열매가 무엇인지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두 번 읽었고, 10권 이상을 지우들에게 선물해 주었다. 그만큼 이 책에서 큰 영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하나님과 더 깊은 사귐을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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