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사 속의 전쟁 현대의 고전 9
마이클 하워드 지음, 안두환 옮김 / 글항아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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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책이었지만, 읽고 싶은 책이 많아서 집중하면서 속독하려고 노력했다.(원래 속독을 못하는 편) 이 책은 전쟁사라고 하기에는 전쟁에 특화(?)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고 유럽 역사를 차근차근 알려주지 않는다. 어느 정도 유럽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어야 하고, 매끄럽지 않은 번역체를 견뎌야 책장을 넘길 수 있는 책이다.


로마 제국 이후 형성된 서유럽의 중세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 유럽 역사 안에서 끊이지 않은 전쟁을 역사, 사회와 연결하고 공간을 이동하며 이야기를 전달한다. 중세 시대 기사의 성장으로 빈번했던 기사들의 전쟁과 독일의 란츠크네히트로 대표되는 용병들의 전쟁, 대항해 시대의 상인들의 전쟁, 절대 왕정 때 직업 군인(상비군)의 등장, 프랑스 혁명 이후 혁명전쟁, 제국주의 시대의 제1,2차 세계대전, 그리고 전후 세계 곳곳에서 있었던 전쟁으로 한국전쟁, 아랍-이스라엘 전쟁, 베트남 전쟁, 걸프전, 911테러와 이라크 전쟁까지.


에필로그를 보면 마이클 하워드는 전쟁과 사회의 관계를 통해 역사에 대한 반성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폭력의 역사 속에서 인류의 도덕적 진보를 찾아내고자 하는 연구 의지를 표명한다.

하지만 조금 의문이 드는 건 유럽의 폭력적인 팽창을 문제라고 인식하지만 18세기 계몽주의와 19세기 산업 혁명의 진정한 의미를 널리 알리고자 했던 이들의 인류애, 사명감, 희생을 모두 제국주의로 몰면 안 된다고 말한다고 한다.(옮긴이 해제) ^^;; 영국 역사학자의 한계인가? 18세기 프랑스 혁명과 19세기 영국 산업 혁명의 결실(정치 해방과 경제 발전)을 전파하는데 상대방(?)의 마음을 얻으려는 노력을 한 후 '근대화의 빛'으로 이끄는 태도가 필요했다는 이야기......(옮긴이 해제) 백인 우월주의 시각 아니냐고 비판을 하기에는 옮긴이의 해제에 매우 조심스럽게 서술되어 있다. ㅎㅎ 아 그냥 저쪽 동네의 한계겠구나. 나도 누군가의 시선에는 나도 모르는 나의 한계가 드러나겠지 생각한다. 그래도 번역된 역사 책은 번역체가 힘들긴 하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이나 이야기를 접할 수 있고, 모르는 지역도 나와서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니까 너무 작은 부분에 부들부들하지 않으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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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 미술관 - 그림으로 읽는 의학과 인문학
박광혁 지음 / 어바웃어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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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인종학살에 참여한 일부 의사들이 죄과를 반성하는 의미에서 1948년 세계의사협회에서 수정해 만든 제네바 선언이 지금의 히포크라테스 선서입니다.

303쪽

의사의 눈으로 바라본 그림은 어떤 이야기가 담길까? 고흐의 그림을 시작으로 콜레라로 사망했다고 알려진 차이콥스키의 죽음에 의문을 품는다. 아무래도 직업이 의사이다 보니 인간의 죽음을 바라보는 마음이 남다른 것 같다. 이 책에 전반적으로 나오는 코드도 바로 죽음이다.

머릿니와 옷니를 통해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떠나기 전 옷을 입기 시작했다는 진화생물학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모나리자 도난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였던 기욤 아폴리네르를 통해 아폴리네르 증후군이란 질병도 알게 되었다. 아폴리네르 증후군이란 뇌의 기능 중 감정 형성을 담당하는 측두엽이 손상되는 질환이라고 한다.

고야의 숱한 그림을 봤지만 <의사 아리에타와 함께 한 자화상>은 처음 본다. 이 그림을 통해 '굿닥터'의 조건이란 무엇인가 생각해 보는 저자의 깊이 있는 인문학적 소양이 놀라웠다.

