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창, 그러나 졸업 후엔 영 자주 만나질 못해 가끔...전화 통화만 하고 지내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 어디서 무슨 말을 들었는지, 잊을만...하면 한 번씩 물어보는 말,

"너, 책 썼냐?"

"엥? 무슨 책?"

뭐, 알라딘에서 펴낸 책 속에 닉네임이 올라간 적은 있지만.... 심윤경님 책 전단지에 리뷰가 발췌된 적은 있지만....신문, 라디오, 텔레비젼, 잡지, 어찌어찌 알라딘에서 이어준 끈으로 한 두 번 기웃거려 본 적은 있지만....가당찮게, 책이라니.^^

그런데 이 친구, 이번에도 물어봅니다. 책 썼냐고.
곰곰 생각해보니, 어디서 '승희가 책을 썼다더라~'는 말도 안 되는 풍문을 듣고 확인하는 작업이 아니라,
일종의 숙제 검사...화두 제공 차원이 아닌가 싶습니다. ㅎㅎ

나....문학 소녀였나? 작가 지망생같은 고리타분한 냄새가....물씬 풍겼나? ^^;;;

예전에도 말했지만, 한 번도, 작가가 되고 싶다거나, 소설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작가에겐, 결정적인 오기...랄까, 근성 같은 게 최우선 조건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헤헤, 마태님 보면 뭐...그것도 아닌 듯 싶기도~=3=3=3)
기본적으로 의지박약, 끈기와 그의 친구들은 모두 저와 거리가 멀 뿐더러, 아직은 글 쓰는 일이 내 안에 없는 근성을 발휘시킬 정도까지 매력적인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사전 조건을 다 배제하고, 만약에 언젠가 책을 쓰게 된다면, 이런 책을 쓰고 싶어요.

아줌마 로맨스. ㅎㅎㅎ

왜 하이틴 로맨스만 있나요? 정말 로맨스가 필요한 건, 앞으로 무궁무진한 연애의 기회가 있는 하이틴이 아니라, 이젠 책 아니면 드라마나 보면서 대리만족에 서글퍼해야 하는 아줌마들인데....^^
불륜?과는 좀 다릅니다. 그냥 사랑...도 아니구요. 말 그대로 '로맨스'. ^^
냉소적이고 허무한 전경린도 아니고, 너무 원색적이고 유치해서 눈살 찌푸리게 되는 3류 연애소설들도 아니고, 읽고 나면 딱, 유통기한 일주일 정도의 가벼운 바람기에 마음이 살랑살랑해지는,
그러나 아무에게도 폐가 되지 않고 생활의 활력소, 에너지원으로 변모한채,
그냥 쉽게 읽고 까맣게 잊혀지는....그런 책.

ㅎㅎ 하지만 말 그대로 생각 뿐.
'그분이 오셨어요~'가 되기 전까진 실현 가능성 0%.
아침 출근길 백일몽거리인, 그런 공상입니다.
공상, 끄~~~~ㅌ ^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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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5-05-23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아줌마 로맨스...
그리고.. 화두 차원에서 너 책 썼냐라고 물어주는 친구.. 즐거운 일이네요...
진우맘님.. 정말 아줌마 로맨스 한번 써보세요.

가을산 2005-05-23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알라딘에 연재해 보세요. 저희가 팬겸, 코치겸, 아이디어 제공자 해드릴게요.

숨은아이 2005-05-23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말씀에 한 표. ^^

물만두 2005-05-23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에 올인입니다^^

바람돌이 2005-05-23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을산님의 생각에 한표~~

날개 2005-05-23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여간 전 애독자가 될거예요~~^^

sooninara 2005-05-23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완서님의 /그남자네 집/ 수준이면 아줌마 로맨스일까??
한번 시작해 보드라고..알라딘 아줌마들만 다 사도..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