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파티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00
존 버닝햄 지음, 이상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시공주니어의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에서 선택한 200번째의 작품은 전 세계 어린이들의 친구이자 그림책의 거장인 존 버닝햄의 <비밀파티>이다. 네버랜드 시리즈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200이라는 숫자가 찍힌 존 버닝햄의 작품이 정말 마음에 든다. 이 작품 역시 존 버닝햄의 뛰어난 상상의 세계가 마음껏 펼쳐져 아이들과 함께 환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표지에 등장하는 주인공인 고양이 말콤은 내가 평소 생각하는 고양이의 이미지와는 너무나 다르다. 고양이는 웬지 도도하고 때로는 사악해 보이기도 하는데, 로빈훗 차림의 말콤은 모험심이 가득하여 우리 친구들을 멋진 곳으로 데려다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렇게 고양이 문으로 슬쩍 넘어 다니고, 쇼파에서 잠만 자는 평범한 고양이가 과연 그런 역할을 해 낼수 있을까? 여기서 바로 아이들을 생각하는 존 버닝햄의 세심한 마음과 기발한 상상력이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다. 낮이면 축 쳐져서 잠만 자는 고양이를 보고 "고양이들은 밤에 어디 가는 거예요?"라는 의문을 품는 마리 일레인에게 엄마는 "글쎄, 어딘가 가긴 갈 텐데 말이야."라는 싱거운 대답을 해주지만, 존 버닝햄은 그들만의 또 다른 세계를 <비밀파티>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



어느 여름밤 음료수를 마시려던 마리 일레인의 눈에 멋진 옷을 차려입은 말콤이 눈에 들어왔으니, 낮이면 잠만 자던 고양이가 파티에 간다는 것이다. 마리 일레인도 파티복으로 갈아입고 말콤을 따라 나서는데, 꼬마 노먼 코왈스키까지 합세하게 된다. 이유는 안데려가면 다 일러버린다는 협박으로...ㅎㅎ



고양이와 앙숙인 강아지를 건달로 등장시켜 강아지를 따돌리고 파티장으로 향하는 그림 또한 재미나다. 닭 쫒던 개 먼산 바라보듯 높은 곳을 바라보는 강아지 건달들은 차림새나 포즈까지 건달스럽게 그려져 그림책을 보는 재미가 있다.



강아지 건달들을 피해 도착한 어느 지붕 꼭대기에서는 드디어 신나는 파티가 시작되니, 처음만나는 그들이 이렇게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것 또한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이 아닌가 싶다. 어두운 밤의 신나는 파티배경을 검은색으로 칠해 인물들이 더욱 화려해 보이고, 글씨에 색깔을 입힌것도 시선을 사로잡는 묘미가 있다.



하지만 즐거운 시간은 왜 이리도 빨리 지나가는 것인지, 고양이 여왕은 시계를 보며 날이 밝기전에 파티를 끝내야 한다고 말한다. 아무도 이렇게 멋진 곳을 두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채 인사를 하고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집으로 향한다.



돌아오는 길에도 강아지 건달들이 마음에 걸렸는데, 다행히도 쿨쿨 잠이 들어있다. 잠귀 밝은 강아지들을 따돌리고 마리 일레인과 노먼 코왈스키를 안내하는 고양이 말콤은 신기한 환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마법사 같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일상으로 돌아온 마리 일레인과 고양이 말콤은 평소와 똑같은 모습이다. 단지 마리 일레인이 고양이처럼 쇼파에 잠들어 있다는 것과 고양이들의 비밀을 알아냈다는 것이 변했을 뿐이다. 그리고 존 버닝햄의 다른 책들처럼 마리는 그 비밀을 엄마에게 말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을 그들만의 비밀로 간직하고 싶은 것이다. 어른들은 그런 아이들을 이해하는 마음이 닫혀 있는게 문제다. 그런데 이런 작은 사건 하나에서도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존 버닝햄은 역시 영원한 아이들의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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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0-31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서재 이곳저곳에서 존 버닝햄을 보는데 말이죠~
이 그림은 여느 그림과는 좀 틀린걸요.
웅크린 고양이와 로빈 훗을 닮은 쥐,재밌는걸요.

같은하늘 2010-11-01 01:44   좋아요 0 | URL
글을 완성하기 전에 다녀가셨군요.
그런데 어쩌나... 로빈훗을 닮은 쥐가 아니라 고양이인데...^^

프레이야 2010-11-01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 오랜만에요.^^
버닝햄의 그림책은 거의 갖고 있는데
이 그림책은 처음 봐요.
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그림책 작가들 중에서도 최고라 생각해요.

같은하늘 2010-11-02 01:40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너무 뵙고 싶었어요.^^
이 책 작년에 나왔을때 한참 인기였는데...
아무래도 아이들이 크다보니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덜 하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