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유고집 <진보의 미래> 출판기념회, 민주당·친노인사 700여 명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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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매주 두 차례 사저회의가 있던 날 전엔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았던지 대통령은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서재의 불은 새벽이 된 뒤에야 꺼졌다. 감내하기 어려운 일들이 계속됐지만 먼 길 달려온 참모들과 함께하는 시간만큼은 대통령 표정이 참 행복해보였다." 

"이 책은 대통령의 것이 아니라 대통령과 더불어 더 나은 미래를 꿈꾸었던 여러분의 것이다. 이 책의 주인이라 생각한다. 대통령이 미처 다하지 못한 말들이 책 밖에서 서성이고 있다. 대통령께서 혼자 감당하기엔 그 짐이 무거웠다. 진보의 미래가 여러분 모두였으면 한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이 아이들을 위해서 간절히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고인의 질문에  

시민경제사회연구소장 박주현 변호사가 "우선은 아이들이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박 변호사는 "아이들은 지금 세상이 거꾸로 가는 것을 보며 많이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민주주의가 회복되는 과정을 보면서 상식과 룰이 통하는 사회에서 살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각자가 가진 잠재력을 경제적 형편 등에 상관없이 발휘하며 살 수 있도록 근본적으로 태어나고 교육 받는 데 쓰일 충분한 예산을 배정하고 싶다"며 "지금 부자에게 깎아준 세금, 강바닥 파고 하는 돈을 거둔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노 전 대통령이 "한국 민주주의는 어디까지 왔냐"고 다시 물었다.

6.15공동선언 남측실천위의 김상근 목사가 일어나 "지금 우리 국민 다수는 우리의 민주주의에 대해 만족하고 있기는커녕 불안해하고 있다"며 "대통령보다 몇 걸음 늦게 우리 곁을 떠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금은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말했다"고 답변했다.

김 목사는 이어, "지금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민주주의가 크게 후퇴하고 있다"며 "다시 민주화 운동을 일으키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 모인 우리가 후퇴하는 민주주의에 기어코 제동을 걸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마지막 화두인 '영웅인가, 시민인가'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세상을 헤쳐나왔다 생각했는데 물을 가르고 나온 것 같다"고 변하지 않은 세상에 대한 책임감을 토로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지도자와 시민은 상호작용하며 역사의 진보를 이뤄간다"고 고인을 위로했다. 

"지도자와 시민 중 누가 역사를 만드는가에 대한 답은 명확하다. 깨어있는 시민이 역사의 발전과 변화를 추동한다. 그러나 지도자가 아무 역할도 없는 존재는 아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많아지도록, 연대하고 행동하게끔 인도하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노무현이라는 지도자가 헤치고 나온 길은 이미 옛날의 그 길이 아니다. 보수의 나라에서 진보를 추구한 정치인으로 느낀 한계와 회한이 많았겠지만 이제 그 아쉬움 접으시라. 이제 시민들이 새로운 지도자를 만들 것을 믿으며 기쁜 마음으로 지내시길 바란다."  

특히 한명숙 전 총리는 자신을 둘러싼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진실보다 더 센 것은 없다"며 "거짓이 아무리 간교하고 강해보여도 진실을 이길 수 없다"고 다시 한 번 결백을 강조했다. 앞서 그는 "안녕하십니까라고 묻기에도 송구할 만큼 엄혹한 시절이다"며 '겨울공화국'이란 말로 현재 정국을 표현했다.  

한 전 총리는 "여러분이 많이 걱정하는 줄 알지만 아무 걱정도 하지 말라"며 "저 한명숙, 건강하고 씩씩하다"고 건재함을 강조했다.

한 전 총리는 특히 "노 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를 홀로 오르던 그날의 부끄러움과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이 자리에 모였다"며 "진실을 믿은 여러분과 손잡고 노 전 대통령의 뜻을 따르는 많은 사람의 아픔과 고통의 파고를 함께 넘고 싶다"고 말해 긴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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