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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굴기- 세계를 호령하는 강대국의 패러다임
왕지아펑 외 7인 지음, 공병호 감수 / 크레듀(credu) / 2007년 8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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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 굿바이
이시다 이라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9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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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tique 판타스틱 2007.9- Vol.5
판타스틱 편집부 엮음 / 페이퍼하우스(월간지) / 2007년 8월
6,900원 → 6,210원(10%할인) / 마일리지 410원(6%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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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논리학- 말과 글을 단련하는 10가지 논리도구
김용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7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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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바다 -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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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은 '꿈꿔왔던 것에 가까이 가본 적 있어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작가는 이 문장으로 서두를 제시하면서, 동시에 독자에게 물음까지 던지고 있다.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을 바로 뒤에 나온다. 작가는 '그건 사실 끔찍하리만치 실망스러운 일'라면서, '세상은 언제나 내가 그린 그림보다 멋이 떨어진다'고 대답한다. '달은 아무리 눈을 씻고 보아도 회색빛이에요. 지구에서 봐온 포근한 노란색은 어디에도 없죠. 간혹 제가 달에 있는 건지 시골의 채석장에 있는 건지 잘 구분되지 않아요.'라는 말로 우리의 환상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작가는 [꿈의 환상성]을 몰아내면서, 우리를 절망에 빠트리려는 건가?

 게다가 '달의 바다는 달 표면의 어둡고 평탄한 지역을 바다로 오해했기 때문에 비롯된 명칭이죠.'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세계는 오해 속에서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공간이다. 그렇다면 작가는 [현실의 모순성]을 드러내면서, 우리를 다시금 절망에 빠트리려는 건가? 그러나 작가는 이러한 오해로 점철된 공간 안에서 즐거움을 위해서 '거짓말'이라는 하나의 놀이를 주창한다. 그러면서 '만약에 우리가 원치 않는 인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거라면 그런 작은 위안도 누리지 못할 이유는 없잖니.'라고 되묻는다. 그러곤 '거짓말을 잘하는 순서대로 재미있는 어른이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나는 아직도 작가의 정체를 모르겠다. 어쩌면 작가는 '거짓말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최악의 인간'일지도 모른다. 소설의 구조는 고모가 할머니에게 보내는 편지와 그녀의 조카인 은미가 할머니의 부탁으로 고모를 만나러 미국으로 가는 장면으로 전개된다. 은미는 거듭하는 취업 실패로 절망에 놓인 '현재의 젊은이'를 비춰주는 상이다. 작가는 할머니를 통해 '쟤는 취직에 잠깐 실패한 것뿐이지, 인생 전부에 실패한 건 아니라구요.'라고, 고모를 통해 '넌 포기한 거 아니야. 잠깐 쉬는 거지.'라고, 그리고 조엘을 통해 '아가씨는 젊으니까 아직 많은 기회가 남아 있을 거예요.'라고 위로해주며 조언한다.

 그리고 고모는 계속되는 실패에 맞서 스스로를 강하게 단련한다. 그녀는 이젠 실패도 겪을대로 겪어본 '과거의 젊은이'를 비춰주는 상이다. 그녀는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정확히 분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하며, '그게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희생과 실수와 오류를 더이상 후회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이나 슬픔이 알사탕의 티끌로 보이는 곳에 가서 '제 손에 있는 것만 바라보고 싶다'며, 동물이 다시 가길 원치 않는 그곳으로 끊임없이 되돌아가는 이유는 인간만이 '자기가 선택한 삶을 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녀는 '세상은 언제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고, '생각처럼 나쁘지는 않은데 늘 우리의 밑그림을 넘어서니까 당황하고 불신하게 되는 거야. 기대 밖의 좋은 일도 있는 거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는 거고. 그걸 알기 때문에 자신은 세상에 빚진 것이 없이 자유'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주에서 바라보는 [지구]는 '파란색과 하얀색이 뒤섞인 아름다운 구슬' 아니면 '한입에 쏙 들어오는 알사탕'같다며, '그 행성은 우주에서 보기 드물게 달콤한 곳'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천상병 시인이「귀천(歸天)」에서 [이 세상 끝나는 날, 하늘로 돌아가서 아름다운 소풍이었다고 말하리라]고 읊은 것과 같지 않을까.

