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 안도현詩, '우리가 눈발이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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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의 화재로 인해 국민의 문화적 자존심이 땅에 떨어진 지금!
진정 위로받아야 할 사람들은 너와 나, 우리, 국민들일 게다.
내가 만약 국민모두를 위로해 줄 수 있다면 좋으련만 선뜩 방법이 떠오르질 않는다.
다만,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눈발을 기다리기보다 먼저 포근한 함박눈발이 되어
상처나 찢기고 복장이 터질법한 국민들의 마음에 살포시 내려 앉아 보듬어 주고 싶다.

이 아침은 이런 마음으로 시작하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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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8-02-13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내내 안도현이 곶히는데 아무래도 시집 하나 마련해야겠어요.
아니, 안도현 시가 중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나요?
오늘 서울로 출장 간 남편 제일 먼저 남대문으로 달려갔다고 전화 왔네요.
너무 슬프네요.

전호인 2008-02-14 15:31   좋아요 0 | URL
슬픈일이지요.
국보 1호라는 문화의 자존심이었는데 어찌 슬프지 않겠어요

L.SHIN 2008-02-13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손가락으로 눈 위에 쓰는 글씨의 차가운 감촉이 느껴집니다. ^^

전호인 2008-02-14 15:31   좋아요 0 | URL
네, 서글픈 일입니다.
하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재건을 바랄밖에요

bookJourney 2008-02-13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도, 님의 말씀도 ..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전호인 2008-02-14 15:32   좋아요 0 | URL
님도 또한 저와 같은 마음일테고 국민 모두가 그런 마음을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순오기 2008-02-14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조용히 추천만!

전호인 2008-02-14 15:33   좋아요 0 | URL
네, 말이 필요없는 일이지요
님의 마음을 읽고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