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트로이카 - 1930년대 경성 거리를 누비던 그들이 되살아온다
안재성 지음 / 사회평론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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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진보되어 온 것을 생각하면 늘 떠올리는 감정이 있다.

"고문과 도피의 공포 속에서 무엇을 위해 그렇게 살았을까?"

국내파 사회주의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흔히 접할 수 없었던 이야기라 흥미로웠다. 독립운동사에서 사회주의에 몸담았던 사람들에대한 연구와 평가는 언제쯤 제대로 세상에 알려질 수 있을까. 언제쯤이면 이념에 둔감하게 역사를 바라볼 수 있을까.



적기를 통해, 이재유는 당대 노동자들이 쟁취해야 할 목표를 제시했다. 
의료보험과 국민연금의 실시, 출판과 집회의 자유, 동일노동에 동일임금, 주 오일제와 같은 의미가 되는 주당 사십 시간 노동제, 최저임금제, 하루 일곱 시간 노동제 같은 것들에서부터 일년 단위로 재계약을 하는 임시직 근로자 문제까지 다루고 있었다. (235쪽)


"공산주의 국가를 만드는데 조선이 독립은 무슨 까닭으로 필요한가?"
"내가 조선독립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일본에서 독립하지 않은 이상 언제까지나 조선은 공산주의 국가가 될 수 없고, 또 설령 공산주의 국가가 된다 해도 일본적 공산주의 국가가 되기 때문입니다."
(240쪽)

** 세계대전에 대한 인식 : 인민전선 vs 파쇼전선

훗날 북한 정권은 박헌영과 남한 출신 사회주의 지도자들이 일제시대부터 미국의 간첩 노릇을 했다는 이유로 처형하는데, 일제시대 혁명가들에게 미국과 영국은 적이 아니었다. 파시즘 시대의 미국과 영국은 자본주의 종주국이기에 앞서 파시즘으로부터 약소국을 지켜줄 동맹국으로 보였다. 
(255쪽)

일국일당의 원칙에 따라 조선공산당은 남북한을 총지휘하는 권한을 가졌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경성꼼그룹 출신들이 공산당의 권력을 장악한 셈이었다. 거슬러 올라가면 경성꼼그룹의 주력이 경성트로이카 출신이었다. 이재유는 죽었지만 해방 후 조선공산당 지도부의 주력이 경성트로이카 출신이라고 할 수 있었다. 소련군의 대리인으로 북한에 진주한 김일성은 이주하와 더불어 북한 출신 정치국원 중의 한 명에 불과했다. 
인민공화국과 마찬가지로, 조선공산당은 불과 몇 달 만에 수만 명의 당원이 확보되는 바람을 일으켰다. 그 상당수가 일제 말기에 전향서를 내고 운동을 포기한 사람들이었으나, 새 세상에서 약간의 흠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심지어는 사회주의와 별 관련이 없던 출세주의자와 기회주의자들까지 몰려왔다. 일본군 소좌로서 독립군을 토벌하던 박정희 같은 인물들까지 좌익운동에 끼어들었을 정도였다.

(328-3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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