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페미니즘
유진 지음 / 책구경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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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그동안 오해하고 있던 페미니즘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우연히 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책을 자주 접한다. 적극적으로 페미니즘 책을 찾는 것은 아닌데, 우연히, 말 그대로 우연히 제목을 보고 책을 읽는다. 영화, 책, 공연, 여행 등 아무 사전 정보 없이 만나는 새로운 세상이 좋다. 그래서 이 책도 제목만 보고 읽어 보게 되었다.

  대한민국의 한 아빠가 쓴 책일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내 예상과는 달리 딸이 쓴 책이었다. 페미니즘이라는 말을 정면에 내세운 아빠는 아니고, 아빠의 삶과 행동과 가르침이 페미니즘에 가까운 분이다.

페미니즘이 여성만을 위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여성을 고립시키고, 휴머니즘을 외면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페미니즘은 백인 중산층 비장애 남성으로 한정된 휴머니즘의 폭을 넓히는 지식이다.
<9쪽>

 

 

  남성을 배타적인 존재로 만들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페미니즘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하지만, 페미니즘은 인권의 폭을 넓히는 방식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아빠의 페미니즘에 등장하는 J는 한국 사회에서는 다소 파격적인 캐릭터일 수 있다. 기존의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던 사회, 가정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를 딸에게 당부한다. 그리고 스스로 반성하며 자기 자신도 모르게 드러나는 가부장적인 모습은 없는지 살핀다.(그런 의미에서 책 표지의 미러링은 신선하다.)

  대부분 동의하면서도 아주 일부는 너무 극단적이지 않은지, 자기 파괴적이지 않은지(사랑한다, 이혼하자.) 다른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나는 그런 방식 또한 존중한다.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니까.) 우리 사회는 다양한 방법으로 휴머니즘이 폭을 넓혀가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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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반할지도 - 여름의 비에이 겨울의 삿포로 반할지도 시리즈
최상희.최민 지음, 엘 그림 / 해변에서랄랄라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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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여름,
알 수 없는 이유로 일상에 답답함을 느꼈다.
그리고 즉흥적으로 구매한 홋카이도행 비행기 티켓


그냥 이유없이 홋카이도가 떠올랐다.
굳이 이유를 생각해내자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곳


하코다테
도야
삿포로
오타루
비에이
후라노


열흘 동안 머물다 왔다.

홋카이도는 머무르기 위한 여행을 염두해 두고 출발한 곳이었다. 하지만, 오롯이 그 곳에 내 마음을 두고 오게 되었다.


책으로 다시 만난 홋카이도

또 마음을 먹는다.
다시 홋카이도로.


つばらつばら
「마음 속에 절실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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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의 한국 현대사 - 이완용에서 노덕술까지, 나라를 팔아먹고 독립운동가를 때려잡은 악질 매국노 44인 이야기
정운현 지음 / 인문서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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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 시인의 시는 예쁜 시가 많다. 그럼에도, 그의 시를 읽을 때면 어딘가 불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그래서 굳이 찾아서 그의 시를 읽지는 않았다. 그 불편한 감정이란 무엇일까? 아마도 문화, 예술 영역의 친일파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해야 하는 내 고민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많은 친일파를 소개하고 있다. 이완용, 송병준처럼 익숙한 친일파에서 직업을 친일이라 할 수 있는 조병상같은 사람까지. 친일파들의 활약상은 참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수많은 친일파를 모두 기억하지는 못하겠지만, 예술 분야의 친일파에 대한 나만의 평가 기준을 정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작품의 가치와 친일 행적은 구분해서 평가해야 하는가? 라는 물음에 나는 이 책의 내용을 인용해서 말하고 싶다.



"예술 작품의 참된 가치는 기교가 아니라 정신에 있다."

p245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이후부터 지금까지 공식석상에서 리하르트 바그너의 곡을 연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히틀러가 바그너를 총애했고, 유대인 수용소에서 바그너의 음악을 반복적으로 틀어 당시 감옥에 갇힌 사람들에게 바그너의 곡이 트라우마가 되었기 때문이다. 바그너가 1883년 사망했기 때문에 유대인 학살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하더라도 나치의 피해자들은 바그너의 곡을 통해 수용소의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의롭지 못한 역사에 대해서는 엄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책임지지 않는 정치, 반성할 줄 모르는 사람들, 출세와 사리사욕만을 채우는 사회적 분위기 등, 부조리한 사회의 일면이 반성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은 역사가 누적된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편으로 역사 청산은 가까운 역사부터 해야 한다는 한홍구 교수의 말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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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어주는 시간 - QR코드 영상으로 만나는 미술 큐레이팅 그림 읽어주는 시간
서정욱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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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 서정욱의 미술토크라는 연수를 듣게 되었다. 나만의 작은 미술관에서 음악과 함께 그림을 감상하는 느낌을 주었던 연수였다.


언젠가 꼭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는데, 공교롭게도 <내 생애 마지막 그림>을 읽고 읽으니, 그림과 화가를 다각도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화가의 대표적인 그림을 감상할 수 있고, 그림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감성도 채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QR코드가 있어서 중간중간 동영상과 음악도 접하면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 책 표지는 내가 좋아하는 그림, 프라고나르의 <책 읽는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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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마지막 그림 - 화가들이 남긴 최후의 걸작으로 읽는 명화 인문학
나카노 교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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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익숙한 그림은 화가를 유명해지게 만든 그림이다. 화가가 인생의 마지막에 남긴 그림은 사실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책 제목이 마음에 들어 읽게 되었다.


많은 화가를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익숙하지 않은 그림도 볼 수 있고, '생애 마지막 그림'이기 때문에 화가의 인생이 시대와 함께 이야기가 전개된다.


화가의 삶을 안다면 '생애 마지막 그림'을 훨씬 감상하기 좋을 것이다.


내게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는 라파엘로의 이야기였다. 라파엘로 하면,


밝고 온화한 그림, 그리고 그림 역시 그의 성정과 비슷하다는 이야기,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많이 모방해서 그만의 개성이 없다는 지적도 받지만,

그가 남긴 작품이 워낙 인기도 많고, 훌륭하다는 인정을 받는다는 평가

그러면서 요절했기 때문에 자신의 예술 세계를 다 펼치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청년 예술가의 이미지

 

라파엘로에 대한 나의 인식이다.


그러나 그가 왕후 귀족이 무덤인 '판테온'에 유해가 안치되어 있고, 사후에 전통적인 아카데미 기법을 남겼다.

19세기 영국에서 라파엘 전파가 존재할 정도로 그의 권위는 사후에도 계속 지속되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30대에 요절한 것은 안타깝지만, 그의 예술 세계는 그의 작품과 함께 사람들과 오랫동안 함께했던 것이다.

 


화가의 유명한 작품이 아닌, 인생의 마지막 작품에 초점이 맞추어진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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