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나비
이준연 지음, 김재홍 그림 / 삼성당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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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읽으면 어느새 어린시절로 돌아가고 어릴적 고향마을 동구밖에서 뛰놀던 기억과 추억이 새롭다.태어나고 자란 곳이 어느 곳이 되었든 자신만이 갖고 있고 잊혀지지 않는 추억은 살아가면서 순수한 마음을 되살릴 수가 있어 포근하기도 하고 정겹기도 하다.내가 자라던 유년기와 소년기는 그림과 같이 초가지붕이 많았던 시절이다.돌담과 초가,뒷간엔 대나무가 자라며 아침이 되면 새들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던 기억도 새롭다.




돌쇠와 할아버지의 부채 파는 얘기는 먼 옛날마냥 다가온다.하얀 광목에 하얀 머리띠를 한 늙으신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거 같은 돌쇠의 착하고 효성 가득한 이야기는 대나무 살로 만든 전통 부채와 나일론 부채의 대조적인 모습이 이채롭고 할아버지의 부채가 너무 팔리지 않아 돌쇠가 나서서 부채를 팔아보겠다고 호객(呼客)을 하는 모습은 정겹고 따스하며 못내 감동까지 안겨준다.



같이 놀던 동네 소꿉친구,학교에서 친하게 지내던 급우들과의 추억도 새록새록 돋아난다.순수한 우정 앞에서 멀리 이사를 가고 전학을 해야 하는 친구와의 작별과 참외서리,자두,살구서리를 하면서 동네 어르신들에게 골탕을 먹였던 아슬아슬하고 짜릿했던 기억도 이 글은 나를 너무 멀리 돌아와 버린 기억을 들추어 내고 만다.



너른 들판이 누렇게 익어가는 풍요롭고 넉넉한 풍정과 앞마당 감나무를 끝까지 지켜내려던 할머니의 뚝심이 현대를 바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더없는 향수와 어머니와도 같은 푸근하고 너른 마음이 시골에는 아직도 살아있다고 생각한다.시골도 현대화와 물질위주의 생활도 변모해가다 보니 예전같은 인심이 퇴색되어 가지만 명절에 성묘와 친지를 만나러 갈때마다 어느새 내 마음은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고 그 때 함께 어울리고 놀던 벗들이 생각이 난다.부채를 팔러 지게에 부채를 짊어지고 가던 할아버지,대대로 내려오는 감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감나무를 지켜내려던 할머니의 모습에서 내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보고 듣고 말썽 피웠던 시절이 온전하게 살아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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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대중문화>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 화가,건축가,패션 디자이너,일러스트레이터,포토그래퍼 

      들의 작업공간을 통해 그들의 삶의 진솔한 이야기의 영 

      감의 원천이 되는 생활의 흔적을 탐색하고 창작의 비밀 

      과 아티스트의 매력이 묻어나는 자유로운 삶에의 풍경을  

      동경하고 엿보는 의미에서 기대와 설레임이 가득합니다.  

        

     

  

   * 평소 사진을 보면서 '순간의 포착'의 자연스러움과 의미, 

      가치가 주는 예술성에 감탄을 하는데 워홀에서 히틀러까 

      지 688명이 말하고 있는 사진들이 당대의 사회상과 맞물 

      리고 사진이 독자들에게 주는 기능과 의미들을 되짚어  

       보는 계기를 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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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1-09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크완료했습니다 :) 감사합니다!

우보 2011-11-10 09:20   좋아요 0 | URL
11월의 도서도 기대가 됩니다.^^
 
지구별 어른, 어린왕자를 만나다 - 아직 어른이 되기 두려운 그대에게 건네는 위로, 그리고 가슴 따뜻한 격려
정희재 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원작 / 지식의숲(넥서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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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가 쓴 어린왕자는 오래 전에 읽었다.사막에 불시착한 보잉기의 주인공이 지구별에서 온 어린왕자와 함께 나누는 대화가 무척 인상 깊었다.나이 어린 어린왕자의 생각과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는 자못 순수하고 기이한 발상이 아무 생각없이 제도와 틀에 무의미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신선하고 강렬한 메시지를 안겨 주었기 때문이다.어린이는 선입견도 없고 (자신을)과대포장하지 않은 채 눈과 귀에 들어오는 순수함과 호기심,창의력,지혜까지 안겨주기에 읽고 또 읽으면서 진정한 삶과 지혜,사랑이란 무엇인지를 깨달아 보기에 충분하다.

성인이 되면서 삶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 나간다.나이,성별,입장,계층에 따라 세상을 보는 시각과 관점이 다르리라 생각한다.어른이 되어서도 유치섞인 어른이가 있는가 하면 어린이이지만 어른스런 어린이도 있다.어린이가 어른이로 살아 간다면 참으로 유치하고 세상을 더디게 발전해 가리라 생각한다.생각이 여물고 지혜가 쌓여 가면서 세상의 몽매는 벗겨지고 문명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되어 가리라 생각한다.어른이 되어 '어린 왕자'를 반추해 보는 내게는 그간 잊혀졌던 사물에 대한 무관심,놓치고 지나쳐 버린 통찰력,미숙한 삶의 지혜로 인한 오류와 실수투성이들이 이 글에서 새롭게 찾아낸 것들이리라.

