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고등학교 재학중인 젊은 남자와 30대 여인과의 뜨거운 사랑이 있다. 왠지 불안하고 어색할 법한 사랑이다. 

유럽에서 남녀간의 사랑에는 인스턴트적인 요소가 많을 것으로 생각했다. 진지하고 진솔한 깊은 사랑보다는 즐기는 사랑, 흥미위주의 사랑일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2차대전이 배경이 된 독일인들의 이야기였기에 개인주의가 강한 그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공과 사가 철저히 구분되는 독일인의 개인주의는 이미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합리성이라면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소위 온정주의와는 배치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1회성 즐기는 사랑으로 인식했다.

그러나 나의 선입견을 보란듯이 비웃은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이었다.

여인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죽음으로 삶을 끝냈지만 사랑만큼은 끝나지 않은 영원함으로 남겨놓았다. 아름다운 사랑이면서도 슬픈사랑이라고 할 만하다. 

평범한 청춘남녀에게서 볼 수 없는 젊은 총각과 나이 든 여인의 불균형의 조화가 어우러진 특이한사랑이었기에 새로웠다.  

또한 독일인의 섬세함이 고스란히 드러난 글이기도 했다. 각각의 상황을 설정하거나 배경을 설명할 때는 가구의 무늬, 위치, 등등 마치 손으로 직접 만져서 느끼거나 눈으로 보는 착각이 들 정도였기에 글을 읽는 입장에서는 잠시 지루함도 있었으나 많이 접해보지 못했던 글의 형태에 대한 새로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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