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의 엄지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0
미치오 슈스케 지음, 유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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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속칭 남의 간을 빼먹고 등쳐 먹고 사는 사람들의 부류인 사기꾼과 사채업자에 관한 이야기이다.까마귀는 일본에선 길조의 상징인데 사기꾼과 까마귀는 내 감(感)으로는 융합이 안되지만 읽어 가면서 까마귀가 검은 소굴의 상징이고 엄지(오야유비)는 적시에 먹이감을 확 낚꿔채는 예리한 갈고리 형상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어찌되었든 경기가 좋든 좋지 않든 지하경제는 늘 상존해 왔고 그 곳에서 활동하는 사람들도 늘 존재해 왔다.

19년간 사기행각만 해오던 데쓰와 사채업자에서 사기(일본에선 사기시라고 함)의 길로 들어선 다케자와(竹澤)가 이 글의 주인공이 되고 열쇠 가게 전단지,보석 가게 현금 세일 전단지에서 만난 마히로와 그의 언니 야히로,그녀의 애인 간타로 등이 한 지붕에서 그들만의 삶을 꾸려 나간다.사기,사채업자,사채 정리업자 모두가 평범한 삶을 사는 부류가 아니기에 일반인의 시각에선 혐오의 대상으로 비쳐지고 있는데 이들이 자라온 가정환경과 경제적 자립도가 낮은 것은 사실이다.부모가 무능하여 자식에게 올바른 교육환경을 제공하지 못하고 애인이 남을 속이는 직업에 있다 보니 속수무책으로 끌려 다니는 모습도 사람 잘못 만난 탓도 있으리라.

