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함정 - 가질수록 행복은 왜 줄어드는가
리처드 레이어드 지음, 정은아 옮김, 이정전 해제 / 북하이브(타임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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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의식 구조에는 '남보다 한 발 앞서야 된다','무슨 수를 쓰더라도 사회의 지배구조에 입성'하는 것이 장차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믿고 있다.그러기에 공교육보다는 고액의 사교육이 사회분위기를 휩쓸고 있고 부모는 자식의 앞날을 위해 천근만근이 되는 몸과 마음을 쉬지 않고 이를 앙다물고 버티면서 자식에게 투자하고 헌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1960년대 '보리 고개'를 면하고저 부모는 자식의 교육을 위해 논과 밭을 팔아 도회지로 유학을 보내고 국가는 산업화를 통해 국민의 소득수준을 향상시키려 했던 것이다.시간과 마감에 쫓기고 경쟁과 성장에 지칠대로 지친 한국인의 얼굴과 표정에는 웃음기가 사라진지 오래다.나아가 청소년들들의 입시지옥과 청장년층들의 삶의 질의 저하로 인해 사회 구성원들간의 위화감은 극대화되다 보니 삶의 질과 행복지수는 최하위일 수밖에 없다.설상가상으로 자살률도 세계 1위이다 보니 오명일 뿐이다.

불행한 삶보다는 행복한 삶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를 생각해 본다.살아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의식주'문제를 해결해야 할테고 소득수준 또한 가족 구성원 수에 맞춰 맞춰져야 한다.아무리 행복이 좋다고 하지만 살아가는데 일정한 소득과 생계수단이 충족되어야 할 것이다.돈이 적어도 생계문제로 고통이 수반되지만 돈이 많아도 반드시 행복한 생활이 보장된다는 법도 없다.그만큼 행복이라는 것은 자신이 살아가면서 만족하고 불평이 없는 심리상태를 가리킨다고 본다.행복은 멀리서 찾을 수도 있지만 대개는 자신의 마음과 행동상태,가치관,태도,자세에 달려 있다고 본다.타인과 돈과 물질를 비교하기 보다는 지금의 자신이 처해있는 입장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통제하는 자세와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행복해지기 위한 요소는 가족관계,재정,일,공동체와 친구관계,건강,개인의 자유,개인의 가치관을 들고 있다.결국은 자신을 사랑하고 통제하며 가족과 공동체 관계에서 원만한 친밀감 형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요즘 아이들이 학교 교육을 통해 얼마나 인성과 감성교육을 받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매마른 정서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장하는 어린이들에겐 체계적인 감성교육이 중요하며 이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겸손한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기에 초.중.고교에 있는 학생들의 감성 교육은 어느때보다 필요한 싯점이라고 생각한다.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다루기,타인을 사랑하고 봉사하기,미의 감상,질병의 원인과 치료법,정신질환,마약,알코올에 대한 지식함양과 이해,사랑,가정,부모 역할,일과 돈,대중매체를 이해하고 자신만의 가치관 지키기,타인을 이해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정치 참여,철학적이고 종교적인 사상에 대해 감성적이고도 인문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계몽해야 할 것이다.

인간은 의식적으로든 과거에서 얻은 경험의 지혜를 통해 무의식적으로든 행복을 위한 자신만의 전략을 갖추고 있는 본성이 있다.그런데 이러한 행복을 위한 자신만의 전략 속에는 부정적인 자아인식과 부적절한 목표를 버려야 긍정적인 힘을 발산할 수가 있으며 이는 불교철학에서부터 현대 긍정심리학에 이르는 공통된 행복의 길로 보여진다.사물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부정보다는 긍정적인 자세와 태도,시각을 견지함으로써 만족과 위안을 얻고 행복지수가 높아지고 삶을 보다 풍요롭게 누릴 수가 있을 것이다.부정적인 시각과 태도가 정신 건강을 위협하게 되는데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건강이 균형을 갖추고 조화를 이룬다면 금상첨화이리라.소득,교육,신체적 건강,주택,일자리 부족이 객관적이고 물질적 측면이라면 우울증과 같은 병은 현대인의 내부에 꿈틀거리고 있는 커다란 정신 질환이라고 생각한다.특히 우울증은 광장공포증,대인기피증,공황발작,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불안증도 수반되는데 이를 숨기려 하지 말고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일상에 긍정의 씨앗을 심고 행복의 열쇠를 쥐어야 할 것이다.

