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의 정치학 - 왜 진보 언론조차 노무현·문재인을 공격하는가?
조기숙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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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팟캐스트를 통해 조기숙 교수의 구좌파와 신좌파의 이야기를 듣고 여러 가지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었다.

 

한겨레(경향은 안 봐서 모름)에 대한 불편한 감정,

나의 정체성(진보도, 보수도 아닌 것 같은),

진보 정당을 100% 지지할 수 없는 나의 입장

 

이런 것들에 대한 의문이 조금 해소 되었다.

 

언제부터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10년이 조금 지난 것 같다. 당시에 한겨레 일간지를 매일 챙겨 보았다. 자투리 시간에 신문을 챙겨본 이유는 사회 돌아가는 일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책임감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진보 언론을 봐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의무감 때문이었다. 그러다 점점 신문을 챙겨보는 것이 어려워졌는데 그 때가 이명박 정부 3년차쯤 되었던 것 같다. 언론이 점점 정부에 길들여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진보언론을 봐야 한다는 의무감이 더 커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바빠서 일간지는 보기 힘드니까 주간지를 봐야겠다는 생각에 한겨레21를 구독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점점 한겨레21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하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것은 한겨레 신문을 보면서도 겪은 일이다. 언론의 입장이 꼭 내 생각과 일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자도 사람이니까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자들의 생각이 다양할 수 밖에 없으니까, 이상해도 심각하게 받아들인 일은 아니었다.

가령, 놈현이라는 표현을 신문에 써서 유시민이 한겨레 절독을 선언했던 일, 노무현 대통령 수사 때 보였던 보수 언론과 다름 없던 진보 언론의 태도(죄인처럼 몰아갔던 일, 검찰의 수사 방식에 대한 비판적 태도 부족 등), 노대통령 돌아가신 후 경향신문은 사과를 했다고 하는데, 한겨레는 사과했다는 것을 듣지 못한 일 등

100% 마음에 들지 않아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진보 언론이 더 작아지면 안된다는 생각이 강했던 때였다.

 

이렇게 진보 언론을 봐야한다는 의무감이 매우 컸던 시점이라 한겨레21을 보는 것이 나의 마지막 의무감이었다. 한겨레 21을 보면서 이상했던 점은 정치 기사 말고 다른 곳에서 느껴졌었다. 예를 들면, 심각하게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상황이라고 여기고 있는데, 국내 정치와 관련이 없는 이야기의 비중이 높을 때가 많아서 다수의 기사가 잘 와닿지 않는 느낌이었다. 이 것도 주간지니까 이해하려고 했다. 하지만 점점 목차를 보고 한겨레21을 펼쳐보지도 않는 일이 생기며 폐지만 쌓이기 시작했다. 특히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점은 국내 현안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면서 혼자 고고한 분위기를 풍기는 느낌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이런 것이 엘리트주의가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러다 나꼼수라는 팟캐스트 열풍에 시사인을 구독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고 있었다. 방송, 신문에서 접하지 못했던 속시원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듣게 된 것이 좋아서 시사인 구독을 신청했다. 잘 보지는 않고 있지만 진보 언론에 대한 의무감으로 한겨레21은 끊지 않았다.

 

