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임 반 두려움 반으로 학교에 입학했던 큰아이가 벌써 1학기를 마치고 오늘 방학을 했다. 행동이 느린 편이고 조용한 성격이지만 남자 아이라 그런지 가끔은 뭔가 빼놓고 오기도 여러번... 학습지 같은거 하나도 안 시켰는데 그럭저럭 잘 따라가주어 고맙고... 욕심이 없는줄 알았는데 다른 친구들 상타면 자기도 잘 했는데 선생님이 상을 안준다고 투덜거리기도 하고... 얼마전 "틈틈이 독서상"을 받아와서 연신 자랑을 하며 좋아했던 아이...
그런데 방학을 하자마자 아프다. 긴장을 놓은 탓인지 어지럽고 기운이 없단다. 그래서 오늘은 태권도도 안하고 집에서 쉬기로 했다. 사건의 시작은 여기서부터... 아파서 쉬기로 한 아이가 작은아이와 싸움이 벌어졌다. 얼마전 아빠가 핸드폰을 바꾸고 장난감(?)으로 쓰라고 준것을 갖고 쟁탈전이 벌어진 것이다. 비실거리던 아이가 어디서 힘이 솟았는지 동생을 때려가며 빼앗고 방문 잠그고 들어가자 작은 아이는 목청높여 울어가며 날도 더운데 땀으로 목욕을 하고 있으니... 결국 작은아이 혼내서 재우고 큰아이도 피곤한데 누워서 쉬라고 하고 사건이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걱정이다... 39일이나 되는 기나긴 방학을 어찌 보내야 한단 말인가... 날도 더운데 우리집은 맨날 소리소리 질러가며 살게 될것 같다. 어린시절 방학이 왜 그리도 짧다고 생각했는데 엄마가 되고보니 방학이 왜 이리도 긴건지... 무섭다...ㅜㅜ 기분도 우울한데 밖에선 또 장대비가 내리는군... 나도 조용히 우아하게 책 읽어가며 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