행복은 개인의 노력에 의해 얼마든지 실현가능하다고 생각이 들지만 현대사회처럼 복잡다단하고 치열한 경쟁이 상존하는 상황에서는 사회복지,포지티브섬 게임,불행을 거르는 네트워크 조성 등 개인의 삶과 정신 건강이 향상 되도록 제도적 개선과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이러한 제도 개선과 지원은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 또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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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 - 김훈 장편소설
김훈 지음 / 학고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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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와 강진의 길이가 지금이야 버스와 배로 몇 시간이면 당도하고 만나고 구경할 수 있지만 조선후기의 상황에서는 말을 타고 돛단배를 타고 아니면 뚜벅뚜벅 걸어야 겨우 찾아가고 만날 수가 있는 아득히 머나 먼 길이다.이는 조선후기 신유(辛酉)박해로 천주교인들이 대거 탄압과 숙청이 되면서 정약전.약용 두 형제는 배교가서에 의해 죽음만은 면하고 언제 올지 모르는 유배의 땅,흑산과 강진으로 무심히 발을 내딛게 된 곳이다.서학과 서교에 대해 비교적 관대했던 정조가 서거하고 어린 순조는 수렴청정에 의해 정순대비가 안동김씨와 손잡고 세도정치를 구가하고 국체인 유교를 배척하고 나라의 기강을 문란케 한다는 명목으로 사학교인(邪學敎人)들의 주동자,배후자,공모자 등의 이념과 사상을 발본색원했던 것이다.


정약용의 둘째 형 정약전의 교리 전습에 따라 정약종.약용은 약전으로부터 전수받은 서교는 하늘의 선한 뜻은 권력의 작용이 아니라 인간의 실천을 통해서 일상의 땅 위에 실현할 수 있으며,그 실천의 방법은 사랑이라는 교리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이고 진보적인 사상과 이념이 아닐 수가 없다.성리학적인 사상에 바탕을 두고 봉건적인 국가운영에 신물이 났던 일부 선각자들에 의해 도입하고 아름아름 전파되었던 천주교 탄압은 이념과 사상,물질적 증거물을 모두 말살하고 수많은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참수형과 능지처참으로 공포에 떨게 하고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는 사람은 연줄 연줄을 캐내고 질책하여 배후자와 공포자를 포졸에 의해 잡아들이고 장형으로 죄를 불게 하고 거의 실신하면 또 다시 장형으로 사지로 몰고 갔던 것이다.지금이야 종교의 자유가 있지만 당시 조선은 봉건적이고 수구적이며 권위적인 왕권 통치가 우선이었기에 천주교인들의 진보적인 사상과 이념은 결코 드러내 놓고 활동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정약용의 큰 형 정약현의 사위 황사영은 백서사건으로 유명한데 그는 일찍이 관료의 길로 나아갈 수도 있었는데 18세기말(1794년) 청국에서 천주교의 교리와 야소(예수) 그림 등으로 교인의 세를 불려 나갔으며 조선국정에서 이미 소문이 나게 되고 주문모(周文謀)는 1순위 체포대상이 되었으며 그를 감싸고 돌보는 교인들에 의해 주문모는 동가숙 서가식의 아슬아슬한 나날을 보냈고 정약전에 의해 교리를 전수받은 정약종은 끝내 배교를 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서대문 형장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되었으며,큰 조카 사위 황사영은 그의 몸을 옥죄어 옴을 통감하고 옹기장수 김개동의 제천 배론 토굴에서 은신처를 삼으며 천주교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백서(白書)를 담담히 써내려 가지만 구베아 신부를 만나고 온 사행마부(使行馬夫) 마노리(馬路利)가 지니고 있던 청의 은과 야소(예수)의 그림이 그려진 화폭에 의해 황사영이 배후세력으로 밝혀지면서 황사영은 포졸군관에 의해 체포가 되고 망나니에 의해 처참하게 효수형에 처해진다.


