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투어 선수가 아닌 신지애는 벌써 LPGA에서 3승을 했다. 비단 신지애만이 아니라 우리 여자 선수들이 LPGA는 우리 선수들이 점령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골프강국이 되었다. 그리고 골프인구도 계속 늘고 나고 있다. 이제 골프는 스포츠를 넘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골프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대자연 속을 유유자적 걷고, 땀 흘려 운동하는 것이다. 샷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목표 점수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라운드를 하면서 경영학도 배우고 심리학도 배운다. 인생 선배들로부터 인생철학을 듣고, 유명한 석학으로부터는 현장 세미나도 즐기기 때문이다.

이제는 CEO와 관리자에게 골프는 새로운 문화적 코드가 되었다. 18홀을 함께 돌다 보면 동반자의 성격, 품성, 대인관계와 지능까지 그대로 알 수 있다. 그래서 골프장은 사교의 장인 동시에 '인간평가'의 장이기도 하다. 실제로 임원급 이상을 스카우트할 때 골프 면접을 보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경영자가 골프를 즐기는 또 하나의 이유는 심신을 재충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쁜 일상에 쫓기다 여유를 찾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루썬트 테크놀로지(Lucent Technology)사는 뉴저지에 4000만 달러를 들여 골프장을 만들었고, AIG도 뉴욕 부르스터에 모어파(Morefar) 골프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자신에겐 엄격하고 타인에겐 관대하게.' 이런 골프 명언처럼 골프를 통해 인격수양까지 할 수 있다.

일류기업이란 매출액이 큰 기업이 아니라 우수한 인재가 모이는 곳이다. 골프가 매너의 운동이다 보니 골프장에서 맺은 사람 가운데는 멋쟁이가 많다. 고급 사교장인 골프장에서 많은 인재들과 교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몰락하는 IBM을 재기시킨 루 거스너 회장도 바로 골프장에서 만난 헤드 헌터에게 스카웃되었다. 골프는 그 자체도 매력 있지만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이 '골프장 인연' 에 있지 않을까?

골프장에서 쉽게 친숙해지는 이유는,
첫째, 정장이 아닌 캐주얼로 만난다. 그래서 격식을 파괴되어 경계심이 줄어든다.
둘째, 푸른 초원에서 만나기 때문에 마음이 넓어지고 관대해진다.
셋째, 오랜 시간 맑은 정신으로 접촉이 가능하다. 한 라운드에 최소한 5~6시간을 함께 지낼 수가 있다.
넷째, 서로의 치부를 보여 주고 공감한다. 인간은 실수를 공유할 때 친해지는 심리가 있다. 마지막으로는 목욕탕에서 홀딱 벗고 만나기 때문이다. 더 이상 숨길 것이 없는 상태가 된다.

미국의 보험회사 CEO 제리 유르겐슨은 "골프와 경영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똑 같다. 자신감과 인내심 그리고 끈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골프는 믿음의 스포츠다. 믿으면 성공하고 의심하면 실패한다. 먼저 자신의 마음을 믿고 눈을 믿고 팔을 믿어야 한다. 자신의 드라이버를 믿고 퍼터를 믿고 캐디의 말을 믿어야 한다. 남자들은 여자 말을 잘 들으면 행복해진다고 했다. 아내 말을 잘 들으면 50년이 행복해 지고, 캐디 말을 잘 들으면 5 시간의 라운드가 행복해 진다는 골프장 유머가 있다.

골프는 일종의 모의 매니지먼트 게임이다. '경영은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골프 역시 마찬가지다. 어느 곳으로 칠 것인가, 어떤 채로 칠 것인가? 공격적으로 칠 것인가, 방어적으로 칠 것인가?

이처럼 결정을 계속해야 하고 이에 따라 성과가 달라진다. 그래서 골프를 하다보면 경영감각을 기를 수 있고 인생을 배울 수 있다. 건강도 지키고 교분도 쌓고 경영도 배우는 일석 삼조의 운동이 바로 골프이다. 그래서 비즈니스 접대 문화가 술 접대에서 골프로 바뀌고 있다. 비즈니스 골프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 매김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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