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도 파라도.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이야기이다. 이야기? 실화다.

 

1972년 10월 13일,

우루과이 럭비팀이 안데스산맥을 넘다가 전세비행기의 추락사고를 경험한다.

구조팀이 자신들을 발견할지 불투명한 가운데, 시간은 자꾸만 흘러간다. 

안데스 산맥의 구석에 조난당한 난도 파라도의 재난이후 70일동안의 여정을 그린, 말 그대로 귀환 이야기이다.

먹을 게 없어 같이 뒹굴었던 동료들의 시체를 베어내어 인육을 먹으며 살아남고자 했던 생존의지.

럭비팀이 가진 팀워크, 연대감. 가족이 뿜어내는 사랑과 애정.

 

인생의 위기 가운데 우리는 어떻게 헤쳐 나아가야 하는가?

그 가운데서도

인생은 지나간 과거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만 바라보고 나아가는 것임을 보여준다.

 

엄마와 여동생이 싸늘한 시체로 변해가고, 절친들이 죽어가고 희망이 완전 씨조차 말라버린 가운데서도 난도는 앞으로 나아간다. 사랑하는 가족, 아버지가 보여 준 삶의 모습, 말 한마디, 한 마디...

 

그래서, 그는 죽음의 반대를 '사랑'이라고 했다.

그 사랑이 난도를 안데스산맥을 걸어서-과연 그게 가능한가? 하지만, 난도 파라도는 해냈다- 넘어 구조의 손길을 보내게 한 것이다.

주인공이 그 사고가 있고 난 30년이 지난 시점에 이 책이 그때의 사건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물론 영화 <얼라이브>도 만들어지긴 했다. 하지만, 영화를 본 나의 감상은 비추이다.

나는 인육을 먹는 장면을 어떻게 묘사했을까 그게 궁금했다. 아무래도 오래전에 만들어진 영화라서...

이 책을 보면, 난도 파라도의 개인적인 내면과 정신세계의 디테일은 정말 독자가 그를 존경하게끔 만든다.

그만큼 훌륭한 작품이다.

가슴이 떨린다.

안데스산맥에서 내가 거기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게 텍스트 필드의 매력이다.

 

인생에겐 누구나 '안데스'가 있다!

 

<난도의 위대한 귀환> ...고통과 환난과 아픔과 상처의 무저갱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이면, 이 책을 읽어보라. 

 

P.S 나는 꼭 이 책의 리뷰를 적고싶었다. 너무 좋은 책이다. 잘 적고 싶은데,

덧붙이면 느낌이 격하될까 거의 독서노트를 보고 거의 옮겨적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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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반납문자가 와서 읽을 책도 많은데 포기하려다 집어들었는데, 다 읽어버렸다. 운동권이 뭔지 글로만 아는 90년대 학번인 내가 대학시절 박일문의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읽었더랬다. 드라마도 했었다. 이병헌이 주연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2번 읽은 것으로 기억한다. ‘라라’와 ‘디디’. 그 때 적은 리뷰를 읽어보면 맞는 말이긴 한데, 정치감각이나 몸으로 부대낀 내력이 없으니 이론적인 냄새가 많이 난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내가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재독한 것은 박일문의 문체가 너무 도발적이었기 때문이다. 그걸 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 하나? 암튼.
<살아남은 자의 슬픔>리뷰가 북플 여기 남아있네요ㅎㅎ

박일문의 소설이 <살아남은 자의 슬픔:사회편> 정도라면, 이정서의 소설은 <살아남은 자의 슬픔: 군대와 현재편> 뭐 그렇게 볼 수 있지 않을까! 군대에서 친했던 하치우의 변모는 서글프고 김영수의 끝은 슬프다..

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읽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브레히트의 시집을 사서 읽었다. 근데 뭔 소린지..그때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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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이었다.

우리 애들 수영장 가고싶다고 해서 수영장에 1시간 반 정도 넣어놓고(동전도 아닌데, 표현이 좀...), 난 아이스커피를 주문하기 위해 카페에 갔다. 아이스커피를 한잔 주문하고 오랜만에 대학후배를 만나 잠깐 담소를 나눴다. 시간을 보니 애들 받기 전 약 30분정도 남아 심심풀이로 도서관엘 갔다.