지구별 어른으로 살아가면서 '어린왕자'의 27가지의 얘기를 저자의 생각과 느낌,에피소드를 가미하여 독자에게 다가온 이 도서는 진정한 삶의 의미와 가치,지혜,순수성을 되찾는 계기를 던져 준다.내겐 사회생활의 일선에 있기에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여우가 말한 길들여진다와 길들여지지 않는다이다.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와 형제,친지,친구,사회인과의 부단한 관계에서 살아가면서 '희노애락'의 대부분을 보내는 지구별 어른들에겐 '코드'가 맞는 사람들끼리 어울리게 마련인데 내 뜻대로 누군가를 선택하여 살아갈 수가 없다.내 취향에 맞도록 남을 내 자신에게 끌어 들이고 타인의 취향에 맞게 내 자신을 길들여지게 하는 일은 그리 쉽지도 않고 유쾌하지도 않을 때가 있다.'먹고 살아가려면 어쩔 수가 없다'는 말처럼 남이 내 자신에 길들여지고 내가 남에게 길들여가는 과정은 마음자세를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달려있으리라 생각한다.그만큼 인간이 인간과의 부딪힘이 묘한 울림이 되고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와 같은 경우도 있고 물과 기름마냥 길들여지기 힘든 관계도 있을 것이다.여우는 아무래도 인간과의 관계는 물과 기름의 관계가 아닐까도 생각해 본다.

다들 힘들게 현재를 살아간다.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니다.꿈과 희망,용기를 잃지 않고 '어린왕자'의 순수함과 기이한 발상,창의력을 되찾아 본다면 삶은 결코 외롭고 힘겨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우선 세상을 긍정적이고 사람을 연민과 동정,배려,비움의 자세로 다가선다면 지금의 '총성없는 전쟁'의 생존경쟁이 조금은 무디어지고 세상의 모습은 보다 밝고 살맛나는 방향으로 이어지리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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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전쟁 2 - 야망의 땅
이원호 지음 / 네오픽션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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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승이는 세를 불려 나가고 자신보다 위에 있던 상급자를 물리치면서 서울의 영등포 막창파,전주의 모나포파,잠실의 장수회를 아우르는 막강한 파워를 과시하게 된다.막강한 파워만큼 타조직과의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다.또한 경찰과의 관계를 유연하게 해야 하기에 경찰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는 타고난 처세술과 그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전직 국회의원 부인과의 정사는 농밀하기도 하고 부인으로부터의 대출압력을 넣기도 한다.때론 눈에 가시가 되는 존재는 싹부터 자르고 척결하며 자신을 조폭의 세계로 끌어 들이고 키워주며 비호해 주었던 모나코파의 오영구,배용구 등을 버리기도 하는 등 그는 실세 위에 카리스마까지 겸비한다.사람은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가끔은 잊는거 같지만 조폭의 세계는 마치 함께 살아가는 세계가 아닌 모든 무리를 아래에 내려 놓는 절대군주와 같은 존재라는 생각도 해본다.

서울에 올라와 갈 곳이 없던 김기승이가 우연히 기거를 정한 곳에서 한 농부의 딸 서채연이를 마음으로 사랑하며 내심 결혼까지 생각했던 걸까.돈이 모이고 세가 불어나면서 그는 근엄하고 무게감 있는 모습으로 변신하면서 전국의 패권까지 넘보기도 한다.그러면서도 한 편으로 청춘일기마냥 그가 생각하는 평생의 여인을 생각했는지 서채연에게 화장품 가게를 내주기도 한다.그녀와의 섹스는 없지만 변치 않는 우의와 애정을 마음으로 그려 나간다.그는 주로 서지승이라는 중년부인과의 몸과 몸을 섞어 가면서 외로움도 달래고 이권도 챙기는 치밀하게 계산하는 지능까지 갖추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 글에 나오는 조폭 파벌과 등장 인물들은 참으로 많다.이를 영화화한다면 1970년대를 살았던 계층들에게 회심과 추억의 장으로도 환영과 관심을 크게 받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전주의 남대문 시장의 작은 소용돌이로부터 서울의 개발지(잠실,영동권),조폭들의 이권 다툼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것들이 살아있고 현장감을 더욱 자아내게 한다.마치 궁지에 몰린 쥐마냥 인간 역시 막판에 몰리면 본성이 나타나는 법이다.특히 돈과 재물에 관련되어 있다면 이것은 생존을 담보로 하기에 피튀기는 살육전이 벌어질 것은 뻔한 이치다.

