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인간 김동식 소설집 1
김동식 지음 / 요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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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이솝이 쓴 인간군상이 주인공인 우화집. 비슷비슷한 이야기들 속에 담긴 개운치 않은 여운이 계속 마음에 남는다. 소설을 쓰기위한 정규 교육이나 책읽기도 없이 이만한 글을 이만한 편 수로 써내려 갔다는게 불가사이할 따름이다. 감히 한국 소설계의 신동 모짜르트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틀에 벗어난 날 것 그대로의 글이 거친 느낌이지만 짜임새와 반전, 교훈 등은 결코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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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내지 마 민음사 모던 클래식 3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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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배우 중 한 명인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인 '나를 보내지마(2010)'를 TODO 목록에 올려놓고 얼마안되서 '가즈오 이시구로'라는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의 작가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소설 속에 나오는 'Judy Bridgewater'라는 가수가 부른 'Never let me go'라는 동명의 노래를 찾았으나 아쉽게도 없어서 (나는 '멜론'의 유료 이용자다!) Youtube를 통해 겨우 찾아 들었다.

결국 찾아낸 최고의 조합은 블루즈풍의 'Never let me go'의 연주곡을 들으며 중반부에서 결말까지 책을 읽어나가는 것이었고, 이 글도 연주곡을 들으면서 써내려 가고 있다. - Bill Evans의 Alone이라는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무려 14분35초짜리! -

서평에, 특히 소설의 경우 줄거리를 소개하는게 소설을 읽기 전이나 혹은 이 서평을 보고 관심을 가지게 될 미래의 독자에게는 자칫 김빠지는 일이 될 것 같아 자제하겠다. (영화평을 늘어놓으면서 스포를 하는 테러리스트가 되고 싶지는 않다.)

이 소설은 믿기지 않지만 SF물이다. 그것도 디스토피아적인 SF물이다. 하지만 언젠가 죽음을 맞이하게될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해당될 수 있는 주제를 담고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된다. 사랑을 찾고 자신의 근원(origin)에 대한 의문을 찾아 의식하지 않더라도 그 답을 향해 삶을 살아내는 것. 어쩌면 보편적이라고 할 삶의 여정을 이 소설은 화자인 주인공 '캐리'와 그녀와 함께 자란 '루시', 그리고 '토미'를 통해 섬세하면서도 애잔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소설은 세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인 동시에 존재의 근원을 찾고자 하는 여정을 다룬 이야기이며,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태어난 의료용 복제 인간에 대한 생명윤리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만큼 이 소설을 읽고 나서 느껴지는 반향은 복잡하고 깊이가 있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원작소설은 1993년에 출시된 '안소니 홉킨스' 주연의 '남아있는 나날'이라는 영화를 통해 처음 접했었다. 아마도 개봉된 후 몇 년이 지나 갖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며 TV를 통해 보게 된 것 같은데 아직도 영화의 장면과 스토리가 인상 깊게 남아있다. '남아있는 나날'도 함께 읽기위해 구매해뒀는데, 일단 '나를 보내지마'를 원작으로 한 영화와 2017년도에 일본에서 드라마로 제작된 시리즈물을 본 뒤에 읽어볼 생각이다. 영화와 드라마는 이 소설을 어떻게 해석해서 풀어나가게 될지 자못 기대된다.


"너희가 게임의 담보물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리라는 건 안다. 충분히 그렇게 느껴질 수 잇어. 하지만 생각해 보렴. 너희는 그래도 햄복한 담보물이다. 한때 어떤 흐름이 있엇지만 이제는 지나가 버렸어. 세상일이 때때로 그런 식으로 돌아간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대중의 생각이나 감정은 이쪽으로 쏠렸다가 저쪽으로 가버리지. 그 과정 중 한 지점이 너희의 성장기와 겹쳤던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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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2-15 16: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샘님, 즐거운 설연휴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나비가꾸는꿈 2018-02-15 17:19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서니데이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AgalmA 2018-02-16 0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는 벅스유료이용자인데요! 저도 벅스에서 judy bridgewater 그 곡 없어서 유투브로 커버 감상까지 하며 들었는데 막상 보고 들었을 땐 소설 속 내용처럼 신비롭지 않아서 실망요ㅎ;; 이시구로의 음악 취향이 궁금해 읽게 된 단편집 <녹턴> 읽고 아, 이시구로는 스탠다드 취향이구나. 왠지 심심하고 진지한 그답군 했지요ㅎㅎ
정샘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설 연휴 즐겁게 보내시길^^/

나비가꾸는꿈 2018-02-16 08:02   좋아요 0 | URL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님 말씀대로 생각보다 신파조라 살짝 실망했었습니다 ㅎ 오히려 연주곡으로 듣는게 훨씬 낫더군요.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 1 - 스완 댁 쪽으로 1 펭귄클래식 145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이형식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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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는 난해함으로 악명높은(?) 소설인지라 수많은 호평에도 불구하고 선듯 읽을 용기를 내지 못했던 책이었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니 생각보다 힘들지 않게 -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 읽어갈 수 있었고, 꿈인듯 회상인듯 논리적인 흐름보다는 연상의 흐름을 따라 펼쳐지는 장면들이 마치 눈 앞에 펼쳐지는 듯 생생하고 아름답게 그려졌다.

