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개초등학교 교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심승희 (29)씨가 '오륙도에도 갈매기는 나는가'로 대산문학사가 수여하는 제9회 창작시나리오 대상을 수상했다. 상금 1천만원.
2005년 1월 5일까지 응모된 311편의 작품 중 채택된 이 작품은 추리와 로맨스의 조화라는 전통적 필법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 제재에 대한 깊은 성찰과 관조의 미학을 성공적으로 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씨는 “친정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한숨짓다가, 갈매기 한마리가 파도를 가르며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을 보았다. 그때 이 작품에 대한 영감이 섬광처럼 떠올랐다"며 "오늘의 영광을 제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저와 늘 함께 해주는 알라디너 분들에게 돌린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심씨의 작품 <오륙도에도 갈매기는 나는가>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다국적 기업의 회장 심명보씨는 어느날 한 노인의 방문을 받은 다음날, 자살하고 만다. 사후에 공개된 유언장에는 ‘26456道’의 비밀을 푸는 자에게 기업의 노른자위인 ‘심승반도체’를 주겠다는 것. 심씨의 세 아들과 딸은 저마다의 전략으로 비밀 풀기에 전력을 다하는데, 둘째아들 광호는 ‘264’가 시인 ‘이육사’, ‘56도’는 이육사의 시 ‘오륙도’라는 걸 알아낸다. 광호는 서둘러 오륙도로 떠나고, 시에 묘사된 곳을 찾아 헤맨다. 그를 쫓는 나머지 형제들이 오륙도로 오면서 오륙도는 형제간의 암투가 벌어지는 장으로 바뀐다....]
여수출신인 심씨는 현재 인천 부개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진우맘'이라는 닉네임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녀의 서재에는 500편이 넘는 리뷰와 천편이 넘는 페이퍼가 올려져 있는데, 매일같이 200명이 넘는 방문객이 그녀의 서재를 찾는다. 전성기 때는 하루 9천명이 올 때도 있었다며 수줍게 웃는 심씨, 그녀는 "내 글의 80%는 알라딘에 빚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년에 200권이 넘는 책을 읽는 책벌레이기도 한 심씨는 주량이 다섯병에 달하는 애주가이기도 하다.
<鄭在明淑기자·brightjs@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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