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20가지 과학 이야기
B.E.짐머맨 지음 / 세종(세종서적)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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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테마가 있는 20가지 과학 이야기>는 생물의 성, 알레르기, 유전, 시간의 역사, 클론,카오스,초전도 등 20가지 주제가 한 주제당 15페이지씩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학 교과서가 이런 서술식으로 기술되어 있다면 얼마나 재밌게 과학을 공부할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처음에는 호기심을 가질 만한 주제로 시작하다가, 원론적인 주제를 다루고, 그리고 마지막 편에서는 현재의 초미의 관심사나 현재 진행형의 과학적 과제를 다루고 있다.

초전도 물질을 최대한 가장 높은 온도에서 개발해 나가는 과정을 읽을 때는 그러한 개발 과정에 있는 과학자들의 숨가쁜 노력이 읽혀지고, 어떻게 더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 물질을 만들 수 없겠는가 하는 조바심도 났다. '살인유전자' 부분을 읽을 때는 과학이 얼마나 지난한 과정을 밟으면서 미지의 세계를 추적해 왔는지 실감이 났다.

교과서에서도 이렇듯 인류의 진보역사의 숨결과 감동, 그리고 호기심과 의욕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어느 학교에서 주 강의용으로 택한 과학 참고도서 첫 페이지를 열었더니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섹스를 한다. 이른 봄 연못가에서, 숫개구리가 암개구리 위헤 올라타고 있는 모습은 누구나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시작하면서 무성생식과 유성생식의 역사를 기술해간다면 이 또한 훌륭한 한 방법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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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페르시아 왕 느낌이 있는 동화 1
선안나 / 동아출판사(두산) / 199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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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 년 사이에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인기가 있는 편이다. 이솝 이야기 원본이라는 책도 그렇고, 아마 시류를 타나보다. 동화는 잔잔하면서 여운을 남겨준다. 굳이 어른을 위한 동화라 해서 나온 동화책 보다는 진짜 어린이들이 읽는 동화책을 한번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 제목으로봐서는 서구적인 동화일 듯 싶으나 실제 내용은 전혀 아니다. 19편의 동화가 잔잔하게 펼쳐지면서 새록새록 다가오는데, 나는 그 중에서도 '그림 속의 문'이란 동화가 참 인상적이었다. 어떤 아이가 하늘 가운데 문을 그리는 것을 보고 엄마가 문은 꼭 집에다가 그리는 식으로 지도하다가 아이 나름대로의 세계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다는 내용인데 아이를 가지고 있는 부모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동화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동화책에 대한 그 동안의 선입견을 버렸다. 동화책이라면 어쩐지 신데렐라 같은 내용을 떠올리고, 아이들의 세계를 심도있게 그려내지 못한다는 선입견을 말이다. 이런 동화책이야말로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직설적으로 현실의 세계를 비꼬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보다, 이런 동화를 통해 숨겨져 있는 여백을 찾아내고 동화작가의 심성을 읽는 것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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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세계사 2
클라이브 폰팅 지음 / 심지 / 199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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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농업과 정주생활의 시작이 인류의 진보 역사를 획기적으로 바꾼 사건으로만 인식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른 면을 보기 시작했다. 인류의 최대의 환경 파괴는 바로 농업과 정주생활에서 기인했고, 인류의 진보는 항상 다른 한편의 파괴를 낳았고, 이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인류의 역사 전반에서 제기되는 문제라는 것을 보기 시작했다. 단지 인류의 환경파괴는 최근의 문제가 아니었고, 인류는 이렇게 심각하게 진행되기 전에 이러한 문제를 간파했어야만 했었다. 아직도 늦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역사관이나 세계관 자체에 대한 시각을 먼저 바꿔야만 할 것이다. 농업과 정주 생활은 인류의 자연 지배의 탁월한 업적이나 최근의 환경 파괴는 인류를 옥죄이고 있다는 시각은 어쩐지 서투르지 않은가.