그러던 중 한겨레21에 대해 완전히 정이 떨어지는 글을 김모 기자(였던 듯)가 실었다. 기자의 수다같은 짧은 에피소드의 글이었는데, 나꼼수를 시기하는 글이었다. 짧은 에피소드(택시 안에서 있었던 일을 토대로 시사인에 대한 기자의 생각을 엿본 글)를 통해 기존 언론에서는 나꼼수를 언론도 아닌 것들 정도로 무시하면서 사실상 시기를 한다는 생각을 하자, 한겨레가 매우 찌질한 존재로 느껴진 것이었다. 내가 이런 존재들을 위해 유료 구독을 해야하나란 생각에 어차피 보지도 않고 있고, 혼자 잘난 듯 어려운 글을 쓰는(시사인의 기사가 훨씬 와닿고, 글이 쉬웠다.) 한겨레21을 구독 해지하였다. 그랬더니 언제부터인지 직장으로 한겨레21을 구독을 해달라는 전화가 여러 차례 왔다. 내 개인정보는 어떻게 알았는지 화도 났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거절을 했었다. 구구절절 불쌍한 목소리로 한겨레가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이야기를 점점 들어주는데 인내가 오던 차에 '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자 그 이후부터 구독해달라는 전화는 오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시기심을 드러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인간이기 때문에 시기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 것은 개인의 내면에서 끝내야 하는 감정이다. 왜 시기심을 드러내는가? 그 것은 열등감을 표출하는 것이다. 남이 자기보다 잘 되는 것이 못 마땅하면 자기 성찰을 하면서 내가 뭐가 잘못되고 부족한지 살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성찰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기심을 드러내는 것이다. 한마디로 피해의식이다.

 

나꼼수가 잘 나가고, 시사인이 잘 되고 있으면 우리가 뭐가 부족해서 사람들이 팟캐스트에 열광하고 지지하는지 생각했어야 한다. 하지만 자신들의 부족한 점과 잘못한 점에 대한 성찰 없이 상대방을 과소평가하고, 상대방을 지지하는 다수의 사람들을 폄하하고, 여전히 자신들은 잘났다고 여기는 것. 열등감을 폭발시키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공개적으로 글에 실었던 것이 그 동안 마음에 들지 않아도 참았던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진보 언론에 대한 의무감도 지울 수 있게 되었다.

 

아무튼 그 후로 나는 지금까지 시사인을 보고 있다. 시사인도 100%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고, 가끔 보지도 않고 지나치는 주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끊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시사인도 때로는 언론으로서 실수를 할 수도 있고, 나와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사인도 자기 성찰 없는 언론이 된다면 바로 끊을 생각이다.

 

 

그리고 진보 정당, 진보 정당에 대해서는 사실 큰 관심이 없다. 왜냐하면 가끔씩 시민단체같은 발언을 할 때, 대안없이 비판만 하는 태도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특히 참여정부 때) 하지만 워낙 작고 힘이 없으니까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어쩔 수 없겠지 정도로 이해하려고 했다. 그런 마음을 바탕으로 진보 언론에 대한 의무감과 마찬가지로, 정당 투표에서 진보당을 찍어왔었다. 하지만 지난 총선에서는 진보당을 찍지않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진보당을 찍을 생각이 없다. 대안없이 비판하는 것, 노동을(내 눈에는 노동만)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태도와 자신들의 전유물이라 여기는 점, 시기심을 드러내는 것만큼 내가 끔찍히 싫어하는 내로남불의 태도가 나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진보 언론과 진보 정당에 대한 나의 생각은 나는 보수는 확실히 아닌데, 진보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럼 나의 정치적 입장은 뭘까, 란 생각을 꽤 오랫동안 해왔던 것이다. 이에 대한 답을 조기숙 교수의 팟캐스트 발언과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신좌파의 시각으로는 구좌파와 우파가 권위주의적이란 면에서 차이가 없다. 신좌파는 좌우를 모두 부정하기에 탈권위주의적이고 탈물질주의적이며, 탈이념적이다. 문화적으로 리버럴하고, 경제적으로는 실용적이며, 정치에 관심이 많고 정치 지식도 많다. 부당한 권위를 부정하지만 대인 신뢰가 높고 기부도 잘 한다. 정치적 의사표현이 적극적이라 시위와 항의에도 적극 참여하며, 유머를 즐기고 정치를 문화의 영역으로 승화시킨다.(329p)

 

 

핵심은 이 것.

탈권위주의를 지향하고, 집단주의 문화를 거부한다. 과거 운동권 문화도 당시에는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이해하지만, 지금도 과거 운동권에 젖어있는 사고 방식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자신은 여전히 옳다고 생각하는 사과할 줄 모르는 엘리트주의, 탈권위와 평등을 지향하는 나의 사고 방식과 맞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할 수 있다. 그러면 당당하고 깨끗하게 사과할 줄 알아야 한다.

