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대장정 2
웨이웨이 지음, 송춘남 옮김, 선야오이 그림 / 보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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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수이 강을 건너 시베이로 향하는 대장정 2부는 저우언라이의 군통솔권과 책임자,마오쩌뚱은 그를 돕는 사람으로 바늘과 실마냥 역할 분담을 무리없이 해나간다.꾸이저우 산길과 계곡을 향하는 길은 높고 푸른 산과 유유히 흘러가는 자연을 바라보면서 이태백이 살던 야랑국과 관련하여 시를 읊기도 하는등 끝없이 이어지는 지루한 장정의 도(途)에 시름을 덜어주기도 한다.바로 때는 봄기운이 무르익어 가는 시절이기에 젊은 공산당원들의 마음 한 켠에도 고향에 두고 온 어머님 생각과 대장정의 성공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져 있음을 알게 된다.대장정은 몇 개 군단으로 나뉘어 지정된 목표지점을 향하여 전진하게 되는데 구이저우 북쪽 지역은 산세가 험하고 지천(支川)이 많아 그나마 비록 판화로 엮어진 그림이지만 산자수명이라는 절로 나온다.

모스크바에서 공부하고 중앙 소비에트 구역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여성동지 류잉은 마오쩌뚱과 동향이어 친근감과 함께 동지의식이 깊어만 간다.그러던 중 주더를 단장으로 쓰촨 지역(잉펑딩)에서 국민당과의 공방전이 벌어지고 공산당은 또 다시 작전상 후퇴를 거듭하게 된다.때는 한겨울이라 차가운 밤바람과 거센 물살 소리를 들으며 어둠 속에 손전등만으로 츠수이 강을 건너가고 국민당의 추격에 공포에 떨기도 한다.추운 날씨에 제대로 음식을 먹지 못하고 굶어 죽는 대원들이 속출한다.허우적거리고 몸을 가누기 힘든 대원들은 캉커칭(주더의 부인) 여성 동지들이 부추겨 겨우 발걸음을 내딛지만 오래 가지 못한채 불귀의 객이 되고 만다.전쟁은 누구를 위한 승리가 아니라 모두의 상처라는 것을 실감케 한다.이 와중에 마오쩌뚱은 허즈쩐과의 사이에서 아이 넷을 낳았는데 당의 명령이라 이들을 키우지 손수 키우지 못하는 애석함을 함께 느낀다.

이들은 쓰촨에서 패퇴하고 다시 쟝시성 쭌이로 퇴각하면서 새로운 작전을 짠다.그 사이 마오쩌뚱은 봉두난발이 되어 류잉이 직접 머리를 깎아 주기도 하는등 평상시의 나날을 보여주기도 하며 길고 가느다란 오솔길과 험악한 산계곡을 마치 개미들이 쉼없이 꼬물꼬물 움직이며 이동하는 모습을 연출한다.혁명 간부들은 노새에 몸을 싣고 작전을 논의하고 대원들은 당의 명령과 혁명의 위업을 완수하기 위한 일념으로 전진하고 또 전진한다.이 상황에서 여성동지 리잉타오와 저우언라이의 부인 떵잉챠오가 등장한다.

한편 국민당에서는 왕자레이,우치웨이,쉐웨를 중심으로 공산당의 손에서 쭌이와 퉁즈를 되찾을 것인지 말건지를 놓고 피튀기는 설전이 오고 간다.홍화강과 라오야 산을 공격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민당의 전선의 향방은 활기를 띠게 된다.다만 국민당 내부는 누구 공을 세우고 업을 이루었는지 논공행상의 모양새가 짙다는 점이 뚜렷하다.또한 국민당 지도부는 하나같이 우유부단하거나 생기 없고 무기력해 공산당과 맞설 만한 영웅이 없다는 점이다.

