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 시골촌뜨기에서 권력의 정점에 서다
소마 마사루 지음, 이용빈 옮김, 김태호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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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기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이 있다.남을 알고 나를 알면 어떠한 싸움에서도 위태롭지 않다는 의미로 삶의 처세에서 뿐만 아니라 국제관계에 이르기까지 두루 적용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20세기와는 달리 21세기는 더욱 무역과 자본 등으로 나라마다 국가 살림을 위하고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말 그대로 소리없는 전쟁이라고 해야 할거 같다.특히 이웃 나라 중국은 G2국으로서 중국의 입김이 세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으며 그들이 21세기를 리드한다는 것에는 이의가 없을듯 하다.다만 13억5천의 인구를 거느리고 있는 대국이고 소수민족,도농간 소득격차 해소,생태계,인권 문제 등이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고 이를 조화롭게 풀어가야 할 당면 과제를 그들은 안고 있다.2012년이 되면 한국이 대선을 치르고 중국 또한 공산당에 의한 선출직 주석이 탄생될 예정인데 그 다크호스가 '시진핑(習近平)'이다.한국 나이로 59세인 그는 듬직한 체격에 그와의 라이벌인 리커창(李克强)이 있다.둘 다 칭화대학을 나온 엘리트이다.

시진핑은 중국 공산혁명 투사(李仲勳 리중쉰)의 아들로 태어나 어린 시절 권력투쟁에 밀려나면서 수년간 하방(下放)생활과 연금 생활을 하면서 시진핑 또한 암울한 청소년기를 보내야만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저우언라이의 비서로 잘 나가던 아버지가 정치적 타격을 받고 보니 시진핑 또한 일종의 연좌제에 걸려 악당(黑幇)의 자제로 몰리고 그가 택한 것은 지방에 내려가 스스로 노동과 농민들과의 부딪힘을 통해 노동의 신성함과 순박하고 솔직한 농민들의 마음을 읽어 갔던 것이다.샨시성 량자허는 황색대지로 여름엔 혹서의 날씨에 먹을 것은 중국식 만두 하나와 닭고기 스프로 빈곤과 고통의 생활을 해야 했다.주거지는 샨시성 특유의 움막동굴인 요동(窯洞)에서 지내면서 농민들과 유대관계를 끈끈히 했으며 그에 대한 평가도 남달랐던거 같다.마오쩌뚱이 사망하면서 지긋지긋한 하방생활이 끝나고 공산당에 가입되면서 그는 아버지의 후광 덕에 자천타천으로 중앙 정부의 명을 받고 복건성 부성장 등을 거치면서 정치수완을 착실히 쌓아 갔던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의 정치인들은 권력만 잡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오만이 가득한데 시진핑의 경우는 민중의 마음을 읽을 줄 알고 기다릴 줄 아는 덕목을 겸비한 인물같다.그의 정치적 신조이며 즐겨 쓰는 말 중에 덕재겸비(德材兼備)이다.덕으로 정치를 한다,정치로 덕을 구현한다면서 덕과 정을 기본으로 하는 사자성어를 자주 사용하는거 같다.정치적 라이벌인 리커창 역시 뛰어난 수재이고 자신의 재능을 전면에 내세워 능력을 과시하는데 시진핑은 태도 그 자체가 태연자약하며 중국적인 지도자라 할 수가 있다고 한다.그래서인지 그는 5세대 중국의 지도자로서 거의 내정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거 가탇.

후진타오의 뒤를 이을 시진핑은 석유파,상하이방,공청단파,태자당파,실무관료 그룹이 든든하게 그를 지원해 줄 정신적 무기이다.그러나 중국이 안고 있는 산적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는 그에게 시험대가 될 것이다.그의 뒤에 포진하고 있는 수많은 파벌을 하나로 통합하고,중국 권력의 핵심인 군을 완전장악할 수 있어야 하며,도종간의 경제적 격차를 줄이며,차츰 피어 오르는 민주화의 불씨와 소수민족을 어떻게 안을 것이며,국제 사회에서 리더의 역할을 어떻게 할 수 있으며,이웃 나라 한국,북한,일본과의 관계 정립은 어떻게 해야 할것인지가 주요 사안일 것이다.특히 MB정권하에서 남북한 관계가 경색되면서 북한은 중국과의 밀월관계를 보이고 있다.이는 분명 한국 입장에서는 득보다 실이 많을 문제라고 생각한다.김정일 사후 그의 후계자 김정은이 남한과의 정치,경제적 문제를 어떻게 할지도 관심사이며 시진핑과 김정은이 양측간 정치,경제,군사 문제를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도 관심거리이다.특히 시진핑은 한국전쟁을 "한국이 먼저 북한을 침공했기에 우방국으로서 참전하고 도와줬다"고 발언을 하고 있는 만큼 중국에 대한 한국의 외교노선과 중국전문가 양성이 시급한 싯점이 아닐까 한다.주지하다시피 대미관계와 대중관계의 비중이 과연 어떨지 모르겠다.무역을 통한 수치보다 국가의 자존심과 국익이 달려 있는 '동북아 문제'에 더욱 치중해서 작금 중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동북공정 문제 등을 위시해 역사와 국체의 보전을 위한 내실있는 문제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할때라고 생각한다.