 

내집단에게는 호의적이고 외집단에게는 야박한 이중잣대의 태도, 이 것 역시 나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다. 권위적이고 평등하지 않다.

 

경제는 실용주의 마인드. 경제 정책에서 이념이 무슨 소용인지, 과거 한미 FTA를 신자유주의라고 비판하는 태도가 잘 이해되지 않았다. 차라리 어떤 손해를 보기 때문에 반대한다면 모를까. 그 때 신자유주의 정책이라고 비판했던 사람들이 지금은 뭐라고 주장하는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요새 나는 새로운 시대를 향해 역사가 흘러가고 있음을 느낀다. 조기숙 교수가 정의한 구좌파는 20세기 이념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새로운 시대에 합류하지 못하고 도태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고, 정치 지식도 풍부하고, 게다가 행동으로 보여주는 참여하는 시민들은 유별난 사람들이 아니다. 대한민국 역사의 흐름이다.

 

 

 

 

역사의 진보란 억압받고 차별받던 사람들이 점점 평등한 세상으로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역사의 발전과 함께 제도적인 차별과 억압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45p)

 

 

노무현과 진보언론이 갈등하는 이유 7가지(114p)

진보언론의 양심 결벽증

시간과 재정이 부족한 진보언론의 열악한 업무 환경

폐쇄적인 엘리티즘

비판의 효능감 혹은 스톡홀름 신드롬

언론의 특권을 이용한 킹메이커 바람

언론권력의 사유화

노무현과의 이념적 갈등

 

 

미국 언론인 십계명 중 1호는 '자본으로부터의 자유'라고 되어 있다. 진보적 언론인이 자신의 양심적 결벽을 증명하기 위해 진보적 정치인이나 정부를 더 편파적으로 비판하는 게 과연 옳을까? 자기만족은 될지 몰라도 공공선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119p)

 

엘리티즘의 뿌리는 자격지심(124p)

스톡홀름 신드롬 : 인질극이 발생했을 때 인질들이 자신을 구해주려는 군이나 경찰보다 인질범에게 동조하는 심리 상태(129P)

보수는 원래 보수의 힘을 실제보다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 피지배층이 감히 기득권에 도전하지 못하도록 도전 의지를 원천적으로 꺾기 위해서다.(145P)

 

 

19세기 말 영국의 자유당은 정치적으로는 개혁적이었을지 몰라도 경제적으로는 유산 계급의 사유재산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노동당이 등장해 정치적으로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진보적인 의제를 제시하면서 자유당은 사라졌다. 노무현 정부 당시 많은 진보 지식인이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을 19세기 영국의 자유당 정도로 생각했다. 그래서 노무현만 때리면 당시 제3당이던 민노당이 제1 야당이 되는 줄 알았다고, 민노당 출신 박용진 의원이 2012 '국민의 명령'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고백한 바 있다. 그러나 노무현은 19세기 자유주의자가 아니었다. 노무현은 21세기 최초의 대통령이었다. 이 점에서 소위 진보 지식인과 언론이 노무현뿐만 아니라 노무현의 지지자인 친노의 정체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150-151p)

 

* .우의 상대적 개념(: 영국의 자유당 진보->보수->소멸)

 

민주당은 김대중 대통령 때까지만 해도 중도보수정당이었지만, 2012년 이후 세계화와 양극화의 흐름 속에서 경제적 민주화와 제2세대 시민권을 향한 시대적 과제를 추구하게 된 것이다. 호남을 중심으로 했던 60대 이상 민주화 세력이 제2세대 운동이 일어나면서 보수화되는 것 또한 자연스럽다.(154p)

 

 