저자 미치오 슈스케는 사기 행각을 벌여나가는 등장 인물들이 굵직굵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여 독자의 시선을 끄는 것보다는 등장인물간의 소소한 대화,지나온 시절 회고 등을 통해 때론 갈등이 완화되고 때론 성찰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인간적인 면모와 오락적인 요소도 깔려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그 중에 사채 정리업자 히구치의 등장은 주인공 다케자와와의 해묵은 갈등과 응어리를 해소시켜 주는 모습도 보여준다.인생은 실패했지만 앨버트로스 작전만은 실패하지 않겠다고 서로 속고 속이는 과정이 비루하게 느껴지지만 그들만의 살아가는 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얼굴에 "난 사기꾼이오"라고 써붙이고 다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넉넉한 가정환경은 아니더라도 올바른 훈육과 어른으로서 부부의 역할을 자식들에게 보여주고 부부는 한 치의 속임도 없이 털어놓고 믿고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가정을 제대로 지키고 사회가 온전하게 지탱해 나갈 수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또한 어리숙하여 남에게 잘 속아 후일 속앓이를 하고 극단적인 죽음까지 이르는 사회적 문제점도 재고해 보아야 할것이며 사채업자의 살인적인 원금.이자에 이를 갚지 못하면 사채 정리업자까지 등장시켜 살인까지 이르는 먹이사슬 구조는 생각만해도 끔직하다.살아감에 여러 직업이 있겠지만 남을 속이고 등쳐 먹는 짓만은 사라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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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사용 설명서
전석순 지음 / 민음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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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목부터가 관심과 주의를 끈다.흔히 가구나 전자제품을 구입하게 되면 사양,사용법,주의 사항들이 일목요연하게 나타나 있는 제품 사용설명서가 철수라는 사람으로 의인화되고 작가의 재치있는 문체와 스토리텔링에 의해 독자로 하여금 푹 빠져들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철수라는 주인공과 대비하여 영희라는 주인공도 등장하기를 바래본다.지구위에 남자가 있으면 여자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하기가 어려운 요즘 세태를 꼬집어 철수라는 백수를 등장시키고 그의 사회인으로 진입하기 직전의 미숙하고 경험이 부족한 면과 향후 철수를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어 갈지를 여러 가지 갈래 즉 모드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철수를 모르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대하고 이용했을 때 발생하는 부작용과 문제점을 A/S센터에 문의하라든지 또는 주의 사항을 실어 놓음으로써 온전한 철수의 모습과 당당한 미래의 철수를 이끌어 가는데 흥미롭게 얘기를 풀어 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 글을 쓴 작가는 아이디어와 유머 감각,재치,스토리의 전개면에서 독특하고도 구체적이며 흡인력 높은 상상력을 제공해 준다.철수가 하나의 제품으로 둔갑하면서 제품 사양서와 제품의 사용,사용 후기 등을 펼치고 있으며 문제점은 A/S센터 및 상품에 대한 Q & A 및 일러두기등까지 세세하고도 친절하며 군더더기 없는 글의 전개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취업을 앞두고 수많은 청년실업자들은 진로와 연애,결혼,경제 살림등으로 힘든 시기를 한 번쯤 거쳐야 할지도 모른다.쉽게 취직하고 쉽게 돈 벌며 좋은 사람 만나 좋은 집에서 영원한 행복을 꾸려 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생각한다.물론 불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세상이 그만큼 호락호락할 정도로 만만하지 않다는 것이다.철수가 백수에다 두드러지게 잘난 인물은 아닌거 같지만 그만의 의지와 열정,땀과 노력 위에 주위의 따뜻한 배려와 격려가 가일층 된다면 아무리 불경기라도 번듯한 직장과 당당한 사회인이 되고 눈에 맞는 사람 만나 멋진 청춘의 한 시절을 엮어 나가며 한 가정의 가장이 되리라 믿는다.그리 된다면 철수는 명실공시 반제품이 아닌 완제품으로 거듭나게 되고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 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의인법을 사용하여 사람을 제품의 사양으로 환치하여 만든 이 글을 읽으면서 아직도 부족한 인생을 살아가는 내 자신에게도 배워야 할 점이 무엇인지를 곰곰히 생각케 하는 시간이 된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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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 빔 벤더스의 사진 그리고 이야기들
빔 벤더스 지음, 이동준 옮김 / 이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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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과 사진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날리고 있는 빔 벰버스의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사진책을 접하게 되어 다행이다.청소년 시절부터 성실하고도 진지한 자세로 카메라와 함께 생활해 온 그이기에 그가 남긴 사진은 한 장 한 장이 비록 순간적인 포착이지만 사진 속에 나타난 미적 감각과 생생한 현장감,관록들이 일체가 되어 독자들로 하여금 감동과 여운을 남기리라 생각한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찍는 사람에 의해 한 순간의 모습이 포착되고 찍혔을 당시의 생생한 모습은 겉으로 나타나는 모습과 이면에 숨겨진 모습은 생각과 느낌,감정까지 읽게 되어 여운을 남겨준다.사진은 말은 하지 않은 존재이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신만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고스란히 남겨 주기에 사진 한 장 한 장이 만들어 개성이 될 수도 있고 사회 및 우주의 유일무이함이 오래도록 보존될 성질이기에 사진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나가며 사후 역사와 교육의 자료로 남겨질 유산이리라 생각한다.

내가 태어나 처음 찍혀진 사진은 돌이 지난 모습인데 성장이 느렸는지 등을 이불에 의지해 사진사와 주위 사람들이 사진 찍는다는 신호에 의해 무심결에 찍힌 것같다.비록 명작품은 아니더라도 내게는 기억과 추억의 소중한 존재이다.성장하면서 기억에 남을 사진은 참 많다.컬러보다도 흑백 사진이 촌스럽지만 정겹게 다가온다.고가인 사진기가 많지 않을 무렵이고 대개는 돌이나 회갑,가족사진,영정사진들이 주를 이루기에 요즘처럼 손만 대면 찍히는 시대와는 완연하게 다르고 찍히는 순간까지는 사진사가 지시하고 조정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소요가 되고 포즈가 맘에 들었을 때 사진사의 손에 의해 '찰칵' 찍히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영화감독이기에 영화와 여행을 통해 수많은 사진들을 경험과 순간의 느낌으로 잘 포착해 나간 흔적이 역력하다.호주의 원주민부터 자연의 재앙까지 일반인들이 하기 어려운 순간 포착을 절묘하고도 마법사마냥 찍힌 '단 한 번의'순간들은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 가운데 벌어질 수 있는 것들이어 더욱 가슴에 와닿고 사람과 사물,우주가 무엇을 어떻게 하여 공존해 나갈지까지도 생각하게 하는 작품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한다.