당간부의 아들로 태어난 태자당 출신의 시진핑은 분명 중국적인 기질을 담고 있다.그는 또한 젊은 시절 노동과 농민과의 진솔한 체험을 통해 민중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정치인이지만 대외관계에선 아무래도 선린우호보다는 자국의 이익과 선배 정치인들이 진행하고 있는 정책을 이어받을게 분명하기에 중국의 현대정치 구조 및 시진핑을 비롯한 그의 수족들의 생각과 의도를 정확히 읽어내고 먼저 선수를 칠줄 아는 선제외교도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특히 시진핑의 언동에는 "생기,특징,강직함도 없지만 실수도 없었다"라는 정쩌민의 평가 속에는 시진핑의 그릇의 무게를 느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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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의일상 2011-11-01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시진핑' 이름을 알게 됐네요~

우보 2011-11-19 16:23   좋아요 0 | URL
시진핑(習近平)의 진핑은 중앙정부가 있는 북경과 늘 가까워지라는 의미에서 진핑이라고 작명을 했다는군요..어느 나라나 수도가 동경과 선망의 대상인거 같습니다.감사합니다.^^
 
책은 도끼다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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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누가 제게 "왜 책을 읽으십니까?"라고 묻는다면 지식과 지성,지혜를 다양하게 얻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고 싶다.솔직히 학창 시절 책다운 책을 많이 읽지를 않았다.주로 참고서와 얇팍한 흥미 위주의 책으로 만족하고 세상을 바라보려 했던 어리석음이 어른이 되고 인생의 중반이 되고 보니 시시각각으로 변해가는 세상의 정보와 지혜의 소양이 부족하다는 것을 절감했다.우리글에는 수많은 한자어와 외래어,예스러운 말들이 뒤섞여 쉽게 다가가기도 어려운 글들도 있고,나라마다의 전해내려 오는 신화와 전설 속의 다양한 인물들의 활약상과 교훈,시와 같이 짧으면서도 촌철살인하는 함축된 언어,세상의 몽매를 밝게 깨우치고 횃불마냥 밝게 비춰줄 잠언서(箴言書) 등을 접하면서 그간 생각없이 살아온 내게 다소나마 위안을 안겨주고 부족한 내면을 채워주기도 한다.특히 고전의 경우에는 인생과 세상을 바라보는 거대한 진리가 함축적으로 담겨있고 카프카가 말한것처럼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는 도끼'가 되어 주기도 한다.독서는 다독,정독,통독 등이 있지만 제 경우는 2,30대 못 읽은 한을 풀기라도 하듯 신간,베스트셀러,다양한 분야를 섭렵하고저 나름 부지런하게 읽고 있는 중이다.읽고 눈에 띄는 대목은 밑줄을 긋기도 하고 노트에 적어 보기도 한다.

