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2월 22일 (목) 07:56:59 메디컬투데이 mdtoday.iamdoctor.com
#장면1) 중대한 면접을 몇 분 앞두고 지원자들이 모인 한 대기실, 저마다 준비한 멘트를 읊어보고 초조와 긴장감을 달래기 위해 심호흡을 하며 만발의 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지원자의 5명 중 3명은 다리를 떨고 있다.

#장면2) 지하철 안, 앉아서 DMB 폰으로 쇼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는 한 남학생, 눈과 의식은 이미 시청 중인 쇼프로그램에 빼앗긴 듯 싶은데 오른쪽 다리를 유난히 떨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초조하거나 긴장할 때 다리를 떤다. 이는 무의식 중에 나타난 현상으로서 장면1)처럼 긴장한 경우가 아니라도 장면2)에서 보듯 앉아있을 때 다리를 떠는 사람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다리 떠는 것은 보통 ‘잘못된 습관’이라 치부된다. 단순히 습관인 것일까? 다리를 떨게 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 분명한 것은 다리를 떠는 습관은 일종의 병이 아니라 자신의 현 상태를 반영해주는 증상 정도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리 떠는 당신, 불안하다는 뜻?

다리를 떠는 이유는 정서적 측면으로 볼 때 불안하고 긴장된 상태로 가장 근접하게 설명할 수 있다.

용인정신병원 정신과 최소연 교수는 “다리를 잘 떠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정서적으로 더욱 불안한 경우가 많다”며 “다만, 그에 따른 정확한 의학적 증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긴장감이나 불안감이 고조된 상태에서 다리 떨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경험적 추측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혹자는 다리 떠는 이유를 불안 심리에 지배돼 있는 사람들이 태아 본래의 모습인 자궁 안에서 느끼던 모체의 심장박동을 느끼기 위해 규칙적인 리듬으로 다리를 떤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의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속설에 불과 할 뿐, 어떠한 관련성도 찾아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다리 근육이 긴장하면 저절로 떨려요~

신체적 이유로는 다리 근육의 상태에서 어느 정도 관련성을 엿볼 수 있다.

경희대의료원 재활의학과 김은국 교수는 “흔히 다리를 떤다는 것은 습관성일 경우가 높고 다리 근육의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을 때 떨리는 증상이 나타난다”며 “이는 다리의 근육이 휴식을 위한 위치에 있지 않고 긴장한 상태에 놓여 있을 때 저절로 나타나게 되는 현상에서 기인하는 것이다”고 설명한다.

또한 운동을 하고 바로 의자에 앉을 경우, 이러한 다리 떨림 현상이 더욱 심화 되는데 이는 운동량이 많다가 운동 상태를 없애버리면 이전의 긴장감이 남아있어 힘 조절이 되지 않고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즉 운동하던 상태를 계속해서 유지하려고 하는 근육의 성질 때문인데 저절로 다리가 떨려온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이 상태라 할 수 있다.

김은국 교수는 “다리 떨 때의 상태를 유심히 지켜보면 발의 앞 부분만 바닥에 대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때 종아리에 있는 근육이 긴장하게 되므로 떨림 현상이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한림대의료원 강동성심병원 신경과 김우경 교수는 “뇌 안에서 근육의 긴장도를 조절하는 신경세포에 이상이 있을 경우 다리 떠는 증세가 심해질 수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다리를 떨지만 개인 차가 존재하며, 어떤 자세를 하고 있느냐에 따라서도 그 심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리를 떠는 증상은 다양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인 만큼, 신체적 정신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때와 자세, 개인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 현상이 간헐적으로나 지속적으로 나타나게 되면 결국 ‘습관’으로 굳어진다.

◇다리 떨면 복 달아나?

한의학적으로 볼 때 다리 떠는 증상은 기혈의 순환이 원활치 못해 나타나는 증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정함한의원 박근용 원장은 “음과 양의 기운에 기인해 다리를 떠는 것은 정서적으로 불안하다는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며 이는 불과 같은 에너지를 의미하는 양의 기운이 넘쳐 생기는 것으로 아이들이 집중하지 못하고 과잉행동을 보이는 것에서 확인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다리를 떠는 증상도 이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산만한 행동이라는 것. 불안하다는 것은 비위계통의 기운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결국 집중력이 좋지 않고 산만함을 나타내주는 현상일 수 있다.

‘다리 떨면 복달아난다’는 어른들의 말씀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차분하고, 심리적으로 안정될 때에 사람은 큰 일을 치를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고 불안정한 정서를 보이면 들어올 복도 달아난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전문의들은 다리를 떠는 것은 치료가 필요한 병은 아니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고, 보기에 좋지 않을 수 있는 만큼 정도가 심한 사람이라면 개선할 필요는 있다고 지적한다.
메디컬투데이 정은지 기자 (jej@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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