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인기드라마로 자리매김했던 <부호형사>의 원작 소설을 접하면서 사건사고와 이를 해결해 가는 과정이 이색적이고 독특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보통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전담 형사와 법의학팀,증거채집,탐문 등으로 이어지고 부족하다 싶으면 보강수사를 통해 사건해결을 마무리하고 관련된 범인은 법의 잣대에 의해 재판과 판결이 이루어지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인데 여기에 나오는 간베 다이스케 형사는 사건사고의 해결을 돈이라는 물신을 내세워 해결하려는 사고방식이 이채로웠으며 작가가 글의 말미에 불쑥 나타나 나래이션식으로 미스터리의 핵심을 공략하고 정리해 주는 등 탐정과 추리,반전의 기대는 기대치에는 못미치지만 작가 특유의 유쾌하고 재기 넘치는 문체가 신선하고 독특했다. 네 편의 소설집으로 이루어진 이 글은 5억엔의 강탈사건부터 밀실에서 벌어진 살인사건,범인을 잡기 위해 피의자로 변신한 부호형사의 함정,폭력 조직(간사이와 간토)을 토벌하기 위해 호텔의 부호 형사는 화려하면서도 간베형사의 애인격인 스즈에를 내세워 사건사고의 해결과정을 보다 생동감 있게 전개해 주고 있다.대개가 거액의 금전으로 피의자의 동태와 심리를 파악하고 그들의 환심을 사는 척하다 증거를 포착하기도 하고 의도된 시나리오에 의해 범인이 체포되기도 하는 등 손에 땀이 날 정도의 스릴감 보다는 경쾌하고 유머 넘치는 작품의 전개라는 것도 색다르게 발견했다.범인이 체포되고 사건이 종결되면 형사반장은 덩실덩실 춤을 추고 회포의 한 잔을 하는 모습도 눈에 선하게 다가온다. 돈으로는 귀신도 잡는다는 말이 있듯이 분명 범인을 추적하고 피의자를 다루는 데에도 돈은 급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현대세태를 반영이라도 하듯 이 작품은 시종여일 피의자에 대한 탐문과 보강수사라는 고전적인 범행과 단서 찾기의 수사를 벗어나 간베라는 부호(富豪)형사를 내세워 범인 낚기,밀실,유괴,군중 속의 살인을 돈이라는 미끼를 던져 돈의 위력을 실감케 하고 자연스레 범인도 잡고 아슬아슬하게 유괴의 구렁텅이로 빠질뻔한 선량한 사람을 구출해 내는 기상천외하고 파격적인 문체였다.쓰쓰이 야스다카의 경쾌하고 황당무계한 설정이 다소 생소하고 의아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현대인이 안고 있는 돈과 물질에 대한 숭배가 범죄를 해결하는데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개연성을 엿볼 수가 있었고 시사적인 작품이라는 생각도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