저자는 광고인으로서 '책 들여다보기'의 강의를 정리하여 책과 인생이라는 주제에 어울릴 법하게 그가 읽고 감명을 안겨준 대목과 생각,느낌을 담담하고도 편안하게 전달해 주고 있다.탐사와 직접 체험을 통해 군더더기 없는 멋진 글을 보여주는 김훈,이성간의 진정한 사랑의 힘을 쏟아내는 알랭 드 보통,인간과 사물이 하나가 되어 세상을 낭만으로 이끄는 고은,햇살과 지중해,가볍지 않은 사랑을 담은 카뮈,장 그르니에,니코스 카잔차키스,밀란 쿤데라,불안과 외로움에서 당신을 지켜 준다는 톨스토이 등을 통해 짓눌린 생기를 되찾아 주고 삶의 의미,썩지 않는 영혼,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음미해 볼 수가 있었다.글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기도 하고 문득 돈오(頓悟)와 같은 순간 깨달음을 통해 삶의 지표를 바꾸기도 하는 등 인간은 신체적으론 나약하지만 글이라는 존재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자신의 삶을 구체적으로 바꾸어 갈 수 있는 행복의 울타리에 갇혀져 있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글 속에서 행복을 찾아 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글을 왜 읽냐는 주체적인 물음 속에 스스로 답을 구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한다.즉 스스로 나는 행복을 찾기 위해 글을 읽고 있다는 자각을 갖고 읽다 보면 삶을 대하는 자세가 만들어질 것이고 알랭 드 보통의 말처럼 밤의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고,그것을 행복하게 대하는 삶의 자세야말로 인생의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행복은 추구하는 대상이 아닌 발견의 대상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소소한 사물의 모습을 보면서 해맑게 웃음을 지어 보이기도 하고 경이와 찬탄을 발하기도 하는 등 일상의 삶 속에서 약간의 여유를 갖고 바라보고 느껴본다면 지금까지 행불행으로 몸이 닳아 왔다면 그 순간부터는 세상을 조금 더 이성적이면서 감성적인 지혜를 쌓아 갈 수가 있으리라.행복은 발견하는 힘이 커질수록 몸과 마음이 리듬감이 쌓여 가고 대처하는 힘도 길러지리라 판단된다.

또한 글을 통해 서사적인 힘도 기를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사실,낭만,민족적인 색깔을 띤 시를 쓰시는 고은의 시에서 느껴지는 서사적인 풍경은 소와 사람이 갖고 있는 느낌과 감정이 일체가 됨을 알아 차리게 된다.말을 못하는 소일지라도 비맞고 있는 소와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시선을 거두는 꼴이 된다는 것도 감지해볼 수 있다.

저쪽 언덕에서
소가 비 맞고 서 있다.

이쪽 처마 밑에서
나는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다

둘은 한참 뒤 서로 눈길을 피하였다

책을 읽는 목적은 단순히 사회 생활에서의 수단과 목적을 위한 방편이 될 수도 있지만 글을 쓰는 작가나 저자는 글을 쓰기 위해 수많은 시간 속에서 자료를 조사하고 연구해 가며 반복수정하기를 수없이 했을 것이다.글 속에서 단순한 지식을 찾기 위한 노력보다는 그 이면에 담겨 있는 작가의 문체와 내용,전해 주려는 심상과 지혜의 덕목을 하나라도 더 찾으려는 노력이 진정한 독서인의 자세이고 그 속에서 발견될 수 있는 행복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리라 생각한다.또한 독서를 통해 작가의 마음을 훔치고 건전한 모방을 통해 멋진 창의력이 개발되고 음울하고 각박한 세상에 행복의 밀알을 뿌려나가리라 생각한다.

*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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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자다 - 남자도 몰랐던 몸과 사랑에 대한 밀착 보고서
KBS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진 엮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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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아직까지는 성과 섹스에 관련하여 개방적이지 않은거 같다.그래도 일선학교와 매체를 통하여 성과 섹스에 대해 어느 정도 교육과 홍보가 이루어지고 있어 자칫 삐둘어지고 탈선되기 쉬운 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게 되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까 한다.흔히 성은 인간이 갖고 있는 가장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정확히 성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부족한 면도 있고 성에 대한 개방적이지 않은 사회분위기도 한 몫 하지 않은가 한다.

이 글은 남자가 여자를 여자가 남자를 제대로 이해하면서 밝고 건전한 성과 섹스에 관한 지침서인거 같다.특히 성이 싹트기 시작하는 10대부터 삶이 마감하는 날까지 남.녀간 차이는 있겠지만 자신의 몸을 잘 관리하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이끌어 감으로써 건전한 성생활이 유지되고 삶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다만 한국사회 구조상 10대부터 사교육과 수능준비로 몸과 마음이 지치고 생활전선,생계,육아,교육 문제,노후 설계 등으로 치열한 생존경쟁이 이루어지기 있기에 나이가 들어갈수록 성과 섹스에 관해서는 무덤덤하게 되고(개인차가 있겠지만),이로 인해 부부간의 두터운 장벽과 골이 패이게 된다.남녀간 이혼하는 경우를 보면 성격차이와 경제력 문제가 대부분이지만 그 안에는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여성이 남성에게 못받는 속궁합의 부실이 크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결혼할 당시의 '백년해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이다.아이를 낳고 일에 치이고 가족의 경제를 부양해야기에 어깨에 짊어진 중압감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안다.특히 핵가족 시대에 맞벌이가 늘어가고 있는 세태에선 일방적으로 가사를 정해놓고 하지 않는다.청소,설겆이,교육,장보기,육아 등 서로가 분담해야 하는 상황이다.즉 남자의 체면을 떠나 가정의 화목과 행복을 위해선 가사의 분담을 맡아야 하는 것이다.사랑 또한 몸과 몸이 만나는 잠자리를 떠나 서로를 배려하고 위로해 주는 따뜻한 마음 씀씀이부터 손을 잡아주기,어깨를 주물러 주기,포옹해 주기를 진심으로 해주는 것이 바로 사랑이 싹트고 행복한 성생활의 기초가 되지 않을까 한다.