이 글에선 정약용의 얘기보다는 그의 형 정약전의 얘기가 흑산도의 바람과 사람들의 얘기가 주가 되는데 약전은 언제 뭍으로 갈지 모르는 형극의 흑산유배 생활에 접어들게 되고 처녀 순매와 가깝게 되면서 아이까지 얻게 된다.흑산은 섬이기에 어족이 풍부하고 어부들의 삶의 애환도 자연스레 알게 되면서 그의 흑산 생활은 아득하면서도 꽤 적응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채득한 물고기의 종류와 특징 등을 엮은 자산(玆山)어보를 짓게 되며 그곳에서 선비의 모습도 아니고 어부의 모습이 아니지만 그는 흑산과 친숙해지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끝내 뭍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동생 정약용의 그리움만 안고 유배지에서 생을 마감한다.



이 글을 읽고 나니 가슴 한 켠이 저려온다.종교의 자유가 없었던 조선후기의 사회상도 그렇지만 국체에 반한다는 잣대로 그들의 정신과 혼을 말살하고, 서교와 관련한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국문하고 장형으로 다스리면서 제대로 된 증거나 재판절차도 없이 눈에 벗어난 사람들을 파리나 모기목숨보다도 낮게 생각하고 자신이 믿고 가려했던 서교의 길은 당시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간난의 시절이었다고 생각한다.주문모,황사영,정약종,강사녀,길갈녀,아리,마노리 등 등장인물들의 고귀한 희생에 의해 종교의 씨앗은 강인하게 지탱할 수가 있었다고 생각이 들며,자유로를 따라 절두산(切頭山) 천주교인 탄압의 형지를 지날 때면 신유사옥을 떠올리고 처참하게 희생되어야만 했던 그들을 생각하며 자아도취적이고 백성을 괴롭히는 정치는 언젠가는 민중에 의해 역으로 탄압을 받고 제대로 된 이념과 사상을 피워갈 수가 있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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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여인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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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이 남자든 여자든 눈에 들어오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특히 대상이 이성간이라면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말과 행동,표정이 뇌리에 남게 되고 자신과 얽힌 추억과 사연이 있으면 가끔씩 떠올리기도 하고 그리워하기도 하며 때론 너무 멀리 있기에 꿈 속에서라도 만나 보고 싶은 대상일지도 모른다.그것은 은근하기도 하고 강렬한 심장의 고동을 느낄 때도 있을 것이다.나도 초등학교 시절 시골 경찰서장의 딸로 전학온 소녀가 있었는데 얼굴도 예쁘고 키도 크며 성적도 우수하며 노래도 잘 부르던 멋진 동급생이 있었다.좀 수줍음을 타고 나서기를 싫어했지만 나름대로 담임의 칭찬도 많이 받고 성적도 우수했던 나를 그녀가 먼저 얘기를 걸어 올때는 두근거리기도 했지만 순수하고 가식이 없던 태도와 해맑은 미소가 천진스럽기도 하고 경찰관의 딸이라는 티를 내지 않아 쉽게 대할 수가 있었다.아버지가 자주 전근을 가는 바람에 2년 정도 같은 학교 생활을 하다 어느 날 또 다른 곳으로 전학을 가게 되어 아쉽고 서운하며 보고 싶은 마음이 마음 한 켠에 꽤 오래도록 남았던 아련한 기억이 이 글을 읽으면서 오버랩되었다.



