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경영의 천재, 세종
최기억 지음 / 이지북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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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는 국가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3대요소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첫째가 역량,재능,기량이고, 둘째는 행운을 꼽았다. 셋째로 시대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라는 것이다. 즉 시대정신에 부합하라는 것이었다.

조선왕조에 있어서 가장 위대한 임금이었던 세종은 마키아벨리가 주장한 요소중에 어느 면에 적합한 사람이었을까가 궁금해진다. 개인적으로는 첫번째와 두번째에 주목하고 싶다. 물론 개인의 역량과 재능이 뛰어났을 수도 있겠지만 그는 아마도 행운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아무리 뛰어난 학식과 식견을 가지고 있었더라도 오늘날 가장 위대한 지도자로 회자되기 힘들었을 것이다. 

고려 왕씨 정권을 무너뜨린 태조 이성계를 보필하여 세번째로 왕위에 오른 세종의 아버지 태종이 있었기에 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행운도 따랐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또한 그의 형인 양녕대군이 세자에 책봉된 후 왕위를 계승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모든 마음을 비우고 그가 좋아하는 서책을 가까이 하면서 오히려 학문에 정진한 결과 학식과 식견 그리고 본의 아니게 왕제로서의 틀을 완성해 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종은 이미 준비된 군주였던 것이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어떻게 위대한 임금이 될 수 있었는 지는 책을 통해 그리고 이미 알려진 역사적인 사실 등이 있기 때문에 부연 설명하는 것이 의미없어 보인다. 그가 추구한 백성에 대한 사랑, 끊임없는 학습과 사물에 대한 탐구 그에 기인한 과학적인 발견과 발명 그리고 훈면정음의 창제 등은 그의 위대함을 증명할 수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가장 영향을 끼친 사람과 서책은 공자였다고 한다. 특히 공자의 많은 가르침 중 행실과 말에 대해 이야기 한 대목을 좋아했다.

"가지를 잘 쳐주고 받침대로 받쳐준 나무는 곧게 잘 자라지만 내버려둔 나무는 아무렇게나 자란다. 사람도 이와 마찬가지여서 남이 자신의 잘못을 지적해주는 말을 잘 듣고 고치는 사람은 그만큼 발전한다" 등등 인간에 있어서 기본에 충실했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공자는 인간의 삶에 있어 말이 차지하는 비중과 행동이 갖는 의미를 누구보다도 잘 알던 성현이었다. 세종은 공자의 이런 훈계를 병풍, 족자등으로 써놓고 아침저녁으로 읽었다. 

"논어"의 이야기는 세종에게 인간 품성의 크기를 키워준 대목들이다.

"군자는 세가지 경계할 바가 있다. 첫째, 젊을 때에는 혈기가 안정되지 못하지라 색을 경계해야 한다. 둘째, 장년에 이르면 바야흐로 혈기가 강한지라 투쟁을 경계해야 한다. 셋째, 노년에 이르면 혈기가 이미 쇠한지라 탐욕을 경계해야 한다. 이 세가지를 경계하며 살아가는 것이 가장 손쉽고 성공적인 처세의 지름길이다." 이 부분은 세종이 10대 후반 정욕의 호기심과 여색을 탐하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릴 때 처음 접하게 되었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도 이와 다를 것이 없다. 마음에 새겨 둘만한 대목이며 살아가면서 지침으로 삼아도 오히려 넘치지 부족하진 않다. 

그의 아버지인 태종 밑에서 숨죽어 살았던 시절 세종이 가장 좋아했던 <논어>의 구절은 이 대목이었다.
"천자가 참으면 나라에 해가 없고, 제후가 참으면 큰일을 이루고, 관리가 참으면 승진하고, 형제가 참으면 집안이 부귀하고, 부부가 참으면 일생을 해로하고, 친구끼리 참으면 이름이 깎이지 않고, 자신이 참으면 재앙이 없어진다" 인간관계에서 반드시 한번쯤은 접하게 된다라고 가정할 때 어떻게 처신하고 행동하는 것이 올바른 길인가를 깨우쳐 준다. 결국 상대에 대한 배려와 자신에 대한 절제가 핵심이라 할 것이다. 나를 먼저 주장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자 하는 곳에서 나라의 안녕과 백성에 대한 안위 등이 고스란히 묻어있기도 하다. 

세종 또한 일반인 못지않은 똑같은 사람이었지만 공자가 주장했던 <논어>의 각 구절을 마음에 새기고 행동하고 실천함으로서 모범적인 군주로 각인될 수 있었고,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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