한 위생병이 죽어 가고 그를 땅에 묻어 주었는데 중국 정부와 지주,토호 세력은 그의 무덤을 파헤치는등 홍군 혁명에 찬물을 끼얹고 군중들은 정부와 지주를 맹렬히 비판하는등 홍군에게 마음으로 동조의 힘을 실어 주고 중앙 정치국 회의에서 정식 토론을 거쳐 저우언라이,마오쩌뚱,왕자샹 3인이 군사 지도 소조를 만들고 마오와 저우는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고 챙겨주는등 당의 핵심인물로서 홍군의 앞길에 서광을 밝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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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대장정 1
웨이웨이 지음, 송춘남 옮김, 선야오이 그림 / 보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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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대사에 있어서 대장정(大長征)은 중국 공산당 혁명의 근원과 그들의 사상과 체제를 이해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대목이다.중국 청조가 멸망하고 쑨원에 의한 삼민주의(민족,민권,민생)가 그의 동지들과 힘을 얻는듯 하지만 1921년 리따챠오에 의한 공산당 선언과 젊은 마오쩌뚱의 공산 혁명(마르크스.레닌주의에 입각)이 부딪히면서 양측은 통일전선을 이루어 분열된 사상을 하나로 만들고저 했지만 국공합작이 실패로 돌아가고 장졔스에 의한 국민당과 마오쩌뚱에 의한 공산당이 서로를 치고 빼앗고 후퇴하며 한편으론 승전보를 울리기도 하는등 강서성 루이진에서 시작된 대장정의 첫걸음이 북쪽 깐쑤성에서 막을 내리는 대서사극은 잃은 것도 많고 얻은 것도 적지 않은 중국의 현대사를 웨이웨이 작가의 치밀한 고증과 당시의 현역 공산당원들의 자문을 구하는등 살아있는 이야기가 아닐 수가 없다.

공산당을 이끄는 마오쩌뚱과 그 이하 사령관등은 작전과 전술을 구수 회의와 총참모들의 의견을 청취하는등 중국 홍군의 행각은 때론 조심스럽게 진행이 되기도 하고 때론 파죽지세의 형국으로 나아가기도 한다.총과 화기면에서 열세이었던 공산당은 소련에서 볼세비키 혁명과 코민테른 정규교육을 받은 리더는 중국 현지사정에 준하기 보다는 소련 소비에트(민중권력기관) 방식의 전술을 주장하는등 홍군 지도부와 첨예한 의견대립이 빚어지기도 하는등 보이지 않는 내부 갈등의 양상을 연출하기도 한다.

공산당 홍군의 핵심 인물인 마오쩌뚱은 평소 독서를 많이 하고 커다란 줄기를 짚어내고 지시하는등 지도자의 기량을 십분 발휘하고 쩌우런라이는 주로 상대의 얘기를 경청하는 배려와 겸양의 덕을 갖추기도 하여 이 둘은 후일 각각 중국의 주석 및 총리를 지내기도 한다.그 밑에 쭈더,펑더화이,린뺘오,왕쟈상등이 권력의 호각지세를 이루며 중국의 현대정치를 이끌어 가게된 셈이다.마오쩌뚱은 1부에서 첫 번째 부인 허쯔쩐을 만나 사랑을 나누고 동지로서 대장정을 이끄는데 좋은 본보기를 보여 준다.

마오쩌뚱이 채택한 혁명의 법칙은 경제를 돌보는 일에 반드시 관심을 갖자,농촌 계급을 어떻게 분석할까,군중 생활에 관심을 갖고 공작 방법에 주의를 두자!였는데 말 그대로 부패한 관료와 지주를 밀어내고 힘없는 백성들을 희망없는 삶에서 해방시키는 것이었던 것이다.무지몽매한 백성들은 붉은 빛깔의 홍군이 나타나면 행여 죽을까봐 숨고 도망치기 일쑤이지만 홍군들은 친히 미소와 배려로 다가가 그들을 진정으로 위로하고 홍군이 백성들 편이라는 것을 손수 보여주었던 것이다.변변한 무기조차 없던 홍군은 행군이 말그대로 뚜벅뚜벅 걷는 것이고 마오쩌뚱같은 지도부는 노새위에 걸터 앉아 대장정을 했던 것이다.눈 앞에 펼쳐진 강을 건너야 하는데 그들은 대나무를 이용하여 뗏목을 만들어 어렵사리 도하를 하는데 하루 48키로를 강행군하는 상황과 떨어진 식량으로 기아가 속출하고 결국 도중하차하기도 하는등 희생자도 부지기수였으리라.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공산 혁명을 위해 묵묵히 산을 넘고 물을 건너는 대장정 길은 가히 서사적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장시성 샹강에서 국민당과의 혈전에서 퇴각을 하고 다시 남하하면서 공산당원들은 자체 전략과 전술을 분석하고 국민당 군대의 포위 토벌을 막지 못한 점을 깊게 반성하고 새로운 전략과 전술을 펼치면서 쓰촨지역으로 대장정을 내딛게 된다.(1부는 1934년 10월15일~ 1935년 1월 중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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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브램 스토커 지음, 홍연미 옮김, 찰스 키핑 그림 / 열림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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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과 흡혈귀의 상징인 드라큘라는 한여름 더위를 해소해줄거라 생각한다.브램 스토커에 의해 지어진 드라큘라는 책의 부피도 만만치 않지만 여러 등장 인물,서사적 배경,등장 인물들의 이동 경로,역사적 명소(휘트니 수도원)가 스토리의 전개와 치밀함을 더욱 탄탄하게 해주고 독자로 하여금 흥미와 의미 부여를 충분하게 전달해 주리라 생각한다.투명인간과 같은 드라큘라의 야수성,악마와 같은 존재는 선량한 다수를 공포에 떨게 하고 살상하고 감쪽같이 행방을 감추며 불의에 또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는등 드라큘라의 존재는 듣기만 해도 소름이 오싹 돋는 마력이 있음을 실감케 한다.

