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은 예나 지금이나 귀한 식재료라고 하는 것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예전부터 제주도 특산물로 임금께 진상을 했다고 하는데, 운송수단이 발달하지 않은 때에 상하지 않고 어떻게 수랏상에 올랐을까 뜬금없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 전복 전복을 깨끗이 씻어서 껍질에서 떼어냅니다. 게웃도 따로 떼어냅니다.
전복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은 날 것으로 보득보득 씹어 먹어야 제 맛이라지만 도통 그런 맛에 둔감한 저는 전복죽이 제일 맛있습니다.
또 아비를 닮아 죽이라면 껌뻑하는 우리 아이들도 전복죽을 쑬 때는 침을 꼴깍 삼키며 완성되기만을 기다리지요.
마침 아들이 눈병이 나서 이틀 동안 학교도 못가고 집에만 있습니다. 의사선생님의 "무리하지 말고 집에서 푹 쉬라"는 말을 철석같이 실천하느라 괜히 더 아픈 티를 내는 아들에게도 먹일 겸 전복죽을 쑤었습니다.

▲ 전복썰기 전복은 뒤집어서 저미듯이 썰어 준비합니다. 너무 얇게 썰면 씹는 맛이 전혀 없습니다.
>> 전복죽 재료: 쌀, 전복, 참기름, 천일염(왕소금) >>
재료가 참 간단합니다.
'재료가 간단하다는 말은 곧 조리법도 간단하다'는 말과 같습니다. 여러 가지를 넣지 않고 주재료를 위주로 맛을 내는 제주음식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제주도 촌놈인 제가 처음 제주섬 밖으로 나가 본 것이 고등학교 때 육지사람과 결혼하는 둘째누나의 결혼식에 참석했을 때였습니다.
다시 제주로 돌아오면서 광주공항 가기 전 식당에서 전복죽을 먹었는데 전복죽이 하얀 것이 참 이상했었습니다. 제주에서 먹던 전복죽은 노란빛에 가까운 색을 띄었으니까요.

▲ 떼어 놓은 게웃 게웃을 떼어 내어내었습니다. 처음엔 군청색이었다가 믹서에 물을 넣고 돌리면 속에 있던 것이 터지면서 노랗게 됩니다.
그 차이는 바로 게웃을 넣느냐, 그렇지 않느냐 이었습니다. 게웃이란 전복내장인데 이걸 떼어내면 군청색에 가까운데 곱게 다지거나 믹서에 갈아서 죽에 넣으면 노란색을 띄게 되면서 죽이 훨씬 고소해지지요.
제주에서 전복죽이 유명한 집도 다 이렇게 게웃을 넣고 전복죽을 만듭니다. 전복내장인 게웃을 넣었다는 것은 그만큼 식재료가 싱싱하다는 것이기도 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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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료준비하기] >>
쌀을 깨끗이 씻어서 준비합니다. 쌀을 씻은 다음 물에 불리지 말고, 체에 받혀 물기를 빼주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제 경험에서는 물에 불린 쌀을 사용하면 쌀알이 너무 푹 퍼져 씹는 감촉이 덜하더군요. 씹을 때 쫄깃함이 좋다면 불리지 말고, 푹 퍼져 잘 익은 느낌이 좋다면 쌀을 물에 불려서 사용하시고요.
그 다음 전복을 껍질과 분리합니다.
흐르는 물에 전복을 깨끗이 씻고 칼을 밑 부분에 바짝 대고 살을 도려내는 느낌으로 떼어냅니다. 이렇게 떼어내면 게웃도 같이 딸려 나오는데 이 때 나온 게웃을 따로 그릇에 모아 ▲ 게웃을 믹서에 돌립니다
둡니다. 물 한 컵을 같이 붇고 믹서에 게웃을 넣고
돌립니다.
전복 살은 뒤집어서 저미듯이 썰어 준비합니다. .
따로 그릇에 모아둔 게웃은 물 한 컵을 같이 넣어 믹서에 곱게 갑니다. 가장 약하게 1분정도를 돌리면 군청색을 띄었던 게웃이 노란색을 띕니다.
재료가 간단하니 준비하는 것도 간단합니다.

▲ 넉넉하게 참기름을 넣고 냄비 밑바닥이 안보일 정도로 참기름을 넉넉하게 넣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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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복죽 만들기] >>
2008.10.15 18: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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