그동안 읽어왔던 소설과는 너무도 전개가 달라 당황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일반적으로 주인공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짜여지고 다양한 순서에 의해 결말로 흘러가리라 예상을 했다면 '잃어버신 시절을 찾아서'는 소설이라고 해야할지 회고록이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전혀 다른 장르의 글인지 종잡을 수 없어 혼란에 빠질만했다. 그리고 왜 그리도 읽기 힘든 소설로 각인되어져 왔는지 저절로 이해됐다.

하지만 읽기 힘들다고 소문난 이 소설이 내게는 생각보다 신선하게 다가왔고 굳이 논리를 생각하지 않고 작가가 이끄는데로 따르기만 한다면 어느 소설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꿈이나 회상은 때마다 다른 장면을 선사하기 마련이고 오히려 비논리적인게 더 자연스러우니 말이다.

펭귄클래식의 책을 다 읽고 나면 소장용으로 민음사판을 구매해서 다시 읽어볼 계획이다.

잠자는 사람은, 무수한 시각들이 꿰어져 이루어진 줄과, 세월 및 세계의 질서로 자신을 두르고 있다. 그는 잠에서 깨어나면서, 본능적으로 그것들을 열람하고, 그것들에서 자기가 처해 있는 지점과 깨어나는 순간까지 흐른 시간을 순식간에 읽어낸다. 하지만 그것들의 열이 뒤얽힐 수도 있고 끊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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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1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02-12 1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민음사판으로 프루스트의 소설을 장만하고 싶은데 후속권 출간 속도가 너무 더딥니다. ^^;;

마르셀 2018-02-28 0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번역과 문장이 민음사가 좋습니다. 저는 6권까지 읽고 7, 8권 올해 봄에 나온다고 해서 대기 중입니다. 그동안 다른 책 읽고 있으면 되니까요. 전집을 읽으려면 다시 쉽게 잡히지 않으니 처음부터 선택하심이 좋지 않을까요?! ㅎ
 
인생이 두근거리는 노트의 마법 - 전 세계 노트왕에게 배우는 기록의 정석 20
컴투게더 노트연구회 지음, 강은혜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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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간 노트와 다이어리를 사용하고 있지만 활용도도 떨어지고 재미도 없이 그저 습관에 젖은 노트, 다이어리의 구입이 반복될 뿐. 노트 사용에 아이디어를 얻고 싶어 집어든 책. 아이디어를 얻기보다는 부러움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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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화 2018-04-13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데 한번 읽어 보고 배우고 싶네요
 
큐피드의 과학 - 과학이 말하는 섹스 그리고 사랑 한림 SA: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4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엮음, 김지선 옮김 / 한림출판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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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자기중심적 사랑, 상호호혜적 사랑, 이타적 사랑과 같이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고 어릴 때부터 배우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 분류의 주체는 사람과 하나님이고, 사람이란 당연히 남자와 여자라는 사고가 바탕이 된다.


사람은 당연히 2개의 성(gender)인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 책은 남성과 여성이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분석함으로써 사랑에 대한 과학적 고찰을 풀어나간다. 이성애, 동성애, 온라인 데이팅, 사랑을 느끼고 빠짐에 따른 다양한 감정, 감각의 발현과 심리학적, 생리학적, 사회학적 기재와 상황들을 다루고 성(gender)의 자기결정, 매매춘 등 조심스러운 내용들을 객관적으로 살펴간다.


사실 성(gender)의 자기결정이라는 부분은 초기에는 성적 일탈로 치부하다가 교정의 일환으로 의료적인 접근과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했고, 최근에는 소수자에 대한 인권의 문제로 바라보는 경향이 커졌다. 워낙 종교적으로 사회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는 예민한 주제인지라 크게 사족을 붙이고 싶지는 않다.


성(gender)의 결정이 자기 선택적인 결정이 아니라고 했을 때, 다양한 이유로 스스로를 반대의 성이라고 여기는 남성 혹은 여성이 이성에게 사랑을 느낄 경우 이는 이성애일까? 동성애일까? 인공지능이 발달해서 인공지능에게 사랑을 느낀다면? 요즘도 일명 '덕후'라 불리는 사람들 중에는 주로 이성을 모델로 한 인형이나 로봇에게 푹 빠진 사람들이 있다.


흔히 말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타인이나 사회에 해악이 되지 않는 한 개인의 선택과 결정은 우선적으로 존중받아야 하며, 그에 따라 수많은 사조와 가치, 생각들이 혼재되기 마련이다. 이렇게 복잡하고 상대적인 시대에서 사랑조차 객관화시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은 한편으로 서글프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사랑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비록 모순이 있다 해도 사랑의 역설은, 바로 그것을 문화적 담론의 가장 중요한 주제로 만든다. 레오 톨스토이가 지적하듯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의 종류는 심장의 수만큼이나 많다." 이 책이 모든 종류의 사랑과 마음을 다룰 수는 없을지언정 여러분 자신을 이해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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