민노당이 원내에 진입하면서 경제 균열이 한국 정치의 전면에 등장하자, 진보언론과 지식인은 영국처럼 자유주의 정당인 열린우리당이 사라지면서 민노당이 제1 야당이 되리라 기대했다. 그래서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에 가혹하게 굴었다. 불행히도 한국은 분단과 6.25를 겪은 나라다. 빨갱이, 좌파 기피증이 민노당에 대한 대중적 지지를 가로막았다. 이것이 우리가 유럽과 달리 제2세대 시민권을 성취하기도 전에 건너뛰게 된 결정적인 이유다. 김대중 대통령이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세계 최강의 IT 국가가 되었다는 점도 한몫했다. 인터넷은 시민에게 정보를 주며, 정보는 곧 권력이다. 2세대 시민권을 확립하기도 전에 권력을 가진 시민들이 제3세대 시민권운동을 벌이기 시작한 게 노사모다. 시민의 자발적 참여민주주의를 실천한 노사모가 한국 탈물질주의 운동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노무현은 인터넷을 활용해 대통령이 되었는데, 미국의 오바마는 2008년에야 이를 벤치마킹해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우리가 미국보다 6년이나 빨랐던 것이다.(158-159p)

 

 

학생들은 물질적 풍요보다는 정의와 인간의 존엄성, 성별, 인종, 지위에 따른 차별이 없는 세상을 꿈꾸었다. 개인의 삶을 억압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그들은 지도자 없는 시위를 했다. 그들은 아래로부터의 참여민주주의, 일상 속에서의 민주주의 실천을 원했다.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의 평등한 관계, 남녀 간의 평등한 인권, 기술 문명과 살상무기와 핵에 대한 저항, 환경과 생태에 대한 관심이 신좌파의 주요 의제다. 비록 물질은 풍요롭지 않아도 지구를 더는 파괴하지 않고, 약자를 배려하고,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며, 대등한 관계에서 소통을 통해 의사를 결정하는 탈권위주의 사회가 신좌파가 꿈꾸는 세상이다.(170-171p)

 

* 노동만이 최상의 가치는 아니다.

 

 

누구도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인종, 출신 지역, 연령, 성별, 게다가 약자라는 이유로 비하 발언을 들을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일베는 사회적 약자만 골라서 비하했다.(187p)

 

*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자유는 사법적 처벌의 대상일 뿐

 

 

노동만이 최고의 가치이고 노동자만이 사회의 진보를 이룬다는 생각은 이미 20세기의 흘러간 노래일 뿐이다.(192p)

2세대 시민권을 위해 가장 열심히 싸웠던 사람이 노무현, 문재인 같은 노동. 인권 변호사였다.(192p)

 

 

현재 자신의 기득권보다는 시민의 권리를 더 중요학 생각하는 사람이면 다 친노가 된다.(205p)

 

 

노무현 대통령은 타인에게 정말 너그러웠어요. 공적인 불의에는 분노했지만 사적으로는 타인에게 인자했지요. 다 이해하고 다 용서하고. 자신에게만 엄격했죠.(218p)

 

 

정치인의 됨됨이는 쓴소리를 얼마나 진지하게 듣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230p)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가 왜 문화적으로 분열하는가,(268p)

 

 

지식인은 시인이나 초인에 비유된다. 새벽을 알리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고려 광종 때 시작됐다는 과거제도의 폐해가 참 크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과거제도는 지식을 개인의 출세 수단으로 사용하도록 허용했기에 우리나라 지식인만 예외적으로 보수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3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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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알아야 바꾼다 - 내 삶을 바꾸는 경제 이야기 12
주진형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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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했던 이야기>>

한국 진보의 경제 인식 : 운동권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라.
참여 정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연금 정책 : 대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했을 때, 수급을 낮추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작가 역시 마찬가지이다. 국민 연금은 노후를 위한 정책인데, 수급액을 낮춘다??
낮은 직급에 비해 높은 직급의 임금 배율이 너무 높다. 어쩌면 이래서 정년 보장이 힘들 수도 있겠다.
물건보다 경험에 돈을 쓰자.


