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스플랫이 사랑에 빠졌어!>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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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스플랫이 사랑에 빠졌어! ㅣ 고양이 스플랫 시리즈 2
롭 스코튼 지음, 이정아 옮김 / 살림어린이 / 2009년 9월
올초에 <고양이 스플랫은 유치원이 좋아>라는 책을 보고 그림이 너무 예뻐서 마음이 끌렸었다. 그 후속편으로 나온 <고양이 스플랫이 사랑에 빠졌어>는 유치원에 들어간 스플랫이 여자 친구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하기 까지의 과정을 유쾌하게 얘기해 주는 책이다.
솜털 하나하나 정성들여 그려진 스플랫의 그림은 너무 포근하고 상황마다 리얼하게 그려진 고양이들의 표정 또한 압권이다. 스플랫이 우울할때마다 머리위에 먹구름과 빗방울을 그려줌으로 감정을 확실하게 느끼게 해주는 작가의 표현도 재미나다.
마음을 고백하는 날 아침 스플랫은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거울을 보고있다. 스플랫이 좋아하는 여자친구 키튼에게 마음을 고백하고 싶은데 아마도 용기가 없나보다. 왜냐하면 키튼은 스플랫이 싫은건지 스플랫만 보면 귀를 쪽 잡아당기고, 배를 콕콕 찌르고, 꼬리를 꽁꽁 묶어 놓고, 흠흠, 냄새가 난다고하며 달아나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내가 어린 시절에도 개구장이 남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여자 아이들에게 오히려 더 장난을 많이 치던 모습이 생각난다.^^
스플랫은 아침도 먹는 둥 마는 둥하고 심란한 마음으로 유치원으로 향하는데 그만 길모통이에서 키튼과 꽈당! 부딪히고 만다. 스플랫은 미안하다 말하고 싶지만 혀가 꼬이고 다리가 후들거려 아무말도 못한다. 키튼은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이번에도 역시 귀를 쭉 잡아당기고, 배를 콕콕 찌르고, 꼬리를 꽁꽁 묶어 놓고, 흠흠, 냄새가 난다하고 달아나 버렸다. 스플랫은 마음이 더욱 심란해져 의욕 상실이다.
그런데 거기에 경쟁자인 스파이크까지 나타난다. 잘난척하는 스파이크는 자기가 키튼을 더 좋아한다며 기다란 팔을 펼쳐 보이는가하면 스플랫이 그린 하트와는 비교도 안되는 운동장만한 하트를 그려 스플랫을 시무룩하게 만든다. 그뿐인가 자신의 키만큼이나 커다란 특별한 카드를 만들었다며 잘난체에 푹 빠진 스파이크 때문에 결국 스플랫은 자신의 카드를 쓰레기통에 버린다.
하지만 쓰레기통에 버려진 카드를 키튼이 꺼내어 본다.
스파이크의 카드에 적힌 "넌 참 운 좋다, 내가 널 좋아하니까."와 스플랫의 카드에 적힌 "난 네가 좋아" 중에 키튼은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 그건 키튼의 카드에 적힌 시를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키튼도 스플랫처럼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지 못해서 스플랫에게 짓궂은 장난을 쳤던가보다.
그리고 스플랫의 카드에 적혔던 것과 똑같은 세 마디 "난 네가 좋아"라는 말에 스플랫은 드디어 환한 미소를 머금을 수 있게된다.
책의 표지에 보면 맨 앞에서는 혼자 외롭게 앉아 있던 스플랫이 맨 뒤에서는 키튼과 나란히 앉아 있어 행복해 보인다. 난 이 그림을 보면서 키튼과 스플랫의 꼬리 둘를 합쳐서 하트모양으로 만들었으면 더 재미나지 않았을까 싶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공동생활을 하는 유치원에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아이들의 순수한 설레임이 재치있게 표현되어 느낌이 좋은 책이다. TV에서 모 연예인이 사랑의 표현으로 <사랑해사랑해사랑해>라는 책을 이용해서 인기를 많이 얻었다는데 이 책도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 용기 없는 어른(?)의 사랑 고백용으로도 아주 좋을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스플랫 시리즈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스플랫의 이야기가 출간될 예정이라니 이번에는 또 어떤 기발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