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전, 연우가 또 출석을 불렀다.
"아앙~~~~"
짜식...잠들었으면 말 일이지, 꼭 뒹굴 구르다가 곁이 허전하면 한 번씩 울어준단 말이다. 그러면 나는 컴 방(도련님 방으로, 문간방)에서 우리방까지 발끝으로 다다다 뛰어 가서 옆에 얼른 드러누워 머리를 들이밀어야 한다. 머리를 왜 들이미냐고? 아기들 중에는 베개나, 이불, 인형 등 한 가지 물건에 집착하며 만족을 구하는 경우가 있는데....울 연우는 하필이면 그것이 내 머리카락이다. -.- 이게 다 유전이라는 이름의 업보다. 내가 어릴 때 그렇게도 엄마 머리를 좋아해서, 뜯기다 지친 엄마가 짜증을 내면 이모들이 교대로 자기 머리카락을 쥐어줬다더니.... 예진이도 내 머리카락을 붙들어야 우유를 먹어서, 합가한 지 얼마 안 되어 나는 그 핑계로 시아버님 앞에서 벌렁 드러누울 수 있게 되었고, 연우는 한 술 더 떠서 내게 안기기만 하면 검지(엄지도 아니고 검지를 빤다.-.-;)에 머리카락을 한 두 올 휘휘 감아 입에 쏘옥 넣고는 흡족한 듯 빨아댄다. 예전엔 아기들이 손 빠는 일에 대해 애정결핍이니 뭐니 말이 많았지만(사실, 지금도 많지만) 난 그냥 하정훈 쌤(육아 관련 서적을 많이 쓴 소아과 의사) 말을 믿기로 했다. "정 안 되면 놔두십시오. 초등학교 가서도 손 빠는 아이 봤습니까?" (이 말 써먹다가.....가끔 "봤어요!"하는 사람을 만난다. 흑흑)
앗, 앗, 페이퍼가 이렇게 늘어지면 안 되는데. 울 아들이 자꾸 날 찾아서 이만 야간비행을 마쳐야 한다는 보고서였다.^^;
아...오랜만에 서재지인들과 심야 데이트를 즐기니, 묵은 때 민 것처럼 시워언 하다!!
모두, 안녕히 주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