몸도 나이가 들면서 신진대사보다는 세포가 노화되고 기력이 떨어진다.거기에 고민,스트레스 등으로 보이지 않는 병이 찾아올 것이다.마음은 무엇이라도 해야 하지 하면서도 게을러서 못하고 생활습관이 안되어 못하는데 유산소 운동도 좋고 산책과 피트니스도 좋을 것이다.몸이 피로하고 의욕이 상실되고 우울증까지 있다면 만사가 귀찮아질 것이다.물론 부부간의 금슬은 온데 간데 없는 한낮 빛바랜 기억으로 남을지도 모른다.피부 비뇨기관 원장들이 밝히고 있는 남자와 여자의 성과 성감대,진정한 사랑 나누기를 위한 지침이 풍부하게 실려 있기에 나 자신도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다행스럽다.남자는 강하고 짧은 섹스를 원하다면 여자는 느낌과 상상력,배려,분위기에 더 끌린다는 점이 포인트인거 같다.남자가 사랑하는 부인 내지 애인을 대할 때엔 느낌과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좀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남.녀 누구든 욕망과 로망,성욕을 갖고 있다.속으로 잘못된 상상과 몸 놀리기는 자신의 정신적 건강에도 좋지 않을 것이다.남자의 몸과 여자의 몸의 신비스럽게 자리잡고 있는 신체부위의 특징을 이해하고 중년에 있을 남자들은 몸의 섬세한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신체적 건강도 챙기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잠자리도 건강하게 이끌어 가는 멋진 남친,남편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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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저택 사건
조세핀 테이 지음, 권영주 옮김 / 검은숲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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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중반 영국 한 시골마을에서 일어난 '유괴사건'을 둘러싸고 사건 해결을 맡고 있는 담당 변호사와 주변 인물들,언론사들이 펼치는 문체와 내용은 미스터리에 걸맞게 미로를 헤매기도 하고 진범이 나왔으면 하는 조급한 마음까지 합쳐져 흥미를 더해 주었다.여성의 섬세한 심리가 세밀하게 묘사되고 뛰어난 문체가 읽는 내내 반전을 기다리는 들뜬 마음보다는 차분한 마음으로 끝까지 읽어 갔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싶다.게다가 시대적,공간적 배경이 사람과 차들로 북적대는 도회지가 아닌 영국의 한 시골마을이고 근대화의 물결과 함께 언론사들의 등장도 눈길을 끌만 했다.

법률사무소에서 주로 형사사건을 맡고 있는 로버트블레어는 한 통의 유괴사건을 의뢰받게 되는데 내심 내키지 않지만 맡을 사람이 없었던 탓인지 유괴사건에 충실하게 된다.조용하고 한적한 밀퍼드 거리에서 좀 떨어진 프랜차이즈 저택(邸宅)사건은 메리언 샤프 모녀가 살고 있는데 평소 커다란 구형차를 몰면서 주위의 시선과 회자의 대상이 되곤 했다.피해자는 16살의 베티케인으로 메리언 샤프 모녀에게 납치되어 하녀 취급과 폭행을 당하는 수모를 겪게 되었다고 진술하는데,샤프 모녀는 베티케인을 본 적이 전혀 없다고 딱 잡아 뗀다.베티케인의 기억력과 정확한 진술이 샤프 모녀를 옴짝달짝 못하게 하는데 로버트 변호사는 메리언 샤프 모녀를 두둔하는 듯한데 이는 당시 사건을 맡은 변호사와 경찰이 유괴사건에 커다란 무게중심을 두지 않은거 같기도 하다.