대학을 가기 위해 백수생활을 하면서 놀이터에서 눈에 익고 신원을 알게 된 백인계 혼혈아였던 혜련은 아버지는 한국인이고 어머니는 리투아니아인으로 둘은 미국에서 만나 서로에게 끌려 결혼을 하면서 낳은 아이가 주인공 혜련이다.리투아니아는 아는 바가 별로 없지만 발트해 연안국가로 구소련 지배하에 있었으며 한 때는 폴란드까지 지배했던 역사 깊은 나라였지만 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소련에 흡수되고 현재는 러시아 연방국으로 되어 있다.2차 대전대전의 전란을 피해 외할머니와 혜련의 어머니는 천신만고의 망명길에 올라 미국 생활을 하게 되었으며 아버지는 한국전쟁의 고아가 되고 미군에 의해 미국으로 입양되어 각자 미국 대학생활 속에서 알게 되고 결혼을 했던 것으로 보여지며 리투아니아에 남아 있던 혜련의 두 이모는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어도 자신을 낳아주고 모성애를 심어준 친정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갖은 고생을 감수하면서도 어렵게 어머니를 찾아 나서 찾았지만 친정어머니가 두 딸에게 대하는 모습은 이모들이 상상했던 자애롭고 인자하며 혈육애로 가득찬 모습과는 동떨어진 무덤덤하고 쌀쌀하며 '왜 왔냐?"는 식의 차가운 분위기에 그만 두 이모는 발길을 돌리게 되고 다시는 찾지 않게 된다.



주인공 나와 혜련은 뮤지컬과 무대 음악에 관심이 많고 둘 다 한 차례식 어떠한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불행하게도 이혼을 했다는 공통점에서 서로에게 끌리고 관심을 갖게 되며 연민과 동정,배려와 미움과 사랑의 싹이 트게 된다.나는 혜련을 우연한 인연으로 만남이 이루어지고 혜련도 한국에 왔다 미국에 갔다를 반복하고 몽골인과 헤어지면서 어머니의 모국인 리투아니아에도 바람쐬러 가기도 하는데 나에게 관심이 없을줄 알았던 혜련이 편지와 그 곳에서 찍은 사진을 동봉하면서 아리송한 안부편지를 보낸다.나 또한 미국에서 더욱 뮤지컬 공부를 하고 싶어 뉴욕의 브로드웨이를 발판으로 연극 수업과 관람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예기치도 않게 혜련을 만나고 얘기하고 좁은 아파트지만 같은 공간에서 침식도 하게 되는 등 멀어졌던 마음을 가깝게 하기도 하며 미국에서 만난 비행기 별명을 갖은 후배와 함께 영국으로 연극 무대 순례를 떠나는 등 자유분방한 집시의 모습도 연출하곤 한다.혜련과 나는 한 차례의 이혼을 통해 아픈 기억을 잊고 자유와 낭만,자신의 새로운 삶의 선택을 위해 각자가 하고 싶은 일을 누군가의 간섭과 구애를 떠나 진정한 '자유인'으로 살고저 하는거 같다.



다만 둘(나와 혜련)은 채워지지 않은 사랑의 부족함을 서로에게 느끼고 먼 옛날 혜련에게 느꼈던 풋풋한 순수함과 자신만의 당당한 삶의 방식에 매료되어 하나가 되기를 나는 고대하지만 혜련은 약간 쿨한 면이 있다.솔직하고 당당하고 예의바르고 감수성이 강하지만 전 남편으로부터 상처받은 후유증이 그녀의 마음 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나는 혜련과 함께라면 뭐든지 잘될거 같고 만족한 생활이 오래 지속될거 같지만 혜련은 그녀가 갖고 있는 내재된 아픔과 고통을 속으로 삭히고 누구에게 부담을 안기며 살아가려는 나약한 모습은 없는거 같다.혜련이 나에게 찾아와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갈 때 혜련이가 몸과 마음을 함께 나누고 오래도록 같이 하기를 바라지만 혜련은 자신이 갈 길을 찾아 그녀만의 방식대로 살아가려는 고독한 자유인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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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가든 허기진 배를 채워주고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과 음식점 안에서

풍겨 나오는 갖은 음식재료와 지지고 볶고 삶아 내는 과정을 훔쳐 보노라면

길손의 오감은 기대와 설레임의 도가니로 빠져들 것이다.늦가을 찬바람이 일

고 어스름한 어둠이 대지를 삭여 갈 무렵 나는 소고기 육수의 구수함과 주인장

이 얹어 놓는 고명이 생각이 나기에 발길을 '토속 칼국수'로 돌리곤 한다.

