<<새로운 이야기>>

원청과 하청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
구조조정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우리가 뉴스로 접하는 노동이 임금소득 상위 10%에 해당되는 이야기인 경우도 많다는 것. 결국 제대로 보호를 받아야 하는 나머지 90%는 오히려 소외되어 있다는 것. (얼마 전 모 대기업 노조가 비정규직은 노조 가입 못하게 했던 일이 떠오름.)



프랑스 혁명 - 자유, 평등, 연대
(25쪽)

*연대 의식이 약한 편인 우리나라 
노조 운동은 대기업, 공기업 위주로 10% 세력에 불과, 사회개혁운동이 잘 될 수 있을까?

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 생물의 진화는 단선적 진보가 아니라 분화(48쪽)
(진화해서 살아남는 것과 멸종하는 것이 존재)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지금 삼성물산의 주식이 되었다.


헌법 제119조 제2항 전체를 경제민주화 조항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 경제 민주화는 국가가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이 조항은 경제민주화 조항 대신 경제규제 근거 조항이라고 해야 마땅하지요. 
(84쪽)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과연 양립할 수 있느냐, 양립하려면 어떤 장치가 필요하냐, 양자가 공존하기 위한 장치라는 취지에서 '경제민주화'라는 개념이 나옴(86쪽)

데이비드 그레이버 "부채, 그 첫 5000년"
물물교환경제란 실제로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음. 원시사회부터 빚이 존재, 필요 이상으로 생산하면 주위에 나눠주고, 나중에 상대방에게 남는 것이 있으면 받음. 화폐는 국가가 전쟁 비용을 대기 위해 세금을 걷으면서 발달하기 시작, 기원전 7세기경 빚을 계량화하기 위해 화폐가 발명, 곧 빚이 화폐로 전환된 것.
(149쪽)

지시와 통제를 따르는 군대문화(178쪽)

한국 진보의 경제 인식 : 국가주도적, 규제일변도, 시장에 적대적 
중국과 일본의 강단 마르크스주의 도입의 영향, 교조적인 사고방식, 시장경제<->관료, 독과점 재벌 구조에서 시장경제를 더 도입하는 것이 관료와 재벌 체제를 깨는 효과적 수단임에도 시장에 배타적
(221쪽)

교육의 기능 : 계발(각자 가지고 있는 잠재적 능력을 키워 충만한 삶을 살도록 한다.)
선발(경쟁을 거쳐 사회적 엘리트를 뽑느다.)
GDP 대비 교육에 쓰는 비용 중에서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고 민간 부문에서 지출하는 비중이 높다. 이 것은 계발보다 선발을 중시해 교육이 대부분을 민간에 맡긴다.

사람을 멀리서 사랑하기는 쉽다.(407쪽)
 

천지불인, 내가 원하는 세상, 더 좋은 세상은 나에게 무심하다.(4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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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트로이카 - 1930년대 경성 거리를 누비던 그들이 되살아온다
안재성 지음 / 사회평론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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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진보되어 온 것을 생각하면 늘 떠올리는 감정이 있다.

"고문과 도피의 공포 속에서 무엇을 위해 그렇게 살았을까?"

국내파 사회주의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흔히 접할 수 없었던 이야기라 흥미로웠다. 독립운동사에서 사회주의에 몸담았던 사람들에대한 연구와 평가는 언제쯤 제대로 세상에 알려질 수 있을까. 언제쯤이면 이념에 둔감하게 역사를 바라볼 수 있을까.



적기를 통해, 이재유는 당대 노동자들이 쟁취해야 할 목표를 제시했다. 
의료보험과 국민연금의 실시, 출판과 집회의 자유, 동일노동에 동일임금, 주 오일제와 같은 의미가 되는 주당 사십 시간 노동제, 최저임금제, 하루 일곱 시간 노동제 같은 것들에서부터 일년 단위로 재계약을 하는 임시직 근로자 문제까지 다루고 있었다. (235쪽)


"공산주의 국가를 만드는데 조선이 독립은 무슨 까닭으로 필요한가?"
"내가 조선독립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일본에서 독립하지 않은 이상 언제까지나 조선은 공산주의 국가가 될 수 없고, 또 설령 공산주의 국가가 된다 해도 일본적 공산주의 국가가 되기 때문입니다."
(240쪽)