 

평소에 보고 싶었던 이승우의 <모르는 사람들>을 빌려서 첫번째 단편을 읽었다. 첫번째 단편이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젊을 때 신학대학원까지 가볼까 하는 영적인 열정이 있던 남편이 그 모든 욕구를 억누르고 집안이 빵빵한 사장님의 딸과 결혼을 한다. 장인이 사장이고 남편은 그 회사의 직원이고 승진을 하고 일을 하지만 남편의 마음의 한 구석은 언제나 공허했나보다. 나이 50이 되었을때 남자는 갑자기 사라진다. 아내는 남편이 비행기 사고로 죽었다고, 그 추락한 비행기에 남편회사의 26살짜리 여자모델이 타고 있었는데, 남편이 분명 그 여자와 연애행각을 벌였을 것이고, 두 사람이 밀월여행을 떠나다가 비행기추락사고로 죽었다고 추측한다. 하지만, 정작 남편은 비행기사고자의 명단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10여년이 지난 후, 갑자기 전화가 걸려온다. 땅끝선교회 간사라는 사람이 남편이 죽었다고. 외국의 어느 선교지에서 행복하게 사역하다가 죽었다고. 남편은 자신의 죽음을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는데, 인간의 도리가 아닌 것 같아 알린다고 했다. 아들은 아버지의 유품을 받아들고 왔고, 아내도 남편의 흔적들을 돌아보며 복잡한 생각들 속에 잠긴다.

 

모르는 사람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지만, 우리는 가장 모르는 사람들처럼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면, 에라스트공과 블라디미르가 고도(Godot)를 기다리며 끊임없이 걸어가지만 '희망없는 희망(hopeless hope)'에 목을 맨 채 평행선을 유지하며 걸어간다. 껴안고 포용하고 얼싸안지 못하는 구도이다.

 

 

가장 가까이에 있지만, 가장 멀게 느껴지며, 모르는 사람들처럼 살아가는 우리들은 '투명인간'처럼 살아가고 있다.

 

성석제의 <투명인간>은 한 가정사를 다루면서, 아버지, 주인공 김백수, 김만수, 김석수, 명희, 옥희, 금희, 만수부인, 석수와 영주, 그리고 그 사이에 낳은 아들 태석이, 모두가 투명인간처럼 살아가고 있다. 가장 부각되는 것은 만수이다.

 

'나는 알았다. 그 또한 투명인간이라는 것을. 나는 모른다. 그가 왜, 어떻게, 언제부터 투명인간이 되었는지를.'(p.11)

 

형 백수는 생활고와 등록금을 벌기위해 월남전에 참전하지만 거기서 고엽제로 말미암아 차가운 시체로 돌아온다. 동생 석수는 데모하다 도망쳐 함께 동거한 영주에게서 태석이란 아들을 가지지만, 석수는 군대 제대후 사라져버린다. 영주는 태석을 형부인 만수에게 애기를 맡기고 사라진다. 태석이 때문에 만수와 만수부인은 애기를 가지는 것을 계속 미룬다. 하지만 태석은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만수부인의 골치를 아프게 하는 존재이다.

 

'아이는 투명인간이었다. 제가 그런 끔찍한 존재인 줄도 모르는.'(p.342)

 

하지만, 만수부인이 신장이 나빠 혈액을  투석하며 고달프게 지낼때,

기적적인 발언을 한다.

 

'나 엄마한테, 저기 엄마, 저기에 있는 엄마한테, 나 신장 주고 싶어.

엄마한테, 엄마한테 나를 데려다...'(p.352)

 

태석이가 그래도 만수부인을 '엄마'라고 부르며 투명인간에서 벗어나오려고 한다.

 

세 딸 중 큰 딸은 공순이 갑순이 편지를 보고서 화전마을인 고향을 보기좋게 떠나 가출하고, 둘재 딸은 그렇게 똑똑했던 연탄가스 사고로 인해 정신지체자가 되고, 막내 딸은 놈팽이같은 놈의 아이를 임신해서 꼴아박는 인생을 산다.  외로움과 소외와 지친 가정사, 투명인간, 하루 20시간씩을 일을 하며 가족들의 뒷바라지를 하는, 등골빠지는 투명인간 만수의 인생이 너무 고달파보였다.

