쩌우 까우 이야기 - 베트남 땅별그림책 1
화이 남 지음, 김주영 옮김 / 보림 / 2010년 11월
품절


제목부터 생소한 <쩌우 까우 이야기>는 보림에서 새로나온 땅별그림책 시리즈 1권이랍니다. "땅별"은 지구를 가리키는 순우리말인데, 시리즈 제목처럼 앞으로 쉽게 접해보지 못한 지구 구석구석의 낯선 이야기를 전해 준다는군요. 그 첫번째 책으로는 베트남에서 전해오는 민담인 <쩌우까우>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답니다.

그렇다면 <쩌우까우>가 무엇일까요? 책의 맨 마지막에 보면 바위에서 뽑아낸 석회가루를 바른 쩌우 잎에 까우 열매 한 조각을 넣고 봉황새 모양이 되도록 싼 것을 말한다고 나와 있더군요. 베트남에서는 쩌우 까우를 한 입 씹으면 물감을 머금은 듯 입술이 예쁘게 붉어지고, 매콤한 기운에 몸도 따뜻해져 쩌우 까우를 즐겨 씹는다는군요. 또한 손님이 찾아왔을 때나 사람들이 서로 처음 만났을 때, 우정을 맹세할 때, 사랑을 약속할 때에도 함께 쩌우 까우를 씹어서 "쩌우 까우 한 입은 이야기의 시작"이라는 말도 있답니다.

<쩌우 까우 이야기>는 베트남작가가 쓰고, 그린 책이라 처음에는 그림이 조금 낯설게 느껴지지만, 같은 아시아권이라 그런지 부드러운 수채화풍의 그림이 볼수록 정감이 간답니다.

이야기는 쌍둥이 형제 "까오 떤"과 "까오 랑"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가족조차 분간하기 어렵게 닮은 쌍둥이 형제 떤과 랑은 르우 선생집에서 공부를 하게 됩니다. 르우 선생은 착하고 영리한 떤이 마음에 들어 사위로 맞이하여 새집을 지어주지만, 가족이 없는 동생 랑도 형의 집에서 함께 살게되지요.

하지만 동생 랑은 새로운 가정을 꾸리느라 바쁜 형이 전처럼 자신에게 신경을 써주지 않는것 같아 서운한 마음이 들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농사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랑을 떤으로 알고 반갑게 맞이한 떤의 아내는 나중에 사실을 알고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그날 이후 떤도 마음속에도 섭섭함이 쌓이고 결국 형제의 우애가 식어가게 되지요.

결국 랑은 집을 떠나 강가에서 사람모양의 바위로 변하게 되고, 동생을 찾아나선 떤도 강가에서 바위를 발견하고 바위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나무가 되지요. 떤의 아내도 남편을 찾아나선 강가에서 나무를 붙들고 울다가 줄기를 감고 올라가는 덩굴나무가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랍니다. 세 사람을 찾아나선 르우선생과 마을 사람들은 바위와 나무를 발견하고 사당을 지어 "의좋은 형제와 절의 있는 부부의 사당"이라고 이름을 붙여 주었다는군요.

세월이 흘러 가믐이 심했던 어느해에도 파릇파릇 싱싱한 나무잎을 보고 신기해하는 왕에게 세 사람의 이야기를 전해주었답니다. 왕이 나무 열매를 덩굴나무 잎사귀와 함께 씹었더니, 달콤하면서 매콤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지니, 그 귀한 나무를 곳곳에 심으라고 명령했답니다. 사람들은 이 나무들에 까우나무, 쩌우나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쩌우 까우 이야기>는 온나라에 퍼졌답니다.

책의 뒤에는 그림과 함께 베트남어 원문이 나와 있답니다. 우리는 베트남어를 모르지만, 우리나라에 이주해 있는 베트남 사람들이 이 책을 만나면 정말 반갑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낯선 곳에서 적응하기 힘들고, 고향생각이 날때 고향의 이야기와 글을 보면 반갑겠지요? 요즘은 다문화가정을 쉽게 접할 수 있는데, 다른 나라의 문화를 그림책으로 접해보니 색다르군요. 앞으로 인도,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다양한 나라의 이야기가 소개된다니, 각 나라의 풍습이나 문화, 의상 등을 접해볼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 오자신고 : 책의 마지막 쩌우 까우의 설명에서 오자가 보입니다.
봉황새 모양이 되로록 싼 것. -> 봉황새 모양이 되도록 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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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1-18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은 내게 유용하겠네요.
방과후학교에 오는 다문화 가정 아이 엄마가 베트남 사람이거든요.
오늘 책선물을 전해주느라 만났는데, 이 이야기를 알았다면 좋았을 걸~~ ^^

같은하늘 2011-01-21 00:55   좋아요 0 | URL
조금전에 페이퍼 보고왔어요.
자기 나라의 글이 담긴 책을 만났다면 더욱 반가웠을것을~~~

마녀고양이 2011-01-19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색깔 참 이뻐요, 연한 파스텔 톤으로.

쩌우까우는 석회 가루를 묻혔는데, 그거 먹어도 되는거 맞나요?
우리 한동안 석회 가루가 문제되어 난리였는데, 그거랑 다른거겠죠?

아하하, 오자 신고까징~

같은하늘 2011-01-21 00:56   좋아요 0 | URL
글쎄~~ 그것까지는 제가 잘 모르겠네요.^^;;;
먹어도 되니까 먹고있겠지요? ㅎㅎ

오월의바람 2011-02-13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선정 축하드려요. 저도 이 책 읽었는데... 이국적이지만 형제애를 나타낸 멋진 민담이었었어요. 다문화 사회에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요

같은하늘 2011-02-21 00:11   좋아요 0 | URL
축하 감사합니다.^^
시리즈로 나오는 책을 계속 보면 여러가지 문화를 배우게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