** 세계대전에 대한 인식 : 인민전선 vs 파쇼전선

훗날 북한 정권은 박헌영과 남한 출신 사회주의 지도자들이 일제시대부터 미국의 간첩 노릇을 했다는 이유로 처형하는데, 일제시대 혁명가들에게 미국과 영국은 적이 아니었다. 파시즘 시대의 미국과 영국은 자본주의 종주국이기에 앞서 파시즘으로부터 약소국을 지켜줄 동맹국으로 보였다. 
(255쪽)

일국일당의 원칙에 따라 조선공산당은 남북한을 총지휘하는 권한을 가졌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경성꼼그룹 출신들이 공산당의 권력을 장악한 셈이었다. 거슬러 올라가면 경성꼼그룹의 주력이 경성트로이카 출신이었다. 이재유는 죽었지만 해방 후 조선공산당 지도부의 주력이 경성트로이카 출신이라고 할 수 있었다. 소련군의 대리인으로 북한에 진주한 김일성은 이주하와 더불어 북한 출신 정치국원 중의 한 명에 불과했다. 
인민공화국과 마찬가지로, 조선공산당은 불과 몇 달 만에 수만 명의 당원이 확보되는 바람을 일으켰다. 그 상당수가 일제 말기에 전향서를 내고 운동을 포기한 사람들이었으나, 새 세상에서 약간의 흠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심지어는 사회주의와 별 관련이 없던 출세주의자와 기회주의자들까지 몰려왔다. 일본군 소좌로서 독립군을 토벌하던 박정희 같은 인물들까지 좌익운동에 끼어들었을 정도였다.

(328-3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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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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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께 간곡히 피맺힌 마음으로 말씀드립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됩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입니다. 독재정권이 과거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였습니까? 그분들의 죽음에 보답하기 위해, 우리 국민이 피땀으로 이룬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을 다해야 합니다. 자유로운 나라가 되려면 양심을 지키십시오. 진정 평화롭고 정의롭게 ,사는 나라가 되려면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야 합니다. 방관하는 것도 악의 편입니다. 독재자에게 고개 숙이고, 아부하고, 벼슬하고, 이런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자유로운 민주주의, 정의로운 경제, 남북 간 화해 협력을 이룩하는 모든 조건은 우리의 마음에 있는 양심의 소리에 순종해서 표현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선거 때는 나쁜 정당말고 좋은 정당에 투표해야 하고, 여론조사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4,700만 국민이 모두 양심을 갖고 서로 충고하고 비판하고 격려한다면 어떻게 이 땅에 독재가 다시 일어나고, 소수 사람들만 영화를 누리고, 다수 사람들이 힘든 이런 사회가 되겠습니까?

 

-20096.15 남북정상회담 9주년 기념사-(김대중 대통령)

(174-175)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인간의 행복과 존엄을 중심에 놓고 있는 사상',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는 사상', '번영에 가장 적합한 제도', '평화를 이루는 투대', '공존과 통합의 기술'이라고 정의했다.(179)

 

 

문제를 처리할 때는 반드시 토론을 열심히 해라. 토론의 목적은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의 오류를 발견하기 위한 것이다. 교만하지 말아야 하지만, 강한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216)

 

 

정체성은 행적으로부터 나온다.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중요하다. 이미지가 정수기를 거쳐 나온 물이라면, 정체성은 있는 그대로의 물이다. 그 사람 자체다. 두 대통령의 살아온 역정이 좋은 연설을 만드는 힘이었던 것이다. (234)

 

 

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모든 사람이 인생의 사업에서 성공할 수 없다. 하지만 원칙을 가지고 가치 있게 살면 성공한 인생이고, 이런 점에서 우리 모두는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 (275)

 

 

노대통령은 역사의 진보를 한마디로 정의했다. '한 사람, 혹은 소수가 누리는 권력이나 지위를 좀 더 많은 사람이 나눠 갖고 함께 누리는 것.' (325)

 

 

 

임기 5년의 공무원인 대통령으로 근무했던 두 분이지만, 두 분이 남긴 말과 글을 보면 철학자, 사상가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대통령의 연설문이 어떻게 나오는지 알 수 있었지만, 두 분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국정을 운영했는지도 더불어 알 수 있다.