 

 

지금 읽고 있는 최은영의 <쇼코의 미소>에서, 주인공 소유는 외할아버지와 엄마와 같이 산다. 아빠는 엄마가 결혼한지 4년만에 돌아가셨다. 소유는 왜 할아버지와 같이 살아야하는지, 엄마는 왜 늘 자기 옆에 없고 일만 하러 다니는지 이해불가였다. 그러다가 일본에서 고교교환학생 개념으로 자기 집에서 쇼코와 일주일을 같이 지낸다. 쇼코도 할아버지와 고모와 지낸다고 했다. 30년동안 집에서만 지내고, 실내에서 담배를 마음대로 피고, 텔레비전도 늘 할아버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그런 할아버지가 너무나 싫었던 소유. 

그러다가 대학을 들어가면서 독립을 하면서 영화감독의 꿈을 꾸며 살아가는 소유, 서른이 되었지만 변변찮게 방콕(?)만 하면서 우울하게 살아가는 소유를 할아버지가 느닺없이 찾아온다. 그렇게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온 할아버지, 아침부터 오후 3시까지 기다리며 전화를 기다렸던 할아버지, 소유의 엄마는 할아버지를 식사도 안 챙겨드리고 보냈냐고 나무랐다. 할아버지가 다녀간 이후로 소유가 조금씩 변해간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와 소유가 대화하는 장면이다.

 

"할아버지가 서울 자취방으로 오셨던 날 있잖아."

"응."

"그 때 나한테 뭐라고 하셨는 줄 알아?"

"뭐라 하셨어?"

"내가 이러고 사는 게 멋지다고,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는 거니까 멋지다고 하셨어.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 이후로 영화 일이 마음으로 정리가 되더라."

"정리가 되다니?"

"이제는 끝내려고, 엄마." (p.53)

 

투명인간처럼 여겨졌던 할아버지가 수면위로 드러나 손녀에게 한 말이 손녀의 삶을 변화시킨다. 소유는 영화감독이 아니면, 영화일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찌질하게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변화의 반전을 가져온 소유는 투명인간처럼 여겨졌던 엄마에게도 다가간다.

 

'나는 서울에 살든 고향에 살든 엄마와는 같이 살지 않겠다고 말했다. 엄마도 이제는 자유로워지라고, 집에는 남자친구든 친구든 불러서 같이 놀고, 누구의 밥걱정도 하지 말고 그냥 그렇게 있으라고 했다.'

 

"엄마는 누구보다도 혼자 있기를 바랐던 사람이쟎아."

"......고마워."(p.53)

 

할아버지는 손녀 딸을 위해 평생 구지폐부터 시작해 꼬깃꼬깃 푼돈을 모아둔 돈뭉치를 엄마를 통해 소유에게 유산으로 전해준다. 할아버지의 가슴에 새겨진 손녀, 소유, 할아버지의 가슴에서 나온 말과 행동이 소유를 변화시켰다. '모르는 사람들'처럼 지내고 싶고, '투명인간'처럼 지내고 싶었던 가족이 가슴으로 들어왔을 때, 그들은 영혼의 자유를 경험한다. 소유는 쇼코에 대해서도 포기하고 싶었고, 모르는 사람처럼 살고 싶었지만, 손을 내밀게 된다. 고령화사회 시대에, 과로노인들은 천대받고 멸시받고 투명인간 취급받는 시대에 가족이라는 뜨거운 피가 내뿜는 애정의 숨결을 이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어 신선하고 감사했다. 근데 이게 단편이라 좀 아쉽다. 근데 최은영은 단편이지만 묵직함은 장편 못지 않게 길고 깊고 넓고 두껍다.

 

 

 

 

 

 

 

 

 

 

 

 

 

 

 

 

 

 

애들을 받아 집으로 돌아와보니 기다리던 책들이 도착해있었다(도착하면 바로 읽을 것도 아닌데, 우리는 소통전문가 김창옥의 표현처럼 애들이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기다리는 것처럼 택배를 기다린다 ㅎ).

 

지난주 두번에 걸쳐 11권의 책을 질렀다.

난 인제 읽은 책들을 디스플레이하는 서재보다 움베르토 에코가 말한 반서재를 좋아하는 걸로. 안 읽은 책을 쌓아두고 쳐다보는 것도 참 즐겁다. 예전에는 '아직도 이 책을 못 읽었구나!'하면서 갑갑해했지만, 지금은 또 다시 읽을 책들이 널려있다는 사실이 나를 즐겁게 한다. 그래서, 아예 읽은 책들의 책장을 방 안쪽으로 넣어버리고, 거실책장은 반서재로 만들었다. 읽은 책은 더 이상 내게 재미없는 걸로.