오스트리아의 빈에 가면 흔하게 볼 수 있는 초상화가 있는데, 바로 '씨시황후'이다. 자객에게 칼에 찔린 후 그녀가 입고 있던 코르셋이 지혈 효과가 있었는데 코르셋을 풀면서 심장눌림증에 의해 그녀가 사망한 이야기는 몰입감이 있었다.

전에 읽었던 미술 관련 책에서 자주 접하지 못했던 작가들의 작품과 뒷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미하일 브루벨이다. 작품의 주된 소재였던 '데몬'과 신경매독으로 정신질환 증세를 보인 그의 삶이 살포시 오버랩되었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망상과 환청에 시달리는 병을 조현병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의학적으로 뇌질환에 해당이 되고, 돈키호테가 이 질병에 걸렸을 것이란 이야기도 의사의 시선이었기에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였다.

카인과 아벨, 최초의 슬픔(이브가 아벨의 죽음에서 느낀 감정)에서 시작된 '형제간 경쟁'이 정신의학에서도 다룬 연구주제였다고 한다.

루이 15세의 정부, 퐁파두르가 겪은 성매개감염병과 그녀가 지원한 <백과전서>를 통해 엿볼 수 있는 지적인 모습, 세간의 부정적인 평가에서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착한 사마리아인 법'과 안락사를 통해 왜 생명을 살려내야만 하는가란, 당연한 질문에 대한 고찰 역시 인문학을 접하는 재미였다.

'닥터 러브'라 불린 의사, 닥터 포지와 '드레퓌스 사건'에서 양심을 지키려 한 에밀 졸라의 황망한 죽음은 펼친 책을 덮지 못하게 할 정도로 몰입이 되었다.

태초의 악녀라 할 수 있을까, '릴리트'를 통해 사악함도 질병일까? 란 신선한 의문을 가져보았다.

작가이자 의사였던 안톤 체호프와 히포크라테스에 대한 이야기도 의사의 눈으로 흥미롭게 읽었다.

미술 작품을 좋아하는 의사인 저자가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내공이 대단하고 나에게 신선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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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21 00: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 이책 찜! 지유님 굿밤♡

지유 2021-07-21 00:49   좋아요 1 | URL
매일 클래식 잘 듣고 있습니당. : )
 
오! 한강 세트 - 전5권
김세영 지음, 허영만 그림 / 가디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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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부터 6.29 선언까지 두 세대에 걸친 인물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압축해서 볼 수 있는 만화책이다.
지금 감성으로 보면 아무리 지난 역사라 해도 다소 촌스럽고 신파적인 느낌이 있다. 하지만 1980년대에 군부 정권을 찬양하지 않고 반공주의에 젖지 않은 내용을 만화책으로 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역사도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표현 방식이 있다. 고등학교 때 읽었던 태백산맥을 6년 전에 다시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났다. 이런 소설책을 그 때 어떻게 읽었는지, 내가 10대 때 읽어서 인상 깊었던 책을 지금의 10대에게 추천했을 때 왜 못 읽겠다고 절레절레 거렸는지 조금 이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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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 대한 이야기. 결국 엄마를 떼고 말할 순 없는 걸까? 앞부분만 읽고 있는 중이지만 K-도터(장녀)의 답답함이 밀려온다.

어머니의 책은 분절하듯 딸이라는 속편으로 흘러들 것이다. 간혹 미움과 원망이 가득한 챕터를 만날 것이다. 다 찢어버리고 싶을 만큼 모멸감을 안겨주는 문장도 만날 것이다. 그러나 존재하지 않는 책을 발견하는 방법은 오직 하나, 기어이 쓰는 일밖에 없다. 그렇게 힘겹게, 간혹 누덕누덕 이어 붙여가며 완성한 책은 보편적이면서 동시에 개별적인 또 다른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를 지류로 만나 어느새 큰물이 되어 흐를 것이고, 큰물은 어떤 혐오나 배제의 시도를 만나도 쉽게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토록 너른 물이라면 곳곳에서 비명을 지르는 어머니와 딸의 무수한 비극을 씻어낸들 여전히 시퍼렇게 살아 기세등등하게 흘러갈 것이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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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내게 타인일 수 없는 타인이다. 내 몸엔 ‘엄마‘로 상징되는 세상의 모든 외부가 다 들어앉은 것 같다. ‘엄마’는 너무 복잡하고 깊은 역사이기 때문이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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