 소설 속에서 '미래의 젊은이'를 표상하는 인물은 고모의 아들인 찬이다. '이제 막 소년 티를 벗은 그애에게서 연하고 푸른 빛이 흘러나왔다.'라는 말에서, 그가 꿈을 향해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꿈]이란 코드는 [달]이라는 공간으로 치환되어 나타난다. 그렇다면 [현실]은 어디일까? 그곳은 우리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꿈]을 키워나가는 동시에 [꿈]을 방해하는 요소로 개입하기도 한다. [현실]은 [달]보다 '중력'이 6배나 강하고, '언제나 주변으로부터 잡아당겨지는 힘'으로 살아가는, 바로 여기 [지구]이다. 곧,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지구]에서 [달]처럼 살아가기, [지구]를 [달]로 오해하며 살아가는 긍정의 힘이다. 그래서 작가는 '진짜 이야기는 긍정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한다. 결국 [현실]도 [꿈]의 일부임을 인식하며 긍정적으로 살아가라는 것이다.

 붙임말 :D 우선,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다 하지 못한 찜찜함이 아쉽네요. 리뷰의 주제가 [고모 - 은미- 찬이]로 이어지는 [과거 - 현재 - 미래]의 젊은이 상이었기에, 민이의 고민과 조엘의 멋진 삶을 첨가하지 못한 아쉬움이 큽니다. 그렇지만 [캐비닛] 이후 오랜만에 만나는 한국 소설이라서 반가움이 크네요. 앞으로는 더 자주 만나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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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2007-09-06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리뷰네요... ^^* 차근차근 아주 잘 짚어주신 거 같아요. ^^
전 눈물 나서 혼났어요, 이 작품...
<캐비닛>도 멋졌는데 곧 새 작품이 나온다니 기대가 되구요. ^^*

정의 2007-09-07 10:0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문학동네 소설상과 작가상 수상작은 메리트가 높은 것 같아요.
수상작품을 6권이나 만났는데, 실망한 작품은 하나도 없었어요.
김언수 작가와 정한아 작가의 새 작품도 기대되네요^^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
오츠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오츠 이치가『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로 집영사에서 주관하는 [제6회 점프소설 대상]을 수상하고 작가로 데뷔했을 때, 그의 나이는 불과 17세였다. 그의 작품을 읽어 보니, 당시 심사위원들이 얼마나 당혹스러워했을지 상상이 간다. 데뷔 7년후에 출간한 단편집『ZOO』를 읽고 데뷔작을 평하는 것이 어느 정도 무리일지 모르나, 17세의 어린 소년이 발표했다기엔 충격적이고 논란이 되는 부분이 있다.

 그 논란이 되는 부분은 아무래도 '죽은 소녀'가 화자로 등장하고, 자신의 사체를 숨기는 남매의 모습을 담담하게 혹은 천진난만하게 전하는 모습때문일 것이다. 화자는 마치 [피해자]이기 보다는 [공범자]인 마냥, 어른들을 상대로 [시체 유기]가 아니라 [보물찾기]를 하는 것처럼 무척 즐거워 보인다. 소녀는 해마다 남매와 함께 불꽃놀이를 구경했듯이 올해도 역시 이렇게 셋이서 함께 불꽃을 구경하러 왔다며, 높다란 돌담 위에서 보는 불꽃은 더욱 아름다웠고, 그 매혹적인 광경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이렇게 죽은 소녀가 화자로 등장하는 소설을 하나 더 알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앨리스 세볼드의『러블리 본즈 The Lovely Bones』이다. 이 작품의 화자는 성폭행당하고 살해당한 14세 소녀의 영혼이다. 소녀는 범인을 용서하고, 때로는 그에게 연민의 눈빛을 보내기도 한다. 그리고 그녀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진 가족들의 곁에 영혼으로 남아서, 가족들이 고통을 이겨내고 상처를 딛고 일어나는 모습을 바라본다. 이렇게 두 소설은 비슷한 형식을 지니고 있지만, 전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음 작품인 [유코]에서는 저주받은 집안에 이어져 내려온 업보로 인한 비극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는데, 전반적인 분위기에서 [유코]보다는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가 더 좋았다. [유코]에서 주인공인 '키요네'가 인형에게서 좀처럼 아무런 대답을 들을 수 없어 [조금 쓸쓸했다]고 마무리한 것에 비해,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에서 '카고메 카고메' 노래는 쓸쓸하게 울려 퍼지지만 [조금도 쓸쓸하지 않다]고 말하는 소녀 '사쓰키'의 마지막이 더 작품의 초반에 느꼈던 감상이나 분위기를 면밀히 이어갔다.