내 기억에 인상적으로 다가오고 오래 남는 사진을 꼽으라고 하면 한국 전쟁시 부모 친척을 잃고 폐허가 된 우물가에 홀로 버려져 울고 있는 소녀의 모습과 철마는 달리고 싶다에서 철조망 옆 풀 숲에 버려진 철모와 군번줄의 세월과 함께 무심하게 녹슬어간 모습들이다.물론 전화가 남긴 참상을 보여주는 대목인데 보고 있노라면 한국 역사의 통증이 상징적으로 다가온다.사진은 말은 없지만 사진 속의 모습에서 사람과 사물,우주의 실체와 내면을 읽어 갈 수가 있기에 좋은 사진,기억에 남는 사진은 그만큼 세인들에게 많은 감동과 여운을 안겨주는거 같다.

 

*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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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 블루문클럽 Blue Moon Club
뤼크 피베 지음, 양진성 옮김 / 살림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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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를 위한 진혼곡 내지 미사곡으로 알고 있었던 레퀴엠은 모차르트에 관한 일생과 에피소드로만 생각했는데 이 글을 읽다 보니 내 짐작은 빗나갔다.모차르트를 열광적으로 흠모한 피아니스트 레미 봉스쿠르의 죽음을 비롯한 그의 비서의 죽음을 둘러싸고 주변 인물들의 행적과 사건의 전말을 밝히기 위해 범행의 단서를 찾아 다니는 형사들의 숨은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때로는 사실적으로 다가오고 때로는 추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작은 체구이지만 왕성한 음악활동을 하다 의문의 죽음으로 생을 마감한 봉스쿠르와 그의 비서 제롬 클레르크 모두 독소인 비소에 의해 죽음을 당하고 음악의 세계 기자인 드니 오갱은 자신이 살인 사건에 연루되어 로라라는 여인과 함께 베니스,파리,런던 등지로 이동하면서 사태의 추이를 살피며 자신은 절대 잡히지 않기를 바란다.드니 오갱이 결정적으로 꼬투리 잡힌 단서는 프리메인슨단의 집회소에 침입한 점이고 프리메이슨단의 단원이 아니면 접근이 금지되었던 것인데 드니 오갱은 봉스쿠르의 레퀴엠 악보에 침을 흘리고 침입하였던 것으로 보여진다.

레퀴엠은 관현악단의 연주로 만들어졌고 수많은 작곡가들이 각자 주어진 역할을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시켜 <음악의 역사>가 탄생되었던 만큼 음악에 관한 수많은 정보와 일화들을 담을 수가 있었던 것이다.특히 합창단들의 주옥같은 목소리,목관악기와 금관악기,타악기,솔로가 어우러져 화음을 빛내고 있으며 모차르트의 프리메이슨단 참여에 대해 다루고 있다.