그러나 <애크에머>라는 신문사는 베티케인이 프랜차이즈 저택에 유괴되었다는 사실을 소녀의 친척들을 만나고 소녀가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며 사건이 있던 기간 중에 밀퍼드 노선에 2층 버스가 다녔다는 것과 X의 존재를 밝혀 낸 것을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보도를 하는데 이는 신문사가 정황만 갖고 세인들의 관심을 끌게 함으로써 상업성에 너무 기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현대 범죄사건에 대한 수사는 치밀하고도 정교한 수사방식에 의하기 때문에 자칫 억울한 누명을 받을 수도 없겠지만 당시엔 주로 탐문과 편의주의적인 수사 방식이었기에 강렬하게 다가오는 수사과정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수사과정이 대화체로 되어 있고 섬세하고 유머 넘치는 세련된 문장이 압권이다.게다가 사건의 공간적 배경이 도회지를 벗어난 시골 마을이기 때문에 약간의 정중동(靜中動)의 부산스런 울림이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조용한 문체라고 여겨진다.미스터리는 손에 땀을 쥐게 하기도 하지만 이 작품은 사건의 전말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조하고 판단할 수 있는 각자의 '지성의 힘'이 요구되는거 같다.임팩트한 요소는 없지만 몇 세기전의 얘기라 그런지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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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미술 마로니에북스 아트 오딧세이 7
스테파노 추피 지음, 하지은.최병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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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봉건적이고 군주와 교황이 지배하던 시기를 벗어나려던 시기를 흔히 '르네상스'시대라고 일컫고 있는데 자주권과 인권이 예술과 문화 속에 찬연히 빛을 발휘하게 된다.그러한 까닭에 회화를 비롯하여 건축,조각,사상 등은 물결을 타고 불후의 명작을 남기게 되고 후세가 이를 계승하여 문명의 발전과 인문주의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되었으며 자유분방하면서도 독특한 다양성의 기법을 가미한 사조가 탄생되기도 했던 것이다.그림과 조각,건축풍들이 모두가 찬탄을 금할 수가 없다.주로 기독교와 관련된 종교성 짙은 그림과 조각,딱딱한 고딕풍을 벗어나 바로크풍과 로코코풍의 단아하고 짜임새 넘치는 건축풍들이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고 매료시킨다.

14세기말에서 17세기초의 다양한 양식을 망라한 르네상스 미술은 신과의 영감을 교감하고 각각의 양식은 당대의 시대와 사회상,개인의 고뇌와 사념이 물씬 담겨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찬란했던 그리스.로마의 건축물이 신화와 관련된 것이라면 르네상스의 미술은 중세에서 근세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탈봉건주의와 종교개혁,신세계의 발견 등으로 유럽 각국의 정치,종교의 접합면(接合面)과 같은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다양성을 띠고 있는 건축풍과 아담과 이브의 원죄를 그린 회화,건강한 이미지의 다비드상(像) 등은 언제 보아도 웅혼함과 감동적인 서사가 전해져 온다.

15세기초 피렌체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르네상스 사조는 이탈리아를 비롯하여 프랑스,독일,오스트리아,터키,북유럽 등에서 활발하게 진행되었음을 알게 된다.궁정의 세계(1390-1470),인문주의(1401-1510),르네상스 전성기(1481-1520),전쟁과 발견의 시대(1492-1543),매너리즘과 반종교개혁(1543-1606) 등의 시대구분과 명작 감상하기로 엮어져 있으며 각분야의 작품에 대한 시대적 배경과 자세한 해설이 되어 있어 르네상스 시대를 연구하고 애호하는 분들에게는 더 없는 간접체험과 멋진 감상의 기회가 아닐까 한다.다빈치,라파엘,미켈란젤로,뒤러 등의 대표적 예술가들이 이루어 놓은 예술 문화는 시대적 배경과 장인 정신의 발로가 아닐까 한다.한 번 벌어진 입이 다물어질줄 모른다는 말이 이럴때 사용될 수 있을거 같다.

평소에 익히 보고 들었던 작품과 예술가들의 삶의 이면이 자세하게 전해지지는 않지만 르네상스라는 시대의 배를 타고 바다 위를 당당히 항해했던 항해사들이 아닐까 평가해 본다.그만큼 회화,조각,건축물에서 녹아나는 최고 절정의 예술성은 정교하고도 세밀하며 다양한 각도로 관찰하고 묘사했다는 점과 경건한 이미지가 강한 건축물과 예배당 등의 모습은 신비스럽기까지 하다.무덤덤하게 살아가는 건조한 심미안이 이 도서를 통하여 인간의 정신과 영혼을 원초적이면서도 심미안적으로 때로는 무한한 상상력의 보고(寶庫)를 생생하게 전해주는 기회가 되었다.르네상스 시기였던 200년간의 유럽 미술 역사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었던 시복(視福)을 안겨준 멋진 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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