해동신용금고의 돈을 털게 되고 그 조직과 관련된 이들로부터 의심을 받게 되는 김기승이는 룸살롱 사브리나가 화염에 휩싸이면서 둔탁한 발사에 의식을 잃게 되고 희미한 의식 속에서나마 고향 전주에서 리어카로 야채 장수를 하는 홀어머니를 떠올린다.그의 곁에는 그가 사랑하는 서채연이가 그의 마지막을 지켜 준다.김기승이라는 인물을 내세워 1970년대의 땅과 이권을 둘러싼 조폭들의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지리멸렬한 생존다툼이 비단 조폭세계에만 한정될 문제는 아닌거 같다.가난을 벗어나 잘 살아보겠다는 마음이 조폭들에게도 있다.다만 그들은 사회가 규정하고 인정하는 제도권이 아닌 소외된 계층들이기에 일반인들의 시각으로 보면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치부할지 몰라도 치열한 삶을 이루어 나가는 계층은 가난과 못배운 층들에게 더욱 임팩트 강렬한 이미지로 다가온다.일종의 건달들의 세계를 뒤늦게나마 감상하고 음미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 또 다른 세계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어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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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전쟁 1 - 생존의 땅
이원호 지음 / 네오픽션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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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나 조직폭력배가 있으며 이들은 주로 생존을 위한 이권과 깊게 관련되어 살상과 위해를 서슴치 않는다.또한 이들이 살아 남기 위한 검은 커넥션이 정치권들과의 연계에 있다보니 이들이 저질러 놓은 사회적 물의를 일벌 소탕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그러기에 가끔 매체에 나오는 조폭의 두목을 체포하고 그에 상응하는 벌을 내리지만 그것은 어쩌면 가지치기를 통한 본보기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깊게 드리우고 천착된 조폭들의 생계수단은 역시 나와바리를 철저히 지키고 적의 무리를 꿇어 앉혀야만 그들만의 온전한 삶의 수단이 확보될 수 있다.조폭의 세계는 말 그대로 상급자에 절대적인 복종과 충성으로 능력을 보여주고 그 능력이 인정되면 연공서열과 상관없이 한 등급 올라갈 수도 있는 경쟁세계이다.그들만의 의리와 신의도 대단히 중요하지만 때론 눈에 가시가 되고 쓸모없는 존재가 되면 가차없이 척결하는 무시무시한 조폭의 세계는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이들이 사회제도권에 발을 들여 놓지 못하고 완력이라는 힘의 논리로 그들만의 나와바리를 구성하며 세를 뭉쳐 확대해 나가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전주 남문 시장을 배경으로 이야기의 발단이 된 땅의 전쟁은 김기승이라는 주인공의 삶의 이력을 치열한 생존의 장으로 끌어 들이고 있다.작가가 전주가 고향이어서인지 전북 사투리가 꽤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향이 전주쪽이라 말투와 욕설,지명이 꽤 친숙하게 들린다.홀어머니가 가족의 생계를 부양해야 하는 김기승의 가족은 야채장수로 하루 하루를 지탱해 가는 어머니가 남문 시장 한 쪽에서 장사를 하지만 자릿세를 제때에 못내는 바람에 홀대와 수모를 받게 된다.또한 그의 여동생 연희는 집안 사정을 알고 낮엔 식모살이를 하면서 장래 어엿한 은행원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데,김기승 역시 가만히 놀고 먹을 수만 있을 상황은 아닌지라 이거 저거 몸으로 하루 하루를 이어가는데,전주 조폭의 대명사 모나코파와 프린스파 중에 모나코파의 실세 배용구의 추천을 받고 조폭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게 대고,그는 무작정 상경하면서 조폭의 세계를 몸과 마음으로 익혀 나간다.학창 시절 무도를 익혔던 김기승의 재주와 실력은 '낭중지추'라고 유감없이 발휘를 하게 된다.

조폭은 어느 시대나 이권 다툼의 장이라고 생각한다.김기승이가 상경하던 1970년대초 서울의 강남은 허허벌판 뽕나무와 과수원,논과 밭이었던 때이다.1968년 경부고속도로가 열리고 서울개발계획과 함께 허허벌판 강남은 희뿌연 먼지와 함께 개발의 싹이 튼다.서울 도시개발국의 계획에 따라 시의적절하게 개발발표가 공고되겠지만 중요한 개발계획 소식은 '발없는 말 천 리를 간다'고 하듯이 돈 많은 부유층,정치권의 정치가,공무원들의 입소문에 의해 부지런하게 발품을 팔면서 먼저 사는 사람이 임자가 된다.서울은 한국의 심장이고 중심이기에 한 번 사놓은 땅은 천정부지마냥 고공행진을 하기에 당시 촌부들은 헐값에 팔고 사는 사람은 떼부자가 되었단 말이 거짓말은 아닐듯 하다.김기승 역시 잠실 부근과 영동 부근의 땅을 매입하게 된다.그 매입과정은 룸사롱 등을 운영하면서 벌어 들인 돈에서 실세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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