아울러 모차르트의 음악의 스승 하이든부터 바흐,쇼팽,슈만,베토벤의 음악적 삶과 에피소드도 소개가 되어 있어 읽어가는데 지루하지 않았다.다만 레미 봉스쿠르라는 현대 음악의 거장의 죽음 뒤엔 사후 범인을 찾으려는 경찰들의 뒷조사와 모차르트는 쓸쓸하고도 싸늘한 시신이 되고 부패되어 시궁창과 같은 웅덩이에 내던져졌다는 점이 확연한 대조로 다가온다.소설 속의 봉스쿠르와 역사 속의 모차르트는 요절과 음악의 거장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봉스쿠르는 모차르트를 흠모하고 닮아가려 악보등을 파는 골동품 상인 키네의 가게에도 들락날락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레미 봉스쿠르의 죽음에 관한 탐방기사를 쓰고 일약 편집장으로 취임하면서 그와 가까웠던 로라는 새로운 삶과 역사,인생의 동반자가 되어 간다는 이야기로 마감을 하는데 레미 봉스쿠르와 그의 비서를 죽인 진범은 유야무야가 되고 모차르트의 비밀을 밝혀줄 인물은 결국 드니의 눈,심장,삶을 가득 채워 줄 로라가 아닌가 싶다.모차르트의 레퀴엠에 담긴 사자(死者)에 대한 미사 및 진혼이 봉스쿠르의 죽음으로 모차르트가 살았던 당대와 그를 흠모했던 음악의 거장,음악의 세계에 대해 약간이나마 맛을 보고 이해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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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사전 - 신비로운 바람의 섬, 오름에서 한라까지!
김우선.오희삼.이종진 지음 / 터치아트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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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세 번 보아야 반한다고 하는데 나는 처음 보고 반했다.내륙과 멀리 떨어져 있는 이국적인 열대수들과 역사 속에 몽고의 흔적,독특한 제주 방언,세계가 자랑하는 자연 유산과 수많은 걷기 여행길들이 외지 사람들을 가슴 설레게 하고 반겨주리라 생각한다.고,양,부의 씨족을 모신 삼성혈(三姓穴),현대사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제주 4.3항쟁,거상 김만덕의 상인으로서의 자비 정신,이중섭 거리등을 통해 제주의 역사와 숨결을 느낄 수가 있다.

올컬러로 장식되고 여행 팁이 자세하게 수록된 이 도서는 걷기,드라이브,레포츠 섬 해수욕장,향토 음식,머물고 싶은 숙소들로 이루어져 있다.걷기에는 올레길,오름길,생태숲 길,한라산 길이 있고 드라이브는 해안를 낀 해안 도로와 생태숲 길,일주도로 등이 답답한 마음을 시원스레 해줄거 같고 사면이 바다인 제주인지라 해상과 육지에서 즐기는 레포츠 및 점점이 산재해 있는 해수욕장,섬 속의 섬이라 일컬어지는 작은 섬들만의 특징과 볼거리,먹을 거리가 풍성하다는 생각이 든다.또한 넓게 펼쳐지는 바다를 끼고 자리잡은 숙소들은 지친 나그네의 심신을 일소해 주리라 생각이 든다.게다가 제주가 자랑하는 온갖 음식들의 진수성찬은 색,향,맛이 어우러져 여행의 진가를 한층 더 보여준다.

외지인들의 발길이 잦아들고 개발과 더불어 제주의 자연이 훼손되는게 안타깝지만 한라산을 끼고 생태숲과 오름,올레길,수상 레포츠,역사적인 문화재 등이 어느 정도 잘 보존되어 있어 그나마 마음이 놓인다.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것들도 많아 한국속의 제주가 자랑스럽고 자긍심마저 든다.그다지 높지 않은 구릉 모양의 오름은 공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마치 왕조시대의 왕릉과 같은 형상을 띠고 있어 편안한 마음마저 들고 마음 맞는 사람과 함께 심신을 단련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특히 생태숲 길은 나무에서 뿜어 내는 피톤치드 향이 인체에 좋고 명상과 사유의 길로도 손색이 없을거 같다.

제주는 뱃길로도 가고 하늘길로도 가지만 체제일수와 경비,여행 및 체험하고자 하는 구상이 뚜렷해야 할것이다.볼 것,즐길 것,먹을 것이 많은 제주이지만 일을 떠나 잠시 휴식을 취하는 쉼터의 공간이기에 각자의 취향에 맞게 다녀오는 것이 좋을거 같다.볼거리,먹을 거리가 많은 제주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세계가 자랑하는 자연유산과 역사의 숨결이 오롯하게 남아있는 곳이기에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잘 보존하고 길손이 한 번 다녀간 뒤에 또 오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손님을 맞이하는 따뜻하고 친절한 서비스와 접객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제주의 모든 것이 숨겨져 있는 이 도서는 말 그대로 제주 여행사전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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