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특별한 소방관 - 희망 가계부 프로젝트
제윤경 지음 / 이콘 / 2008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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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에 선정되어 열번째 올리는 리뷰! 
그런데 기한이 한참을 지나 버렸다. 아마도 추후 서평단 선정시 제외되는 불이익을 받을것 같다.
그래도 어쩌랴 늦었어도 해야할 의무는 하는 것이 개운하기에 늦게라도 올린다.

가정경제에 대한 문제점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전개한 책이다.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돈은 반드시 필요하다.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 성공의 척도를 가늠하거나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모두가 물질만능주의의 영향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결과일런지도 모른다. 가정경제를 이야기 하고자 할 때 돈 문제를 떼어놓을 수 없다. 그렇다 보니 항상 쟁점이 되고 논란의 대상이 되며, 행복과 불화의 불씨가 되는 양면성이 있다.

어느 토요일 오후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 입은 중년의 남자가 미연과 민수부부의 집을 방문한다. 자신이 집안의 불화가 되는 돈 문제에 대하여 해결책을 마련해 줌으로써 요인이 되는 불씨를 제거하는 소방관이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돈 문제로 인해 불화를 겪는 한 가정이 어떻게 화목한 생활을 되찾아 가는 지 담담하게 이야기 한다. 그의 말은 늘 우리가 생각해 왔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무척 간단하고 명료하다. 실천하기도 쉬어 보인다. 그래서 읽는 내내 우리 집의 문제를 직접 상담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빠져 들게 된다. 돈과 관련된 문제에 공감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꼬였던 문제들이 하나 둘씩 해결되는 시원함도 맛보게 된다. 이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사람 둘 이상이 만나면 재테크이야기를 한다. 소위 '카더라 통신'이 만연하게 되고 그 중에서도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 즉, 누가 부동산으로 주식으로 대박을 터뜨려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등의 재테크 성공담은 평범하게 직장 생활에 충실한 사람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들과 비교하면서 부러움과 위기의식을 동시에 느껴 재테크 대열에 합류해 보지만 성공담 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곤 한다.

혼자만의 외벌이로 생활하던 민수도 직장동료의 아내가 부동산과 펀드로 많은 돈을 벌어 여유롭게 사는 모습을 부러워하게 되고, 그 속내를 아내인 미연에게 이야기한다. 미연은 남부럽지 않은 대학을 나와 가정 주부만의 역할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던 차에 남편의 이야기를 듣고 부동산 재테크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그녀는 부동산 재테크 등을 통해 많은 부를 축적한 듯이 살아간다. 하지만 대출을 활용하여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보유하다보니 전보다 더 많은 지출로 인해 힘든 생활이 지속되고 그로인해 불행하게 되어짐과 외로움을 느낀다. 막상 보유한 부동산과 대출 등을 환산하면 남는 것 없는 빗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실현이익이 아닌 평가이익만으로 따져 보면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그렇치 않다. 부동산 시장이 악화되면서 실제 금액은 가상 평가이익에 터무니 없이 부족하고, 그나마 세금을 내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

오빠가 소개해 주었다는 특별한 소방관을 만나 현재의 가정경제에 대한 대차대조표와 수익, 지출 내역을 꼼꼼히 따져 보면서 속물없이 돈을 좇아 계획없는 생활을 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남편과 상의하면 서로의 자존심을 건드리거나 본인 위주의 편향된 생각의 차이로 인해 불화의 불씨가 되었던 민감한 사안들은 우리네 가정생활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그 동안 가정의 불화가 된다는 사실을 알기에 대화하기 꺼려했던 것들을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면서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우리들의 해결방안이기도 하다.

미연오빠는 꼼꼼하고 성실하게 생활한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집안의 가장이 되어 희생하며 동생 미연을 돌보고 공부시켰으며 어머니를 모시면서 아내와도 소박하면서 계획된 삶을 살고 있다. 가정의 행복은 돈이 아니라 작은 꿈이라도 가족과 함께 달성하는 것이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어느 날 미연이 자기의 명의를 도용하면서 남매간의 가족간의 갈등이 표출된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불거진 갈등의 원인은 동생이 재테크를 시작하면서 발생된 것이었다. 미연이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이 부를 축적하는 것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에 고민하다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녀의 집에 소방관을 보내게 된 것이다.

소방관은 민수와 미연의 어린 시절과 딸아이에 대한 이야기 까지 다 듣고 그들의 생활을 이해하고 그들이 문제점에 봉착하게 된 원인을 꼼꼼하게 살펴본다. 그들의 문제점이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를 하나하나 제시한다.
소방관의 말을 들은 미연은 그제서야 자신의 삶이 얼마나 잘못 되었는 지 가족에게 얼마나 오만하게 굴었는 지를 깨닫는다.

재테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조금이나마 남편의 짐을 덜어 주고, 딸아이를 제대로 키워 보기 위한 작은 소망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부의 축적이 가족의 삶보다 우선시 되었고 목표가 되어 버렸던 것이다. 가족 개개인보다 돈이 우선시 된 것이다. 이를 소방관의 간접적인 표현으로 지적해 줌으로써 비로소 그녀 가정에서 발생되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된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돈으로부터 파생된 불화의 불씨가 확산되지 않도록 상의하고 소방관의 도움을 받기로 결심한다.

이 책에서 제시되는 가정의 문제가 사람들에게 공감되는 문제점이고 해결방안이기에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전문 경제용어도 이해하기 쉽다. 글 말미에 가정경제와 밀접한 대차대조표와 수익, 지출현황을 알기 쉽게 표시한 것도 마음에 든다. 우리와 가장 밀접한 돈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직접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는 책이라서 더욱 매력적이다. 무분별한 재테크에 휘둘리기보다 생활설계를 통한 꼼꼼한 돈 관리를 통해 미래의 소중한 꿈을 하나하나 달성하면서 가족의 행복을 점검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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