최은영의 소설이 너무 좋아 빌려 읽고 나서 바로 주문했다.

<내게 무해한 사람>! 그리고 소설가들이 뽑은 2016년 소설 공동1위 <쇼코의 미소>

 

토마스 만이 25살에 노벨문학상 수상의 기염을 토했던 작품<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1,2>,

 

 

 

 

 

 

 

 

 

 

 

 

 

 

 

 

 

 

 

 

그리고 

<1천권독서법>저자의 추천도서 2권-<밥상머리의 작은 기적>,<이상한 정상가족>. 읽고 좋다고 추천하는데는 이유가 다 있다!

나보다 어린 전안나 작가의 의견을 반영하고 수렴한다(난 개인적으로 <1천권독서법>을 읽고 독서의 양적 성장에 목표를 잡았다).

 

 

 

 

 

 

 

 

 

 

 

 

 

 

 

 

 

 

 

 팀 켈러의 저서 2권-팀켈러는 불같은 지성인이다!-,

 

 

 

 

 

 

 

 

 

 

 

 

 

 

 

 

 

 

사무엘 베케트의 생경한 저서, 그에 대한 다른 작가의 저서.

 

 

 

 

 

 

 

 

 

 

 

 

 

 

 

 

 

 

 

 

그리고, 

존스토트의<그리스도의십자가>, 

집에 꽃혀 있는 건 낡고 바래진 93년도판인데, 너무 오래되서 다시 읽고싶은 마음이...그 책을 읽기보다, 새 책 양장본으로 재독하고싶어 구매했다! 일단 재독하기 시작했다. <어톤먼트>리뷰 올리다가 또 생각치도 못한 책에 꽂혀 버렸다! 양장본이니 죽을때까지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복음주의 신학자 제임스 패커가 이 책을 보고

“당신을 옷을 팔아서라도 당장 사라!”고 했다!

 

 

 

 

 

 

 

 

 

 

 

 

 

 

그리고, 어제 또 도착한 책들!

이웃 Cyrus님의 글과 로쟈님의 별5개가 이 내 맘에 훅 들어왔네요!

 

 

막내 안과 다녀오는 길에 '정혜윤의 삶을 바꾸는 책읽기'를 들고 다녔다는.

 

 

 

 

 

 

 

 

 

 

 

 

 

 

오늘 초복인데, 삼계탕 한 그릇 뚝딱하시고 이웃님들 모두 화이팅하세요!

어제 탄산수를 한 박스 사서 더울때마다 레몬 모히토 만들어 마시고 있습니다. 

이웃님들 모두 더위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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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7-17 14: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을 진짜 많이 사 보시는군요!ㅎ
저도 다른 건 몰라도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다시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책 초판 나온지가 30년쯤 됐을 것 같은데...
곧 제 생일인데 삥뜯기 한번 해 볼까 생각 중입니다.ㅋㅋ

카알벨루치 2018-07-17 14:52   좋아요 0 | URL
지르심이 가한 줄 아뢰오~^^

cyrus 2018-07-17 16: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말 사고 싶은 희귀도서를 발견하면, 가지고 있는 책을 팔아서라도 그 책을 꼭 삽니다! ㅎㅎㅎ 혹시 <남아있는 나날>을 구입했을 때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을 언급한 제 글에 땡스투 적립금 버튼을 누르셨나요? 그랬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책 정식 리뷰도 아니고, 내용이 빈약한 강연 후기라서 썩 잘 쓴 게 아니거든요.. ^^;;

카알벨루치 2018-07-17 17:01   좋아요 1 | URL
님 글은 잘 보고 있습니다 웬만하면 전 땡스투 눌렀을걸요~ㅎ

카알벨루치 2018-07-17 17:03   좋아요 0 | URL
근데 전 책은 판 적은 없어요 선물로 주면 모를까~제자들 놀러오면 반서재에서 고르라 하죠 읽고 싶은거

나와같다면 2018-07-17 2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승우의 <모르는 사람들> 슬프고.. 아득하네요..

