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메이벨 이야기
버지니아 리 버튼 글.그림, 이수연 옮김 / 키다리 / 2011년 1월
구판절판


<케이블카 메이벨 이야기>는 <작은집 이야기>로 칼데콧상을 수상한 버지니아 리 버튼의 작품이랍니다. 작가의 두 아들이 만화책을 즐겨보는 모습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그림책을 만들기 위해 창작을 시작했다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우리집 아들도 탈것이 등장하는 작가의 책 <말괄량이 기관차 치치>, <케이블카 메이벨 이야기> 모두 좋아하더군요. 저는 버지니아 리 버튼의 그림책에서 감동을 느끼기도 합니다. <작은집 이야기>에서 발전이라는 명목하에 사라져 가는 옛것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감동을 주었는데, 이 책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주는군요.

우리집 큰 아이는 특히나 이렇게 실화를 바탕으로 쓴 책을 보면 사실적인 이야기에 감동이 두배라고 얘기합니다. 책의 시작에 <케이블카가 사라지지 않도록 그 어떤 노고도 아끼지 않은 한스 크루스만 부인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라는 글귀를 보더니, 실제 이야기를 쓴 책이냐며 여러번 확인하더니 아주 열심히 보더군요.

이 책은 언덕이 많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유용한 교통수단으로 사용된 케이블카의 이야기랍니다.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공중에 메달려 다니는 케이블카가 아닌, 전차 모양의 케이블카가 초기의 케이블카 모습이라는 것도 알 수 있군요.

오랜시간 샌프란시스코와 함께한 메이벨은 옛것이 사라지고 새것이 생겨나는 모습을 지켜보았지요. 무시무시한 지진과 화재로 불태워졌던 도시의 모습도 잊혀져 갔답니다. 대신 얼마나 빠르게 도시가 커져갔는지를 기억하지요.

높은 건물과 자동차가 한가득인 거리, 급하게 서두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여유를 찾아볼 수 없답니다. 결국 빠르게 발전하는 것을 최고로 여기는 도시의 사람들은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느리고 쓸모없는 케이블카를 없애야 한다고 얘기하지요.

스스로 힘도 세고, 속도도 빠르고, 돈도 많이 번다고 생각하는 버스 빅 빌도 메이벨을 무시합니다.

하지만 케이블카가 사라지면 안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었지요. 그들은 <케이블카를 지키기 위한 시민의 모임>을 결성하여 시민들에게 투표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합니다. 시민의 모임은 탄원서를 내는 등의 노력으로 메이벨의 운명을 결정할 권리를 갖게 되지요.

그리고, 운명의 투표날...
메이벨의 운명은 어떻게 결정되었을까요?

버지니아 리 버튼은 <작은집 이야기>에 이어 <케이블카 메이벨 이야기>에서도 오래된 것에 대한 소중한 추억을 잔잔히 전해주고 있답니다. 오래되고 낡은 것은 무조건 없애야 하고, 발전만이 최고인것처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주고 있는듯 하지요. 현대 문명과 오래된 것이 공존하는 상황으로 진정한 발전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겨 볼 수 있을것 같네요. 또한 케이블카를 지키기 위하여 노력한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의 모습을 통해 참된 민주주의 정신도 배워볼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책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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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11-01-31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케이블카를 처음 탄 기억은 초딩들어가기 직전(1970년대초반일 듯)서울 첫나들이왔을 때 창경원에서 였습니다.(창경원에 동물들이 가득할 때 였죠)창경원에 케이블카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제가 기억해 낸 것이 그렇습니다.

무스탕 2011-01-31 17:23   좋아요 0 | URL
전 70년 초반에 그러니까 73,4년도쯤 창경원에 동물 잔뜩 있을때 놀러갔다가 거기서 케이블카가 아니고 비행기 탔던 기억이 나요. 비슷한 시기였겠어요 ^^

같은하늘 2011-01-31 18:02   좋아요 0 | URL
어린시절을 기억하시는 두 분 대단하세요.^^
저는 한참 나이 먹고 설악산과 남산에서 케이블카 탔던것 기억하는데...

양철나무꾼 2011-02-01 0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예전부터 궁금했던 건데요, 이런 책에 관한 정보는 어디서 구하시나요.
아이들 책에 관해서는 항상 얼리 어덥터세요.

전 이제 동화책은 거의 안 보지만, 가끔 님의 리뷰 기억해 뒀다가 아이들이랑 눈높이 맞출 일 있을 때 써먹어요~^^

같은하늘 2011-02-01 22:46   좋아요 0 | URL
제 리뷰가 쓸모가 있었다니 제가 오히려 감사하지요.^^
저야 아직 아이들이 어리니 이런 책에 관심이 많은건 당연한거고...
주로 출판사 홈페이지나 카페를 방문해서 신간서적을 알아보곤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