음식점이 생긴지는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젊은 부부와 친정어머니가 함께

손과 발이 '바늘과 실'마냥 척척 맞아 음식점의 실내분위기는 안온하고

깔끔해서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주인 얘기로는 오전에 칼국수재료

와 밑반찬 거리를 모두 챙기고 식사시간이 될 무렵이면 부산나케 돌아간다

고 한다.기계로 반죽하여 손으로 촘촘하고 정교하게 썰어내는 칼국수를 1인

분 정량에 맞춰 냉장고에 보관하고 손님이 오면 숫자에 맞춰 팔팔 끓는 육수

과 함께 익혀 손님 머리에 내놓는다.보기만 해도 구수하고 정갈한 느낌이

온몸에 전해져 온다.













구수하고 뜨끈한 칼국수와 함께 갓담은 배추김치와 깍뚜기는 찰떡궁합마냥

먹어도 질리질 않는다.칼국수의 쫄깃쫄깃한 질감이 입으로 시원하게 넘어가

는 속도감과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배추김치와 깍뚜기의 씹히는 청량감은 먹

은 뒤에도 그리움이 두 배가 된다.친정어머니의 예의 바르고 덤으로 얹어 주

는 넉넉한 인심으로 나는 이 가게를 생각날때면 찾곤 한다.한가지 식단으로

맛과 풍미를 길손들에게 깔끔하고 넉넉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토속 칼국수'

를 어찌 잊을 수가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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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호형사
쓰쓰이 야스타카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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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인기드라마로 자리매김했던 <부호형사>의 원작 소설을 접하면서 사건사고와 이를 해결해 가는 과정이 이색적이고 독특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보통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전담 형사와 법의학팀,증거채집,탐문 등으로 이어지고 부족하다 싶으면 보강수사를 통해 사건해결을 마무리하고 관련된 범인은 법의 잣대에 의해 재판과 판결이 이루어지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인데 여기에 나오는 간베 다이스케 형사는 사건사고의 해결을 돈이라는 물신을 내세워 해결하려는 사고방식이 이채로웠으며 작가가 글의 말미에 불쑥 나타나 나래이션식으로 미스터리의 핵심을 공략하고 정리해 주는 등 탐정과 추리,반전의 기대는 기대치에는 못미치지만 작가 특유의 유쾌하고 재기 넘치는 문체가 신선하고 독특했다.

네 편의 소설집으로 이루어진 이 글은 5억엔의 강탈사건부터 밀실에서 벌어진 살인사건,범인을 잡기 위해 피의자로 변신한 부호형사의 함정,폭력 조직(간사이와 간토)을 토벌하기 위해 호텔의 부호 형사는 화려하면서도 간베형사의 애인격인 스즈에를 내세워 사건사고의 해결과정을 보다 생동감 있게 전개해 주고 있다.대개가 거액의 금전으로 피의자의 동태와 심리를 파악하고 그들의 환심을 사는 척하다 증거를 포착하기도 하고 의도된 시나리오에 의해 범인이 체포되기도 하는 등 손에 땀이 날 정도의 스릴감 보다는 경쾌하고 유머 넘치는 작품의 전개라는 것도 색다르게 발견했다.범인이 체포되고 사건이 종결되면 형사반장은 덩실덩실 춤을 추고 회포의 한 잔을 하는 모습도 눈에 선하게 다가온다.

돈으로는 귀신도 잡는다는 말이 있듯이 분명 범인을 추적하고 피의자를 다루는 데에도 돈은 급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현대세태를 반영이라도 하듯 이 작품은 시종여일 피의자에 대한 탐문과 보강수사라는 고전적인 범행과 단서 찾기의 수사를 벗어나 간베라는 부호(富豪)형사를 내세워 범인 낚기,밀실,유괴,군중 속의 살인을 돈이라는 미끼를 던져 돈의 위력을 실감케 하고 자연스레 범인도 잡고 아슬아슬하게 유괴의 구렁텅이로 빠질뻔한 선량한 사람을 구출해 내는 기상천외하고 파격적인 문체였다.쓰쓰이 야스다카의 경쾌하고 황당무계한 설정이 다소 생소하고 의아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현대인이 안고 있는 돈과 물질에 대한 숭배가 범죄를 해결하는데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개연성을 엿볼 수가 있었고 시사적인 작품이라는 생각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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