변호사인 조너선은 뮌헨에서 기차 여행을 시작하고 슬로바키아의 도나우강을 건너드라큘라 백작이 살고 있는 비스트리차에 도착하여 그를 만나게 되는데 조너선은 그곳에서 새장의 새마냥 갇힌 몸이 되고 드라큘라에 의해 몸에 온갖 상처와 위해,절망의 세월을 보내며 약혼녀 미나와 미나의 친구 루시등도 드라큘라의 공포에 떨게 되고 루시는 드라큘라에 의해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는데 반 헬싱,수어드에 의해 구조를 받게 된다.특히 반 헬싱은 루시의 치료를 부탁받고 온갖 정성을 다해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려 하나 성공하지 못한채 언데드의 몸으로 변하게 된다.그런데 반 헬싱이 루시의 사체가 담긴 관을 해체하려고 했던 의도는 무엇인지 다소 의아하기도 했다.

드라큘라에 의해 한 번 피를 뽑히고 그의 피를 수혈받게 되면 정신착란증이 오고 렌필드마냥 드라큘라에 의해 이용당하고 파리,거미,쥐등을 먹는 괴상망측한 존재로 변하게 된다.드라큘라에 의해 드라큘라 피의 세례를 받은 사람은 삶의 의지와 희망,존재감등을 상실한채 이성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는데 하해와 같은 반 헬싱의 자비,격려,사랑을 통해 정상인의 모습으로 되돌아 오게 된다.

이 글이 재미있고 특별하게 다가오는 점은 드라큘라에 의한 피해를 줄이고 그를 퇴치하기 위한 노력이 주도면밀한데 이는 반 헬싱등을 위시해 등장 인물들의 당시의 일기,편지,자료가 씨줄과 날줄이 잘 교직되어 살아있는 방증을 유감없이 발휘한다는 점이다.드라큘라는 신출귀몰하고 조금만 방심해도 부지불식간에 자신 앞에 다가와 자신의 몸에서 피를 뽑아 상대의 입에다 집어 넣는다고 하니 생각만 해도 소름과 혐오감이 울컥 솟아오른다.그 대표적인 예가 조너선의 약혼녀 마니였다.

가까스로 살아온 조너선,막 드라큘라에 의해 신음신음 앓고 있는 마니는 조너선의 따뜻한 사랑과 용기,격려에 힘입어 반 헬싱,수어드,고달밍 경,퀸시 모리스등은 증기선을 타고 드라큘라를 찾으러 머나먼 길을 항해한다.루마니아의 시레트강과 카르파티아 산맥을 넘어 드라큘라가 살고 있는 비스트리차에 도착하여 뱀파이어의 왕 언데드의 집 드라큘라의 무덤에 성체를 넣어 그를 영원히 무덤에서 추방함으로써 더 이상의 드라큘라의 피해를 입지 않게 되고 그들은 임무를 완수하면서 승리의 만세와 축배를 건넸을 것이다.

