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참 만화주인공 같애.

며칠 전 옆 반 동료에게 던진 말이다. 나보다 한 살 어리고, 두 학번 적은 후배인데... 왜냐고 눈이 똥그래지기에 몇 가지 이유를 대줬다. 

첫째, 요즘 세상에 흔치 않게 강직하다. 불의를 보고는 잘 못참으며, 그 결과 자신이 귀찮아지더라도 개의치 않고 덤빈다. 

둘째, 심성은 정말 착한데 몇몇 사람에게 오해받는다. 정말이지 열심히 일하고 착한 아이인데, 꼭 몇몇의 <적>이 생긴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 적들은 대개 기득권....높은 사람들이다. -.-

셋째, <적>이 생기는 이유가, 적과 동료의 사이에 존재하는 이간질 요정(요정은 무슨, 악마)들 때문이다. 꼭 있다. 캔디에서 이라이자 같은 역할을 하는 몇몇 사람. 대부분 이들은 자신의 이득을 위해 윗사람 앞에서 우리의 만화주인공을 깎아내리기를 서슴치 않는다. 대부분 이들은 언변이 좋으며, 안타깝게도 우리 주인공은 그렇질 못하다. 결국, 선량한 열의는 왜곡되어 폄하된다. -.-

넷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사람에게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는다. (그 뛰어난 안목 중 하나가 나다! 음하하하하!!!)

다섯째, 자그마한게, 보통 때는 그저그런 외모인데 조금 신경을 쓰면 제법 이쁘게 변신한다. (만화주인공같다는데 가장 강력한 근거이다.)

오늘, 내 소중한 만화주인공이 또 이라이자의 공격을 받았다. 오늘의 이라이자는 30대 중반의,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는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꼴도 보기 싫은 마쵸맨. 내 딴에는 감정을 잔뜩 실어서 "꼭, 국회의원 같은 놈!"이라고 욕해줬는데....그래도 속이 덜 풀린다. 나는 불의를 보고도 잘 참는다. 그리고, 상당한 포커페이스의 소유자이다. 그래서인지 직장 생활이 순탄하다. 그런데, 내 경우에는 아무 문제 없이 지나가는 일이 만화주인공에게는 그렇지가 못하다. 그래서 나는 그녀가 부럽고도 안스럽다. 그 열정이 부럽고, 매번의 곤경이 안타깝다. 그러나 은!!! 너는 만화주인공인고로 결국에는 꽃미남 왕자를 얻어 행복하게 잘 살 것이다!!!!

힘들 때 힘이 되는 친구의 노래처럼.... 이제 좀 기운을 차렸으려나? 얼른 가서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를 불러줘야 하겠다.

나는, 만화주인공으로는 못 살지언정 절대 이라이자는 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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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엉가 2004-04-12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이라이자가 되고 싶어도 성질땜에 안됩니다.
옆반 동료분은 안목이 있으신 분(?)을 두서 정말 힘이 나겠네요....

마태우스 2004-04-12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의를 보고 못참는 사람, 원칙주의자라고 해야 할까요? 사람들은 그런 사람을 어려워하지요.... 묘하게도 말입니다.

연우주 2004-04-12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군요! 캔디 주제곡을 불러주시다닛!
저도 불의 보고 잘 못 참아서... 살면서 이래저래 피곤한 일 많이 겪었지요. 그래서 참으려고 하는데 드런 성격 어디 간답니까. 매년 몇 건씩 꼭 하지요...

▶◀소굼 2004-04-12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의를 못참는 성격이 왜 드러운 성격입니까!! 좋은겁니다:)
'국회의원같은 놈'하니까..요즘 집에서 형제들끼리 욕대용으로 '소굼같으니라구'[물론 소굼대신 제 실명을 넣지요]라는 말을_-;; 다들 엄청 싫어한다는;;;내가 뭘 어쨌길래;;

물만두 2004-04-12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분도 필요하지만 사회 생활이 조금 힘들듯 싶네요.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둥그리 정신을 좋아하잖아요. 뭐, 저야 사회 생활 해본적도 없지만 들은 풍월에 그렇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런 분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니 님이 많이 도와 주시고 감싸주세요. 그리고 약간의 둥그리로 다듬어 주시고요...

비로그인 2004-04-12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왠지 안타까운 이야기네요. 왜 이라이자들은, 그 후배분을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지~ 한번 두번 계속 그런 일이 반복되면 마음에 상처가 크실거 같은데, 잘 토닥여주세요~^^

마냐 2004-04-12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불의를 보고 못참는건...성질이 드러운 거라는데 한표. -.-;;; 둥그리 정신, 그거 정말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건데 쉬운게 아니죠...이래저래 사는게 피곤함다...어서 로또가 되어야 하는디..쩝.

sooninara 2004-04-12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장금 보면서 생각한건데...적을 너무 많이 만드는것도 살기에 힘든거고..너무 깨끗한물에는 고기가 살지 못한다는...약간의 타협이 필요한거 아닌가요?...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캔디같은 그분은 우리사회의 카나리아인지도 모르지만...정말 힘들긴 하겠네요..
꽃미남을 만나야지 진정한 캔디가 되는건데..진우맘님이 왕자님 하나 소개시켜 주세요...

연우주 2004-04-12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도 경험자이신 듯...^^ 성질 드러운 거죠. 사는 게 피곤하구요...ㅠ.ㅠ
경험자들만 알죠...^^;

진/우맘 2004-04-13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들, 우리의 만화주인공에게 격려와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호오...마냐님과 우주님 역시 만화주인공 파였군요! 마냐님, 불의를 보고 잘 참는 것은 훌륭한 기자 정신에 위배되지 않습니까? 그리고 우주님도, 미래의 참교사는 정의로워야 합니다! 계속 밀고 나가세요! 동그란 제가 옆에서 밀어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