˝당신의 옷을 팔아서라도 당장 사라!˝ 고 한 존스토트 <그리스도의 십자자> 읽어보려고 합니다. 고맙습니다

카알벨루치 2018-07-17 22:28   좋아요 0 | URL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
 
반딧불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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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을 장편으로 가기 위한 브릿지?! <상실의 시대> 분위기가 났다 했는데, 단편 <반딧불이>는 <상실의 시대>로 가기 위한 교두보였다! 작가도 쉬어가는 틈과 텀(term)이 필요한 듯! 하루키의 글에 무언가를 기대하기보다 난 그냥 읽는다. 하루키를 읽는 것만으로 그냥 감성이 리필되는 느낌? 또 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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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8-07-17 1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시원하게 보내시고 즐거운 하루되세요!^^

카알벨루치 2018-07-17 12:31   좋아요 0 | URL
저도 장길산 사놓고 눈팅만 하고 있는데...오늘도 강건하세요!

후애(厚愛) 2018-07-17 12:48   좋아요 1 | URL
아 장길산 갖고 계시는군요.^^
저는 7권까지 읽고 지금은 다른 책을 읽고 있어서 언제 읽을지 모르겠어요.^^;;
 

다윗…흠모할만한 인간적 매력과 신적인 기풍이 우러나는 인물이다.

다윗을 떠올리면 언제나 내 머리 속에 연상되는 것은 ‘로망스Romance’적인 분위기이다.
이 글을 적는 가운데 나는 ‘로망스(로맨스)Romance’라는 단어를 적으면서 나는 ‘로마서Romans’라는 영어단어를 떠올렸다.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것은 나의 순간적인 착각이었다. 신앙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이런 단어선택에 있어서도 이런 착각을 하는가 싶었다.

그러나 가만히 돌아보면 이 ‘다윗: 현실에 뿌리 박힌 영성’이라는 책의 분위기를 이야기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것은 ‘다윗’에 대한 성경적인, 신학적인 분위기에 대한 색채가 이 책을 통해 문학적인, 현실적인 분위기로 아주 심도있게 유진 피터슨이 이끈다는 것이다. 푸른 초원 가운데 양 떼들을 방류해놓고 자신은 시냇가 에 앉아 수금을 연주하며 풍류를 즐기는, 시인의 자질과 음악가의 자질들을 충분히 그리고 유감없이 발휘하는 면모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다윗에 대한 상상은 교정이 필요하다. 자연이 펼쳐져 있기에 한 소절의 노래와 시가 노닐만한 구석과 공간은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는 목자(양치기)의 일을 하면서 늘 경계심을 늦출 수가 없었다. 그는 맹수의 위협으로부터 양들을 지켜내야 할 목자의 책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다윗의 소년시절의 단면은 그의 인생을 다분히 함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기에 다윗에겐 ‘로망스’적인 요소가 다분하면서도 동시에 끊임없는 ‘유혹자’의 요소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윗의 삶은 신적인 여가relax의 축과 인간적인 열병sickness의 축이라는 구도로 잡아 볼 수 있겠다. 이러한 두 가지 축에 대한 조망은 어쩌면 우리 인생과 겹쳐지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시종일관 다윗이라는 인물에 대한 탐색과 아울러 내 인생에 대한 자잘한 반성들reflections이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다윗의 신적인 여가relax의 축을 살펴보자.
다윗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무릉도원에 누워 풍요를 노래하며 풍류를 즐길 줄 아는, 한없이 여유로운 인물이었다. 그는 낭만적인 인물이었고 정열의 사람이었고 믿음의 사람이었다. 삶의 자잘한 기쁨들을 발견할 수 있는 여유가 존재하였던 인물이었다. 그러한 다윗의 다윗됨은 모두 신적인 경유를 가진다. 그의 삶은 바로 ‘하나님과의 끊임없는 대면함’ 이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그의 삶은 ‘신적theistic’이라 명명할 수 있겠다. 다윗의 하나님중심적인 삶의 정점을 보여주는 대목은 바로 ‘골리앗’사건이다. 다윗은 ‘상황적인 광야’로 늘 내몰리지만 그 가운데 그가 더욱 건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하나님을 추구하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 다윗을 더욱 높이 평가하는 것은 그가 다른 성경의 위인들과는 대별되는 ‘시와 음악’이라는 예술적인, 문학적인 요소를 소유하였다는 것이다. 시편의 무수한 시들이 그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다윗은 ‘시와 음악’은 말 그대로 ‘현실에 뿌리박은 시와 음악’이다. 고통가운데 신음하면서 그는 찬양하였고 시를 적었던 것이다. 그것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 시편 57편이다. 다윗은 하나님의 하나님되심을 강력하게 선포하며 찬양하고 있다. 이 모습은 바로 ‘하나님을 향해 살아있는 다윗’의 모습이다. 도망자의 구질구질한 신세 가운데서도 ‘주의 이름은 온 세계 위에 높아지기를 원하는’ 송축의 장면은 잊을 수 없다.