싸늘한 흰 달빛 아래 해골 형상의 송곳니를 자신 앞에 드러낸다면 누군들 공포에 떨지 않겠는가! 어찌보면 드라큘라는 온갖 괴력과 야수와 같은 존재이고 뭇사람들에게 치를 떨게 하는 흡혈귀이기에 선량한 자들에 과녘의 화살을 받고 사라져 가는 해피엔딩의 선과 악의 의미를 또 한 번 느끼게 하는 대서사적인 이야기였다.

*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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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오 정원
채현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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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이 아닌 단편 소설을 묶어 놓은 소설집은 각각의 단편이 갖고 있는 주제와 구성,흐름,기타 소설과의 연관성이 거의 없어 하나의 맥락을 짚기란 어렵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그런데 이 소설을 읽어 가면서 뇌리에 파고 들고 느껴지는 점은 사랑으로 인하여 상처를 받고 외로움과 쓸쓸함을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을 우회적이며 (마음의)주술을 모아 신비스럽게 이어가는 스토리,현실 공간에서 발생할리는 없지만 환청과 환상을 모아 못이룬 바를 이루려고 하는 신령스러운 점이 두드러졌다는 점이 인상적이다.우리의 삶은 늘 원하고 대로만 되는 것도 아니고 인간과의 관계,자식 부모,부부 사이에 흔히 일어나는 무책임하고 비애적인 면이 강한데 상처받고 홀로 남은 이들의 마음으로의 울부짖음을 잔잔한 호수에 파문이 일어나는 모습으로 보여주고 있다.

8편의 소설들은 제각각 주제와 내용이 상이하지만 우리의 삶 속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다소는 비현실적인 주술의 힘을 빌리기도 하고 외롭고 고독하지만 인생이기에 꾹 참고 버텨나가는 강인한 힘도 있고 상처받은 마음을 복수의 칼날을 내리치려는 기도(企圖)도 엿보인다.또한 모든 것을 관용과 관대함으로 관조하는 '눈물나무'의 자세에선 과연 큰 나무라는 생각도 든다.

숨은 빛 소피아 할머니는 가녀리지만 따뜻한 마음의 소유를 유지해 주고 있으며 마리오 정원은 한 소녀가 어린 나이에 남자에게 겁탈을 당하고 이를 복수하기 위해 환화초(換花草)로 원망을 달래려 하며 마누 다락방 할아버지 마누가 가족을 잃고 유일하게 남은 손녀 얀에게 누군가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치유하려 했고 모퉁이를 돌면은 자식을 잃은 한 남자가 공동묘지에 영화를 상영하면서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에서 바람의 영혼과 교감한다는 이야기이며 아코디언,아코디언은 죽은 아들의 유골이 들어 있던 항아리를 간직하면서 자신과 자식간의 영혼의 교감을 무의식적으로 보여 주고 있으며 아코디언이 땅으로 떨어지면서 할아버지가 이슬마냥 사라진다는 이야기이며 켄세라 사랑의 열정과 뜨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해줄 사람을 찾아가는 이야기이고 아칸소스테가는 죽음을 앞둔 아내와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남편의 처연한 심경,글루미 선데이 좋아하는 연인관계에서 여친이 몸은 남자지만 기질이 여자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처지였음이 드러나고 주인공은 시니컬하게도 수많은 입사시험에 탈락하는 젊은날의 방황 이야기로 요약할 수가 있다.