 

 

 

결코 굽히지 않는, 결코 굴복하지 않는, 결코 타협하지 않는 살아 있는 영혼이 이 정치판에서 살아남는 증거를 보여줘 우리 아이들에게 결코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하나의 증거를 꼭 남기고 싶었습니다.

 

-1995년 부산시장 선거 낙선 연설-(노무현 대통령)197

 

   

인상적인 연설이 많았지만,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하나의 증거로 노무현 대통령이 못다이룬 역사를 문재인 대통령이 이룰 수 있게 아낌없이 지지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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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김수현 지음 / 마음의숲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책은 생각보다 가볍지 않았다. 문장에 담긴 의미가 깊숙하게 다가온 글들이 많아서 감탄도 하고, 위로도 받고, 반성도 하게 되었다.

숫자의 삶 : 우리 삶의 상당 부분이 숫자로 매겨지는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마침 학생들 석차백분율 산출과 겹치는 시기여서 그런 것 같다. 왜 중학생들의 3년 동안 학교 생활이 숫자로 환산되어야 하고, 1등에서 100%(꼴찌)까지 줄을 서야 하는 걸까. 어떤 분들은 학생들이 자기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왜 자기 위치를 모든 사람들을 줄세운 위치로만 확인해야 하는 걸까. 나의 문제의식은 끝이 없지만, 나의 노력으로는 바꿀 수 없는 상황이라 조금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어른의 사춘기

어른의 사춘기는 자신의 평범함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삶을 채울 수 있을 때 종결되는 것이며
우리는 그 순간 진짜 어른이 될 것이다.(49쪽)

어른이 되어서 진로를 탐색하는 나, 여전히 진로 탐색 중인 나에게 묵직하게 들어온 직구였다.

 

우리는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자신의 감정을 존중하도록 교육받기보다는 타인의 생각과 감정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도록 교육을 받았다.
(57쪽)            

내가 평소에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누구나 자유롭게 살아도 될 권리가 있다. 라고. 그런데 이 부분을 읽던 중 나를 어지럽게 만든 학생이 한 명 있었다. 그 학생의 행동에 대해 훈육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시점에서 이 문장을 통해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나는 그 학생을 훈육하지 않았는데, 책을 덮고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내가 아닌 모습으로 사랑받느니 차라리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미움받겠다.
-커트 코베인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올 해 초에 이 책 제목을 떠올릴 만큼 어마어마한 행동을 저질렀다. 그리고 나는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스스로를 괴롭히는 일을 하느니,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내 멋대로 살겠다고 하루하루 다짐하며 살고 있다.


평소 내가 자주 쓰는 말 중 하나가 '스스로'인데, 이 스스로의 진짜 의미가 '시킨 일을 알아서 하는'의 의미는 아니었을까, 반성해 본다.

삶이란 결국,
모호함을 견뎌내는 일이다.
(124쪽)

지금의 내 모습이 10, 15년 전 생각했던 이 나이의 모습일까, 라는 생각을 종종 해보았다. 분명 아닌데, 왜 나는 정해진 대로 살 거라고 생각했었던 걸까. 삶이란 결국, 모호함을 견뎌내는 일이다.

 

너그러운 개인주의자가 되자. 나는 개인주의자는 맞는데, 과연 너그러운 개인주의자인지 반문해 본다. 스위치 오프.

공동체, 연대 의식이 부족한 사회에, 그런 교육도 부족하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집단주의 문화가 여전히 강하다. 나는 이런 환경에서 무의식 중에 강조하는 집단주의 문화는 없는지 생각해 본다.

신낙수효과 : 누가 위에서 똥을 싸서 먹는 물이 오염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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