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돌아온 큰 아이가 냉장고에서 물병을 꺼냈다.  

작은아이가 TV를 틀어놓았는데 그것에 집중하며 엉성하게 행동하는게 눈에 보였다.  

평소에도 TV만 봤다하면 온 신경이 그곳에 집중해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잠시후에 '와장창~~' 물병 깨지는 소리가 났다.  

TV에 신경쓰느라 물병을 식탁 모서리에 슬쩍 걸쳐 놓았던가 보다.

씽크대에서 일을 하고 있던 나는 "야~~~~"하고 소리를 지르니 아이는 저만치 도망갔다. 

물병에는 물이 가득 들어있었는데 바닥에 쏟아진 물과 유리는 어느것이 물이고 어느것이 유리인지... 

거기다 유리 파편이 여기저기 튀어서 참으로 난감했다. 

그 와중에 큰아이 친구 엄마로부터 전화가 왔다.   

잠시후에 다시 전화 하겠노라 하고 아이에게 일장 연설이 시작되었다. 

내용은 뻔하게 조심하지 않고 TV만 쳐다봤다는 얘기... 

고무장갑을 끼고 유리인지 물인지 알 수 없는 것들을 치우며 붉으락~~ 푸르락~~ 

눈치빠른 둘째는 평소의 개구쟁이 모습은 없고 작은방에 들어가서 조용히 책을 본다. 

걸레와 청소기를 동원해서 한바탕 거실 청소를 하고 친구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물병 깨진 얘기를 하니 애는 안 다쳤느냐고 묻는데 나는 그것보다 어찌 치울까 화부터 났다고 했다.  

사실 나의 욱~~하는 성격 때문에 애가 저만치 도망가는거 보고 애는 멀쩡하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만큼은 애가 다친거보다 화가 먼저 났다... 

큰애를 학원에 보내놓고 생각하니 애가 다쳤는지 먼저 챙겼어야하는건데... 

자기도 많이 놀랐을텐데 엄마에게 혼까지 나고 학원에 갔으니... 

아~~~ 나는 아무래도 계모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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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희망꿈 2009-07-06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면 저도 님처럼 계모가 아닐까요?
저도 이런일이 생길때는 아이가 다친것부터 보지않고 화 먼저 내는것 같아요.
엄마들은 아이들의 마음을 잘 모를때가 더 많은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늘 아이들 키우면서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자주하게 된답니다.
님도 저도 많이 노력해야 하는것 같아요. 우리 함께 아이들 잘 키워봐요.^^


같은하늘 2009-07-07 17:24   좋아요 0 | URL
저만 그런거 아니군요... 동지의식...^^
아이 잘 키우기 정말 어려워요...

순오기 2009-07-07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공감하는 사람 다 붙어라~~ 소리쳐 볼까요?
사실 알고보면 다 이래가며 애 키우는 엄마들이죠. 뭐~ ^^

같은하늘 2009-07-07 17:25   좋아요 0 | URL
두분이나 공감해 주시니 동지의식이...ㅎㅎㅎ
소리치면 더 많이 붙을라나~~~

새초롬너구리 2009-07-07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님의 글을 읽으니 저희 엄마는 계모인가봐요. 동감하시는 분이 많은 것을 보니 참 이상적인 반응이 나오는건 힘든거 같애요.

같은하늘 2009-07-09 23:46   좋아요 0 | URL
에이~~~ 그래도 엄마한테 계모라고하면 안되지요...
혹시 여자분이라면 나중에 계모가 되실지도 모르잖아요...^^

꿈꾸는섬 2009-07-08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 저도 동지요^^

같은하늘 2009-07-09 23:47   좋아요 0 | URL
섬님은 참을성이 좋으신것 같던데 동지라니...
동지가 많은것에 기뻐해야할지 슬퍼해야할지...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