아코디언,아코디언과 글루미 선데이의 경우는 겉은 남자이지만 여성적인 기질로 살아가야만 하는 성적 문화의 단면을 보여 주고 있으며 기타 소설등은 현실적이지는 않지만 개인이 갖고 있는 심리적인 상황을 환청과 환시,주술적이지만 삶이라는 믿음을 강인하게 내세우려는 저자의 훈훈한 인간적인 배려와 지난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 주는 소재,앞으로 살아가야 할 삶을 강인하게 헤쳐나가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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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을 훔치다
몽우 조셉킴(Joseph Kim) 지음 / 미다스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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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에 대한 평가는 살아있을 때는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가 보다.특히 한국 현대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화가들의 삶은 기구하고 평탄하지 않았고 화가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높지 않았던 사회적 분위기와 국가가 그들에 대한 예우나 배려가 특히 손을 놓고 있었지 않았나 싶다.누구나 잘 아는 이중섭과 박수근 화백의 삶은 곤궁 그 자체였다.두 분의 공통점 역시 인생의 한창때 요절한 화백이고 그들이 남긴 작품들은 생전에는 빛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사후 그들을 아끼고 제대로 평가를 내리려 했던 전문 예술인과 문인들에 의해 올바른 평가가 이루어지고 경매가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흔히 소그림으로 잘 알려진 이중섭화백의 일생은 참으로 기구하기 짝이 없다.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일본에서 유학(文化學園)을 하고 일본인 마사코와 결혼을 하여 한국에서 가족의 정을 느끼며 살았지만 아내와 두 자식의 앞날을 위해 처자식을 일본으로 보내고 이중섭화백은 경제적으로 가난한 삶이었지만 그림에 대한 의지와 열정은 식을 줄을 몰랐다.그가 주로 소를 소재로 하여 그린 그림에는 일제강점기 민족의 혼과 자주 의식등이 잘 서려 있고 기법은 야수성과 표현주의 감성이 오롯이 드러나 있다.또한 아내 마사코를 그린 '소와 여인'에선 학을 좋아하는 일본인의 심성을 상징이라도 하듯 한 여인의 품에 안긴 하얀 학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그는 자신이 그린 그림이 잘 팔리지 않고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호탕하고 자상한 성격이 음울함으로 변하며 술로 연명을 하는등 그의 몸은 망가질대로 망가지면서 병원을 수도 없이 오가게 되고 결국 40대 초반에 영양실조와 간암으로 아무도 없는 병상에서 홀로 쓸쓸히 세상을 떠나게 된다.그는 화장(火葬)을 하여 유분은 하늘과 바다로 흩뿌려지고 대한의 독립과 아내를 비롯한 자식,부모 형제와 단란하게 살아갈 수 없었던 점을 가장 가슴 아프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평북 출신으로 민족의 독립을 상징하는 오산학교를 나왔으며 구상 시인,백석 시인의 교유와 영향을 많이 받았다.그의 그림 속에는 특히 백석의 시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그가 주로 그린 소그림은 그림의 구조가 다이아몬드꼴임을 발견하게 된다.특히 흰소의 꼬리는 뭉툭하고 힘찬 기상이 추사 김정희서체와 비슷하다고 한다.그가 한국 전쟁중 피란지로 제주 서귀포에서 부인 마사코,아들 둘과 11개월 살면서 추사 김정희의 흔적을 쫒고 흠모하지 않았나 싶다.

민족정서에 어울리는 소의 형상과 기백,가족과 떨어져 살아가야 하는 그의 심경이 그림에 잘 나타나 있으며 그의 초창기 그림의 구도는 고려,조선의 도자기에서 아이디어를 구했으며 일제강점기로 접어들면서는 민족의 상징인 우직한 소그림과 가족과 헤어져 살아야만 하는 슬픈 현실과 애타는 심정을 그림으로나마 애달프게 형상화하고 있다.

그가 그린 그림의 색상은 붉은색과 검정색,흰색등의 단색을 사용하고 선의 굵기등은 두껍고 힘찬데 유럽의 마티스,피카소,고흐등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다.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중섭과 고흐가 죽기 직전 그린 그림이 각각 <달과 까마귀>와 <밀밭 위의 까마귀>인데 파란색과 노란색이 공교하게 일치하고 까마귀에 대한 정서가 길흉조와 길조이지만 자신들의 죽음을 예견한 것은 아닌가 추측해 본다.

이중섭이 만일 21세기 현대사회에 살고 있는 인물이라면 그가 그린 그림이 수많은 불로거 및 매체를 타고 그가 그린 그림이 '날개 돋힌 듯'이 팔려 나갔을 것이고 암울하고 기구한 삶과 가족과의 생이별을 겪지 않고 행복한 가정과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지 않았을까 가정해 본다.민족의 정서를 잘 대변하고 야수성과 표현주의의 심정을 살아있는 기백으로 예술가의 영혼을 순수함과 진정성으로 잘 보여주고 있는 이중섭의 내면의 세계와 불후의 작품들이 오래도록 그림 애호가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기대해 본다.


*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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