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유전자》를 재미있게 읽었던 독자의 한 사람으로 〈종교〉에 대한 석학으로서의 지적인 통찰을 기대했지만, 도발적이다 못해 신랄하기까지한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는 마치 글이 소리쳐대는 느낌이어서 처음에는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전반부는 〈인격화된 신〉에 바탕을 둔 〈종교〉를 〈지적 설계론〉과 함께 묶어 가차없이 비판하며, 후반부에서는 《이기적 유전자》에 소개됐던 〈유전자〉와 〈밈〉 이론을 통해, 종교에 기대지 않고 인간 사회가 어떻게 호혜적 사회발전을 이뤄 갈 수 있는지에 대해 진화론적 관점에서 살펴본다. 〈도킨스〉의 〈종교〉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모두 동의할 수는 없지만 단순히 무신론자의 변으로만 치부해버릴 수 없는 사실에 근거한 뼈아픈 지적은 오늘날 〈종교〉가 마땅히 담당해야 할 사회적 소명과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고 반성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물론 무신론자인 〈도킨스〉에게는 〈종교〉는 사라져야 할 시대착오적이고 무가치한 미신에 불과할테지만.