 이 작품에서 문장이 다소 다듬어지지 않은 느낌을 받은 것과 달리, 단편집『ZOO』에선 분량은 다소 짧아졌으나 호흡이 흐트러지지 않고 짜임새있게 구성한 면이 돋보인다. 데뷔작을 읽고 나니 그가 지금까지 발전하는 양상을 보였다는 게 내심 기쁘기 그지 없다. 처음 그의 작품을 접했을 때에는 나의 성향과 맞지 않은 부분이 있어 꺼려졌으나, 점차 그의 강렬한 필치에 마음이 끌려서 새로운 장르에 눈을 뜰 수 있었다. 그것은 결국 데뷔작에 대한 기대치를 상승케 했으며, 그 기대는 다음 작품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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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9-03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츠이치라는 작가가 점점 더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오는 군요. Zoo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걸로 아는데, 이 작품도 굉장히 섬뜩하면서도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아직 만나보지는 못해서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대단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정의 2007-09-03 15:17   좋아요 0 | URL
호러 장르에 발 붙이지 못했던 제게 이 장르에 눈을 뜨게 해준 작가에요.
[ZOO]에서 맨 처음 수록된 단편[SEVEN ROOMS]은 수위가 좀 높으니까,
데뷔작인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부터 만나 보시면 좋으실 거에요^^

진달래 2007-09-06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을까 생각하던 책이었는데... 이 작품도 흥미로워 보이네요. ^^;;

정의 2007-09-06 13:33   좋아요 0 | URL
[17세의 데뷔작]이란 사실과 작가에게 [시대의 천재]라는 수식어를
붙여준 작품이죠. 데뷔작부터 만나보심이 즐거우실 것 같네요^^
 

<8월에 읽은 책들>

95. 도시탐험가들 / 데이비드 모렐
96. 레몬머랭 파이 살인사건 / 조앤 플루크 ★
97.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 / 요네자와 호노부
98. 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 / 요네자와 호노부
99. 아빠가 지켜 줄게 / 이혜영
100. 건방진 도도군 / 강정연 글, 소윤경 그림 ★
101. 나는 지갑이다 / 미야베 미유키
102. 라이온 하트 / 온다 리쿠
103. 오후 3시 베이커리 / 이연
104. 파피용 / 베르나르 베르베르
105. 내 영어수첩을 공개합니다 / 오자키 데쓰오
106. 방과 후 / 히가시노 게이고 ★
107.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 / 온다 리쿠

Comment 총 13권
카운트 100권이 넘어가면서 다음 달부터는 한달에 10권 이상의 도서를 읽는 읽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장담은 못하는 이유가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책이 10권 이상 쌓여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뭐, 북캉스는
나름 즐긴 모양이다. 작년같으면 생각지도 못할 수치다. 이런 무더위에 이렇게 많은 책과 함께하다니.

데이비드 모렐의 [도시탐험가들]은 너무나 '람보'스러운, 전쟁의 기억을 지닌 비극적인 주인공이 등장
한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은 담담했고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그래도 무더위에 지친 여름 밤을 식혀줄
소설인 건 분명하다. [레몬머랭 파이 살인사건]이야 내가 좋아하는 [한나 스웬슨 시리즈]이기 때문에
더도말고 덜도말고 추천을 하지만,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과 [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 이하의
요네자와 호노부의 [소시민 시리즈]는 시리즈라 아쉽지만 앞으로 더이상 만날 일은 없을 것 같다=_=;;

비룡소가 주관하는 [황금도깨비상]의 올해 수상작인 [아빠가 지켜 줄게]와 [건방진 도도군]은 상당히
괜찮았고, 특히 [건방진 도도군]은 유기견 문제를 다뤄 새로웠다. 그에 비하면 [오후 3시 베이커리]는
재혼 가정을 다룬 내용으로 새롭지 않은 소재였고, 결말도 서툰 마무리로 약간 아쉬운 느낌을 받았다.

추리소설도 꽤 많이 읽었는데, 미야베 미유키의 [나는 지갑이다]는 그녀와 다시 만날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데뷔작인 [방과 후]는 지금껏 내가 읽은 데뷔작 중에 가히 최고라
평할 정도로 훌륭했다. 특히, 후반의 초석 트릭과 마지막 문장이 주는 여운은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온다 리쿠의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은 난해함이 절정을 보여줘 선뜻 추천하기는 어렵지만, 다 읽고
나니 카타르시스를 느낄 만큼 후련했다. 반면 [라이온 하트]는 장르가 SF 멜로로, 읽지 않아도 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은 더이상 할 말이 없으므로 총정리는 여기서 마친다. 원래는 오늘까지
오츠 이치의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와 정한아의 [달의 바다]를 읽을 수 있지만, 리뷰를 작성하는
시간을 감안하여 이상의 책들은 다음 달로 넘긴다. 다음 달은 히가시노 게이고와 온다 리쿠만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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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9-01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권 읽었네요^^;;;

