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전, 연우가 또 출석을 불렀다.

"아앙~~~~"

짜식...잠들었으면 말 일이지, 꼭 뒹굴 구르다가 곁이 허전하면 한 번씩 울어준단 말이다. 그러면 나는 컴 방(도련님 방으로, 문간방)에서 우리방까지 발끝으로 다다다 뛰어 가서 옆에 얼른 드러누워 머리를 들이밀어야 한다. 머리를 왜 들이미냐고? 아기들 중에는 베개나, 이불, 인형 등 한 가지 물건에 집착하며 만족을 구하는 경우가 있는데....울 연우는 하필이면 그것이 내 머리카락이다. -.- 이게 다 유전이라는 이름의 업보다. 내가 어릴 때 그렇게도 엄마 머리를 좋아해서, 뜯기다 지친 엄마가 짜증을 내면 이모들이 교대로 자기 머리카락을 쥐어줬다더니.... 예진이도 내 머리카락을 붙들어야 우유를 먹어서, 합가한 지 얼마 안 되어 나는 그 핑계로 시아버님 앞에서 벌렁 드러누울 수 있게 되었고, 연우는 한 술 더 떠서 내게 안기기만 하면 검지(엄지도 아니고 검지를 빤다.-.-;)에 머리카락을 한 두 올 휘휘 감아 입에 쏘옥 넣고는 흡족한 듯 빨아댄다. 예전엔 아기들이 손 빠는 일에 대해 애정결핍이니 뭐니 말이 많았지만(사실, 지금도 많지만) 난 그냥 하정훈 쌤(육아 관련 서적을 많이 쓴 소아과 의사) 말을 믿기로 했다. "정 안 되면 놔두십시오. 초등학교 가서도 손 빠는 아이 봤습니까?" (이 말 써먹다가.....가끔 "봤어요!"하는 사람을 만난다. 흑흑)

앗, 앗, 페이퍼가 이렇게 늘어지면 안 되는데. 울 아들이 자꾸 날 찾아서 이만 야간비행을 마쳐야 한다는 보고서였다.^^;
아...오랜만에 서재지인들과 심야 데이트를 즐기니, 묵은 때 민 것처럼 시워언 하다!!
모두, 안녕히 주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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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7-11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면 안되는데...저랑 놀아야 하는데... 할수없네요. 안녕히 주무세요. 머리 열심히 감으셔야겠네요^^

starrysky 2004-07-11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히 주무세요~ 사랑하는 연우 옆에서 함께 예쁜 꿈 꾸세요~ ^-^

진/우맘 2004-07-11 0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억....두 분...아직까지 안 주무시다니...-.-;;
나의 정적 마태님이 밤을 새신다니, 갑자기 전의가 화르륵 불타오르긴 하지만....
마태님이 방금 낳은 페이퍼 얼굴만 보고 잘거예요, 진짜루.^^

밀키웨이 2004-07-11 0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연우가 오늘 놀래서 더 자주 부르는 거 아닐까요?
이쁜 아가 옆에서 코~~ 주무세요

진/우맘 2004-07-11 0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요 밀키님. 이 녀석 원래 그래요. 어찌나 잠으로 속 썩이는 녀석인지...(백일 전에는 밤에도 한 두 시간에 한 번씩 깨서 울어댔죠. 허억...)
코~~~정말 코~~해야 하는데...^^;

마냐 2004-07-11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우리 준영이가 머리카락에 집착해요. 잠들기전에 꼭 이모할미(제가 아니라 우리 아이 봐주시는 분 ^^;;;)의 머리카락을 만지작 만지작. 이모할미가 2주에 한번씩 집에 가시기 때문에...이모할미 없을 때만 2순위인 엄마 머리카락을 만져줍니다. 2주만에 하루씩 간택당하는 셈인데...얼마나 좋은데요. ^^;;;

뎅구르르르~~ 2004-07-11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진이도 그랬잖아.. 것참 신기하지. ^^

책읽는나무 2004-07-11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컴하다가 아이 칭얼대는 소리에...... 그러면 나는 컴 방(도련님 방으로, 문간방)에서 우리방까지 발끝으로 다다다 뛰어 가서 옆에 얼른 드러누워 머리를 들이밀어야 한다......
ㅋㅋㅋㅋ
저랑 상황이 비슷하네요!!....전 그래도 머리는 들이밀지 않으니 다행이라고 해야하나요??
전 발끝으로 뛰어가서 얼른 옆에 누워 토닥토닥해줘야해요!!..."으응 자자~~자장자장~~~"그러고 자는듯하면 바로 일어나 다시 컴앞에 파다닥~~~~ 낮에도,밤에도 이러길 몇번을 반복하는 내자신이 때론 한심하기도 합니다.....ㅠ.ㅠ

sooninara 2004-07-11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 3시에 뭐하는감?^^ ㅋㅋ 남편이 삐질만도 하군...
서재에 부인 빼앗겼다고 뭐라하기 전에 연우아빠도 토닥여주도록...

ceylontea 2004-07-12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현이는 쿠션이요... 제가 원래 사무실에서 사용하던.. 세서미스트리트의 엘모가 그려져있는 빨간 쿠션인데.. 출산휴가기간에 집에 가져다 놓았었죠... 그런데.. 그녀석이 잘때나 우유먹을때나 항상 끼고 살아요... 밤에 잠깐 잠이 깨도 그 쿠션이 있어야 잠을 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