또한 다윗의 삶은 인간적인 열병sickness의 축을 가진다.
그는 맹렬한 짐승들의 공격을 육박전으로 벌일만큼 인간적인 두려움과 불안의 열병이 가득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소년시절의 경험은 후에 사울로부터의 피난길에서 수없이 앓았고 사울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이후로는 밧세바와의 간음 사건이나 사랑하는 아들, 압살롬의 사건으로 불거진 왕권문제 등이 그러한 삶의 흔적들이다. 이러한 삶은 ‘일상적earthy’이라 명할 수 있겠다. 말 그대로 다윗의 삶은 ‘역동성’ 그 자체였다. 현실안주와 안락한 삶을 추구할 수 있는 왕의 자리에서 하나님은 그를 ‘인생은 하나의 모험’임을, 그 모험으로 사는 인생에 주를 경외하는 법을 혹독하게 가르치신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인 법, 하나님은 다윗을 결코 고인 물처럼 놔두지 않으시고 콸콸 흘러, 굽이 굽이 흘러 시내를 채우고 강을 가로질러 바다를 향해 쭉쭉 뻗어가게끔 인도해가신다. 그것은 다윗의 삶의 생리일 뿐만 아니라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의 그리스도인들, 아니 더 나아가 그리스도의 십자가 아래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고전 1:24)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삶의 패턴이다.

평생 피로 얼룩진 전쟁터에서 세월을 보낸 다윗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의 삶은 영적 전쟁터, 정신적인 전쟁터의 전사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 우리의 인생은 ‘영적 전쟁터’이다. 다윗의 인생은 우리에게 그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유진 피터슨은 문학적인 상상력을 성경적인 텍스트에다 불어넣어 성경의 인물들이 텍스트라는 땅을 딛고 일어서서 움직이게끔 하고 있다.이 책은 삼상, 삼하, 시편 그리고 신. 구약을 넘나들며 다윗의 삶을 테마 별로 조망해가는데, 그 글 솜씨와 글맛이 압권이다. 이전에 다윗에 대해 이야기 할 일이 있어 이 책을 자주 인용. 참고하면서 얼마나 흥분하였던지…그 감격과 흥분은 이 책을 들추어 볼 때마다 되살아 날 것이다. 다윗의 시적 감각과 문학적 소양과 음악적 기질을 나름대로 음미할 수 있는 특권과 그의 삶의 리얼리티를 묵상할 수 있게 하신 하나님, 우리에게 유진 피터슨이라는 영적 거장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오랫동안 부여잡고서 씨름했다. 읽지만 진도가 좀체 나가지 않아서 늘 조급해하다 이 책도 소화해내지 못했던 시간들.
이제서야 ‘다 읽었구나!’

다윗에 대한 유진 피터슨의 관찰과 해석과 글은 정말 감동과 지적 해갈함과 다윗에 대한 인간적인 찬사와 신적 경이감을 불러 일으켰다.
탁월한 책, 삼상, 삼하, 시편 그리고 신.구약을 넘나들며 다윗의 삶을 테마별로 조망해가는 작가의 글 솜씨와 글맛이 압권이었다. 깨닫지 못했던 사실에 대한 인지와 도전은 나를 많이 흔들었다. 번역도 참 잘 된듯하다. 다시 이 책을 후에 참고하게 될 것 같다. 몰랐던 사실이 이 책에 많이 수록되어 있기에…. 2003.03…


-이 글은 IVP독서감상문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것으로 기억한다.

유진 피터슨 저작중 소장도서들이다!
유진 피터슨은 <메시지성경>쓴 저자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그들은 교회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리더를 떠난다>와 <주와 함께 달려가리이다>를 추천한다. <그들은...떠난다>는 유진 피터슨 뿐만 아니라 다양한 리더들의 글이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된 글모음집인데, 가슴에 비수가 꽂힌다. <주와 함께 달려가리이다>는 눈물의 선지자 예레미야에 대한 묵상연구서이다. 제목이 넘 멋지지 않은가!Run With the Horses! 말들과 함께 달려야 하지 않겠느냐!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를 도전시키시고 일으키시고 세우시고 업 그레이드시키시길 원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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