정의 2007-09-02 10:10   좋아요 0 | URL
히힛, 3권 겹치는군요^^

이매지 2007-09-01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지갑이다 한 권만 읽었네요 ㅠ_ㅠ
레몬머랭 요거 빨리 읽고 싶은데 ㅎㅎ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도 그렇고 ㅠ_ㅠ
이건 뭐 자꾸자꾸 책만 쏟아져나오니 그냥 느긋하게 살래요 ㅠ_ㅠ

정의 2007-09-02 10:1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느긋하게 여유를 즐기며 읽어야겠어요^^

진달래 2007-09-06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8월까지 읽은 책 권수가 비슷... ^^
근데 8월에 겹치는 책은 한권도 없어요. ㅠ.ㅠ
미야베 미유키 책을 몇 권 읽은 게 다네요. ^^;;
9월에도 행복한 독서하세요~

정의 2007-09-06 13:36   좋아요 0 | URL
겹치는 책이 없어서 아쉽지만, 권수가 비슷해서 기쁘네요.
진달래님도 좋은 책과 함께하는 즐거운 9월 보내시길 바래요^^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
온다 리쿠 지음, 오근영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은 작년에 출간되어, 올해 '제20회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하였다. 나와 그녀가 올해만 8번째로 만난 작품으로, 꼬박 나흘간 읽고 하루 동안 정리하였다. 읽는 내내 별점 세 개 이상은 주기 어렵겠구나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니 [카타르시스]를 느낄 정도로 후련하다. 원래는 책을 읽기 전에 다른 이의 리뷰를 참고하는 성격이 아닌데, 워낙 복잡하고 난해한 내용에 도움을 받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리뷰가 줄거리 요약 불가능, 임의의 해석에 맞춰져 있어 스스로 부딪쳐 보기로 마음을 바꿨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더 후련하고 기분이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이 책을 선뜻 추천하기는 어려울 것같다. 그래서 이 리뷰 안에서는 내가 책을 읽으면서 그토록 찾아 헤맸던 약간의 팁Tip을 선물하기로 한다. 이 리뷰를 읽고 책을 읽을지는 본인이 선택하길 바란다. 우선은 [극본의 지문]에 주목해야 한다. 희곡에서 지문의 역할은 배경이나 효과를 나타내는 부분이라 가볍게 여기고 넘어갈 심산이겠지만, 여기서는 '극'과 '극중극'을 가르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극본가]는 자신의 이야기도 다른 사람에게 전해들은 이야기처럼 말할 수 있는 재주가 있다. 그리고 극본가는 연극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도 유의하자.
 
 극본가나 작가, 모두 자신의 작품에 [자신과 닮은 인물] 혹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인물]을 등장시키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그런 부분이 [호텔 정원에서 4]에 등장한다. '그'는 '웰 메이드 플레이(Well made play : 잘 짜여진 극)'를 집필할 결심을 하는데, 그게 이 책을 집필하는 온다 리쿠의 다짐이 아니었을까. 어쨌든 나는 [하얀 어둠]이나 [밝은 고독]같은 단어를 쓰는 그녀의 글이 좋다. 책장에 들어갈 공간이 없는데도 구매해서, 어쩔 수 없이 서랍에 넣어둔 [그녀의 세트 도서]를 아직 다 읽지 않은 마당에 그녀를 비난하거나 매도하고 싶지는 않다. 이 작품은 그간 그녀가 보여준 [복잡함]을 넘어서서 [난해함]의 절정에 이르렀지만, '야마모토 슈고로 상'의 영광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연극의 막판에도 밝혀지지 않은 의문이 있다. 여배우들이 궁금해한 [옆집 여자가 검은 비닐봉지를 쌓아두는 이유]나 [구스노키의 남편의 존재 여부]같은 것들이 있고, 내가 궁금해한 [연극 밖에서 가미야 가세이의 위치]같은 것이다. 함께 무대에 오르고 어느 순간 사라진 이 얄궂은 극본가는 무대 너머에서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박수를 보내고 있지 않을까. 그러면서도 독자에게 당신은 극을 관람하는 [관객]이며, [인생이라는 무대]에 오른 [배우]임을 인지시킨다. 그리고 [현실]과 [극]을 거울처럼 마주하며 [배우]와 [관객]과 [독자]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그것이 [그녀만의 매력]이 아닐까. 정확히 무엇이라 할 수 없지만, 모호한 경계에 숨겨진 매력. [노스탤지어의 마술사]란 타이틀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제 서재에 대강의 줄거리를 공개했습니다. 극적인 부분은 자제하려고 노력하였으니, 책을 읽는데 의문이 많아 참고하고 싶으신 분은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이상의 리뷰에 포함시키지 않은 이유는 혹시나 모를 스포일러의 이유 때문이니 이해바랍니다. 모쪼록 즐거운 독서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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