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2월 26일 (월) 07:31:46 메디컬투데이 mdtoday.iamdoctor.com
주부 김선영(가명,33)씨는 작년 가을 새로 이사를 하면서 화장실에 비데를 설치했다. 김 씨는 비데를 쓰고 나면 상쾌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들어 매번 화장실을 갈 때마다 사용했다.

김 씨는 “하루에 4~5번 정도 비데를 쓴 것 같은데 얼마 전부터 평소 항문이 너무 가려워 병원에 가니 항문 항문소양증이라고 했다”며 “항문을 너무 자주 씻어줘도 문제가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최근 항문의 청결함과 건강 등을 위해 비데를 쓰거나 좌욕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좌욕은 항문의 괄약근을 이완시켜서 통증을 줄여줄 수 있고 특히 항문 질환과 관련한 수술을 한 경우라면 혈액순환을 도와 항문에 생긴 핏덩어리 용해하는 역할도 할 수 있기 때문에 권유되고는 한다.

비데 또한 화장지로 잘 닦여지지 않는 곳과 항문 곳곳에 숨어있는 배설물까지 없애줘 청결에 도움을 주며 만약 평소 냉이 많은 여성이라면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과욕은 화를 부른다. 비데나 좌욕의 적절한 사용은 건강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이를 마치 치료기라고 생각하고 습관처럼 너무 자주 사용한다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적절한 청결관리를 넘어서 잦은 비데나 좌욕의 사용은 항문에 너무 자주 물을 묻혀 항문을 건조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간지럼증이 심하게 나타나는 항문소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

한강성심병원 외과 윤대근 교수는 “항문도 근육이 강하기 때문에 이를 촉촉하게 젖을 수 있게 해주는 분비물들이 나오는데 일반인이 하루 4~5번 이상 자주 비데나 좌욕을 사용한다면 이 분비물들까지 마르게 해서 항문을 건조하게 만들어 항문소양증까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더욱이 비데나 좌욕을 너무 자주해서 항문소양증이 걸린 사람들의 많은 수는 비데나 좌욕의 잦은 사용이 원인이었다는 것을 알지 못해 병을 더욱 악화시키기도 한다.

항문소양증은 비데나 좌욕을 사용하면 일시적으로 그 간지럼증이 가라앉기 때문에 당연히 비데나 좌욕을 의심하지 못하고 더욱 자주 쓰게 되는 것.

이는 항문을 더욱 건조하게 만들어 증상을 악화시키고 만약 전문의를 찾아가지 않은 경우라면 피부질환이나 항문의 다른 질환을 의심해 더 많은 검사를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비데나 좌욕의 잦은 사용으로 인한 항문소양증의 처치는 의외로 간단하다.

윤 교수는 “우선 비데나 좌욕의 횟수를 하루 1~2번 정도로 줄이고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는 영양크림을 항문에 발라준 후 샤워할 때 물로 씻어내면 된다”고 설명한다.

비데나 좌욕의 잦은 사용으로 항문이 너무 깨끗해져도 문제가 된다. 항문의 경우 약간의 지저분함은 외부 병균 침입으로부터의 저항에 도움이 되기 때문.

이에 하루 4번 이상 비데나 좌욕을 해 매우 청결함을 유지하다가 갑자기 하루나 이틀간 씻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 병균이 쉽게 침입할 수 있다.

따라서 항문농양도 비교적 쉽게 생길 수 있으며 항문농양이 터지게 되면 치루로 이어질 수도 있다.

원래 항문농양은 잘 씻지 못하는 훈련기간 군인들에게 잘 생길 수 있지만 이처럼 도를 넘어선 깨끗함을 유지하다가 갑자기 그 깨끗함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도 생길 수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좌욕을 장시간 오래하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건국대병원 외과 성무경 교수는 “좌욕을 장시간 오래하면 크게 높은 온도가 아니더라도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적정 온도인 39~41°C를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시간도 5분을 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더불어 성 교수는 “항문 질환 관련 수술을 한 환자는 하루 3~4번의 좌욕을 약 2~3주 정도 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일반인이라면 하루 여러번의 좌욕은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좌욕을 할 때 바닥에 항문을 닿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바닥에 항문이 닿으면 물과의 접촉면이 좁아져 효과적이지 않고 피가 아래쪽으로 몰리는 쪼그려 앉는 자세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한편,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박경채 교수는 “수술을 해서 외부적으로 해부학적인 변화가 있는 사람의 경우 비데를 조심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며 “피부가 약한 사람의 경우 물줄기의 세기를 너무 세게 하면 상처를 입을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박 교수는 “여성의 경우 세정하는 경우 잘못 사용 시 질의 감염 위험 가능성이 있고 습기가 많으면 피부염이 생길 수 있는 등 좋지 않을 수 있으므로 세정 등의 사용 후 잘 건조시키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고 덧붙인다.
메디컬투데이 조고은 기자 (eunisea@mdtoday.co.kr)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전호인 2007-02-27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유불급이군. 조심해야겠당. 뭐든지 적당히 쓰면 약이 되지만 지나치면 화가 되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