녹색세계사 2권에서는 제3세계 문제, 인구 문제, 오염 문제, 도시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시차별로 역사를 서술하기 보다는 주제별로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무수한 사례들이 나온다.

바이킹 호가 농업으로 인해 얼마나 말라붙어가고 있고, 이것이 어떻게 환경의 재앙으로 이어지고 있는가 하는 대목이라든가, 17~18세기 유럽이 똥오줌을 처리하지 못해 대도시 거리가 얼마나 똥오줌으로 넘쳐나는 지저분한 도시였지는 그려내고 있는 부분이라든가, 최근의 산성비나 지구 온난화 실태를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실증해내는 부분 등은 깊이 음미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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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세계사 1
클라이브 폰팅 지음 / 심지 / 199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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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세계사>는 환경 시각에서 재구성한 세계사 책이다. 첫 장의 '이스터섬의 교훈' 부분을 읽자마자 이 책의 충격파는 너무나 크다. 이제 더 이상 이스터 섬의 거석 문화는 놀라움과 인류 창조능력에 대한 감탄으로 대할 수 없다. 클라이브 폰팅은 오히려 여기에서 인류의 파괴의 역사를 이끌어내었고, 인류의 위대함 대신 앞날을 보지 못하는 인류의 초라함을 이끌어 내었다.

인류가 가는 곳은 환경파괴가 잇달았다. 인류의 파괴의 역사는 수렵채취 시절부터 시작되어, 기독교의 '인간은 신의 대리인으로 이 땅을 지배할 권위를 신으로부터 부여받았다'는 식의 사상에 힘입어 더욱 기승을 부려왔다. 1권 말미에 예로 들어 있는 나그네비둘기의 사례는 끔찍하다 못해 우울해지기도 하다.

인류의 역사를 이제 '증기기관차의 역사'로만 그릴 수는 없다. 인류의 여러 사상도 이제는 환경의 이름 아래서 도마 위에 올려져야만 한다. 인간과 연결되지 않는 한 자연은 무의미한 것이라든가, 인간을 자연의 지배자로 칭송하여 온 그 동안의 여러 대다수 사상은 이제 검증되어져야만 할 것이다.

이 점에서 폰팅은 마르크스철학도 고전경제학도 모두 비판하고 있다. 이들 철학이나 경제학이 시대적인 한계는 있을 수 있으나, 최소한 지금으로서는 '환경 세차장'에 들어갔다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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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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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책에 대해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어릴 때의 경험을 자서전처럼 쓴 책이다라든지, 그의 어린시절 체로키 인디언들의 생활방식으로부터 익힌 생활철학이 잔잔하게 담겨 있다라는지 하는 류의 소개글을 읽으면서, 약각은 식상했던 게 사실이다.

아니나 다를까, 초반부 '작은나무'라는 어린아이가 인디언 할아버지-할머니 밑에서 자라나는 모습을 묘사할 때 다소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가 더뎠다. 약간의 끈기를 가지고 중반까지 이어질 때 나는 점점 책에 빠져들기 시작했고, 마지막으로 치달을 때는 이 책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아마 초반부에서는 그들의 삶의 방식과 철학에 대해서 약간의 무시가 있었거나 그저 그런 도덕적인 얘기거니 하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책장이 넘겨지면 넘겨질수록 그들의 삶의 방식에 경외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작은나무'가 누비던 그 산 속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반부 들어갈수록 그들의 철학이 부럽기까지 하더니, 결국은 백인 사회의 철학보다 얼마나 고귀하고 자연친화적이고 인간적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국 하나둘 사라지는 작은나무 주변의 체로키족들을 보면서 인류의 소중한 정신적 자산들도 하나둘 사라지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후반에 '작은나무'는 위스키 밀주자 밑에서 아이의 교육을 맡길 수 없다는 주 정부의 지시에 따라 고아원으로 가야만 한다. 그러나 누가 더 교육적이고 누가 더 인간적인지 비웃지 않을 수 없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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